남성 육아 참여의 이유, '부부라면 당연한 것'이라는 응답이 77%
아빠 육아의 참여는 '아이들-아빠' 소통의 시작, '자녀와의 관계 좋아졌다' 55%

과거 부부를 호칭할 때 남편은 '바깥사람', 아내는 '안사람'이라는 용어를 종종 사용하곤 했다. 이 용어는전통적인 부부 간의 역할 구분을 그대로 드러낸 말이다. 집안 살림, 자녀 키우기 등은 모두 ‘안사람’인 아내의 역할이었으며 남편이 가끔이라도 가사 노동에 참여하면 그것은 아내를 ‘도와주는 것’이었고 아내를 도와주는 남편은 가정적인 남편, 좋은 남편이 되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가정에서 남성 혼자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던 구조에서 맞벌이, 혹은 여성 외벌이의 비율이 늘어나면서 육아와 집안일은 남성, 여성 모두의 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남성 육아 방법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것이 직장에서 육아휴직을 얻는 것인데, 2019년 남성 육아휴직자가 22,297명으로 2만 명을 돌파했다. 그 속도가 가파르다. 목회데이터연구소 [넘버즈] 72호에서는 새 시대의 트렌드인 육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시대적 이유와, 남성 육아의 의미, 남성 육아의 유익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 전통적인 성 역할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는 카카오티비 드라마 '며느라기' 출처: 카카오티비
한국 전통적인 성 역할 구조의 문제점을 꼬집는 카카오티비 드라마 '며느라기' 출처: 카카오티비

남성 육아, 우리 국민의 절대 다수(88%) '당연하다'


과거 우리나라 전통적인 성 역할에 따르면 육아는 엄마, 즉 여성의 몫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제는 국민 대부분이 남성 육아를 당연한 것(88%)으로 여길 정도로 그 인식이 변했다. 

남성 육아, 부부라면 당연한 것 77%


남성 육아의 비율이 높아지게 된 것에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답변자의 66%가 '남편이 혼자 돈을 번다고 하더라도 남성 육아는 필수이다'라고 답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남성 육아는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그 육아를 분담하는 의미로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남성 육아가 당연하다고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육아는 부부라면 당연히 나눠야 하는 부담(77%)'이기 때문이며 직장생활 여부에 무관하게 부모의 역할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남성 육아, 아빠와 자녀 소통의 시작'


 남성 육아 활동 가운데 가장 보람된 활동은 ‘자녀와 자주 이야기하기’(51%), ‘자녀와 몸으로 놀아 주기’(41%)였다. 그 외에 ‘자녀와 여행하기’(36%), ‘자녀와 운동하기’(33%)가 있다. 남성 육아가 여성의 육아 부담을 줄여 주는 데서 출발했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는 아빠와 자녀 간의 소통, 교류, 친밀감 상승, 추억 쌓기 등으로 이어졌다. 남성 육아는 아이와 아빠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소통하면서 아이에게 진짜 ‘아빠’가 되게 하는 과정인 것이다.

 

요즘 아빠들이 되고 싶어하는 아버지상, '친구 같은 아빠' 43%


아버지들은 자녀에게 ‘친구같은 아버지’(43%)가 되기 원한다.(인구보건협회, 49세 이하 아빠 대상 조사). '자상하며 인자한 아버지’(12%)와 ‘잘 놀아 주는 아버지’(10%)도 자신이 닮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이는 전통적인 아버지의 모습과 다르다. 응답자 본인의 아버지상에 대한 질문에서는 ‘엄격하고 엄한’(24%), ‘무뚝뚝한(14%)'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지금 그런 아버지를 둔 아들은 자신의 자녀와 친구 같은 관계를 맺길 원하고 있다.

