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을 가더라도 후기가 많은 곳을 신뢰하는 2030세대…'先경험 後구매' 패턴을 이해해야
시청자가 광고에 남아있을 수 있게 하려면…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울수록 소비자의 잔존율이 높아
소비자가 좋아하는 광고는…숙박업체 '여기어때' 폴킴, 볼빨간사춘기 출연 광고, '마음을 담다KT' 광고는 어떻게 소비자의 호감을 사는가
멈춰있는 정보는 가라! 움직이는 정보로 고객을 만나는 '라이브 커머스'
이제는 라이브커머스 시대다. 기존의 온라인 쇼핑몰이 제공하는 멈춘 정보는 소비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한정된 정보로는 소비자들이 새로운 구매를 결심하도록 만드는 것이어렵다. 특히 D2C 상품들의 경우 소비자가 제품을 보지 않은채 믿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것은 더욱 어렵다. 우리 사회의 주력 소비층이 되고 있는 2030세대는 작은 것 하나 구매하는 데에도 '경험'을 원한다. 음식점을 하나 가더라도 후기가 많은 곳을 검색해 가는 '先경험 後구매'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이런 성향을 가진 2030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이다. TV보다는 모바일을 선호하는 2030 세대의 경향에 맞춘 '모바일 홈쇼핑'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라이브커머스는 TV홈쇼핑에서 판매자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소비자는 정보를 제공받는 일방향 형식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다르다. 라이브커머스의 핵심은 '채팅'에 있다. 고객은 상품을 설명하는 중간에 채팅창을 통해 상품에 대한 궁금증을 실시간으로 해소한다. 겉옷을 판매하는 라이브커머스를 예로 들어보자. '외투의 안감은 무엇인지', '세탁은 어떻게 하는지', '속주머니는 있는지' 고객은 자신이 궁금한 것을 채팅창을 통해 바로바로 물어볼 수 있고 판매자는 이에 대한 즉각적인 답변을 준다. 고객이 지금 알고 싶은 정보, '움직이는 정보'를 제공하는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것이다.
라이브커머스의 또 다른 한 가지 핵심은 '경험과 재미'다. 눈이 즐겁고, 귀가 즐거울수록 소비자의 잔존율이 높아지고 결국 이러한 경험은 소비자의 구매를 설득할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코어사이트 리서치' CEO 데보라 웨인위그는 "라이브로 판매할 때 고객을 소비자가 아닌 시청자로 정의해야 한다. 이탈률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 라이브커머스의 상호소통을 통한 '경험과 재미'는 기존의 이커머스 플랫폼들에서 오직 상품과 최저가 경쟁 중심으로 내용이 전개되었던 것과는 상반된다.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옮겨갔지만 특별한 경험에 대한 필요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더군다나 소비의 주축이 될 젊은 세대는 콘텐츠를 중시한다.
- '펠릭스 캐피털' 파트너 페데릭 코트, 패스트컴퍼니, 2020.11.30
광고를 넘어 콘텐츠로…'이 영상 봤어?'라며 공유하는 광고를 만드는 것이 숙제
TV보다 유튜브에 익숙한 2030세대. 그들에게 '광고'는 자신이 보고 싶은 영상의 흐름을 끊고 방해하는 '장애물'로 여겨진다. 하나의 제품을 효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5~8번의 시청이 필요하다. 무려 5~8번이나, '5초 후 skip'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광고는 어떠해야 하는가.
#1. 소비자와 소통하는 광고, 소비자가 원하는 광고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이태원 클래쓰', '김비서가 왜그럴까'가 드라마화 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태원 클라쓰'의 경우 드라마화 전에도 웹툰이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지만 드라마 방영 후 누적 구독자 수는 방영 전보다 2배 증가한 1500만, 누적 조회수 3억 6천만을 기록할 정도로 재열풍이 불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온라인상에서는 캐릭터 박새로이와 머리스타일, 눈매가 비슷한 가수 비와이가 '가상 캐스팅'되며 화제가 됐다. 카카오페이지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했다. 가수 비와이를 섭외해 이태원 클라쓰 홍보 영상을 제작했고 주인공 '박새로이'를 주제로 한 노래 'Newly'(새로이)를 발매하기까지 했다. 광고는 순식간에 '소비자의 상상을 현실로 이뤄준' 재미있는 영상이 되었다.
#2. 소비자에게 '재미'와 '감동'를 주는 광고
광고가 너무 광고답게, 정보 제공에만 충실해서는 '5초 후 skip'을 면하기 어렵다.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삼기 위해선 광고 같지 않은 광고가 효과적이다. 장사한다는 느낌을 풍기는 광고가 아닌, 소비자가 재밌게 보고 즐길 수 있는 광고가 좋다. 또한 여러번을 봐도 skip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같은 주제, 다른 컨셉의 광고를 여러편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성적인 필터에 감성적인 목소리. 가수 폴킴과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이 직접 부른 노래로 제작된 '여기어때'의 광고가 큰 인기를 끌었다. 광고의 취지, 영상미와 잘 어울리는 가수들을 섭외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스킵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노래가 좋다며 풀버전(full version)을 찾는 소비자가 속출할 정도였다. 결국 '여기어때' 유튜브 채널에는 광고음악으로 쓰인 폴킴의 '칵테일 사랑'과 안지영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 1시간 버전 영상까지 올라왔다.
KT의 <마음을 담다 KT> 시리즈도 소비자에게 광고가 아니라 '감동'으로 다가간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선천적 농인인 김소희씨의 목소리를 기가지니 AI합성 기술로 복원하여 가족들에게 평소 하고 싶었던 말을 전하는 스토리로 제품, 기술력 홍보는 물론 소비자로 하여금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하는 효과까지 이끌어냈다.
광고가 더이상 광고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짧은 예능, 영화의 트레일러영상, 캐릭터 소개 영상, 또는 소비자로 하여금 간접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홈쇼핑채널처럼 제작해야 한다. 광고는 점점 광고 같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만들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