남성 육아의 유익1, '자녀와의 관계 좋아졌다' 55%


남성이 육아휴직을 하면서 자녀를 양육할 때의 좋은 점은 ‘자녀와 관계 증진’(55%)이 가장 좋다고 했는데, 이는 응답자 본인이 되고 싶었던 아버지 상, 즉 ‘친구같은/친한’ 아버지의 모습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어머니가 자녀 양육을 전담하면서 자녀는 아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며 부성애를 느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아빠의 육아 참여로 부성애가 강화된다(33%)고 답했다.

남성 육아의 유익2, '가족 관계 좋아졌다' 95%


남성이 육아라는 큰 가사를 나눠 짐으로써 아내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게 되었고 그에 따라서 가사 분담에 대한 갈등이 줄어들었다(88%). 남성 육아가 아빠와 자녀의 관계만 증진해 주는 것이 아니다. 95%의 응답자는 부부 간의 갈등이 줄어들면서 가족 전 반의 관계가 좋아지는 경험을 했다고 답변했다.

3명 중 2명, 남성 육아 휴직 희망해


남성이 자녀를 육아하는 것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형태가 육아휴직인데 국민 가운데 66%가 본인 또는 배우자가 남성 육아휴직을 할 의향이 있거나 추천할 의향이 있다. 남성 육아휴직에 대해 여성이 70%의 높은 추천 의향률을 보이는데, 남성도 62%라는 높은 본인 의향 또는 추천율을 보이고 있다. 연령도 19~29세가 71%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기는 하지만 다른 연령대도 60%를 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아버지로서의 역할 위해 육아휴직 사용, 52%
육아휴직을 한 경험이 있는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계기는 ‘아이들 돌봐 줄 사람이 본인 밖에 없어서’(30%)라든가 ‘배우자의 요청으로’(24%) 등 현실 여건적인 이유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아이를 직접 양육하고 싶어서’(38%)와 ‘부모-자식간의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서’(24%) 육아휴직을 사용한다. 즉 좋은 부모 가 되기 위한 노력의 실천으로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남성도 육아를 요구받고 스스로 원하는 시대가 되었다. 남성 육아가 대두된 것은 여성의 사회경제활동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여성이 직장을 다니거나 사업을 하는 등의 경제 활동을 하면서 가사 노동을 혼자 감당하기에 벅찬 상황이 되었다. 흔히 직장, 집안 살림, 육아 등을 도맡아 하는 여성을 일컬어 ‘수퍼 우먼’ 혹은 ‘수퍼 맘’이라고 한다, 그만큼 벅찬 일이라는 의미이다.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사회 생활이 많아졌다. 동네 또래 주부들간의 만남, 친구들 만남, 동호회, 배움 등의 여러 모임이 있어서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여성들도 바쁜 하루를 보낸다. 이들에게도 가사 노동은 버거운 일이 되었다. 그래서 남편에게도 가사 일을 도와달라는 요구를 하게 되었고 남편도 응해 주는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요즘에 ‘남성 육아’ 말 대신에 ‘아빠 육아’라는 말을 쓰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말’은 생각이다. 그러므로 말이 바뀐다면 생각이 바뀐다는 것이다. 예전 미성년 시절에는 부모님을 아빠, 엄마로 불렀지만 성인이 되면 아버지, 어머니로 고쳐 불렀다. 하지만 요즘에는 성인들도 아버지, 어머니라는 말 대신에 아빠, 엄마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쓴다. 부모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는 엄마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빠도 있다. 아이가 자라면서 가까운 사람을 통해 영향을 받아 인성과 사회성 등을 배우며 사회화된다. 여성과 남성은 기질과 특성이 많이 다른데 엄마의 손에서만 양육이 되면 아이는 엄마의 영향에서만 키워지고 아빠의 영향을 별로 받지 않게 된다. 만약 부모가 모두 육아에 참여한다면 그 아이는 균형잡힌 인성을 갖춘 존재로 클 수 있다. 아빠의 육아 참여는 자녀를 잘 키우기 위해 감당해야 할 아빠의 자격이며 의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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