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질문에 대답할 때는 '합정동 원칙'으로 해야
고객의 맥락을 알면, 그가 어떤 대답부터 듣고 싶어하는지 파악 가능

주문한 물건이 주문한 지 7일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건 김 팀장은 신경질이 났다. 그 이유는 두가지였다. 첫째, 고객센터의 상담사가 '죄송합니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두번째 이유는 질문한 것에 대해 답변을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현재 물건이 언제쯤 도착하는지 알고 싶어서, 이렇게 질문했다. "들어보니, 주문한 테이블이 오늘 오는 것은 이미 불가능해 보이니, 몇 일에 도착할지라도 알 수 있을까요?"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고객님, 테이블은 보통 주문일 기준으로 최대 7일 후에 배송됩니다." 김 팀장은 할 말을 잃었다. '그래서 내가 주문한 제품이 언제 온다는 거지? 내가 '보통' 얼마나 걸리는지를 물어본 것이 아닌데!'

"아빠, 집에 언제 와?" 퇴근 시간이 지나자, 이 팀장에게 아들이 물었다. 이 팀장은 "응, 아빠가 지금 밥 먹는 중인데, 밥 먹고 일을 좀 더 해야 할 것 같아"라고 대답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 후, 아들이 다시 물었다. "그래서, 몇 시에 오는 거야?" 이 팀장은 그제서야 오늘도 아들이 원하는 대답을 바로 못 했다는 생각을 하며, "9시까지 갈게"라고 대답했다.

고객이 기대하는 '합정동'부터 말하고 있습니까?
고객이 기대하는 '합정동'부터 말하고 있습니까?

'서울시', '마포구' 말고 '합정동'부터 이야기해야

회사 내에서도 주문자와 피주문자 사이의 수많은 대화가 오간다. 주문자는 주문한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지 궁금해 한다. 그리고 묻는다. "아침에 제가 요청한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그럴 때, 피주문자는 어떤 원칙을 가지고 대답해야 할까. 가인지컨설팅그룹에서는 '합정동 원칙'을 강조한다. 가인지컨설팅그룹은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에 위치해 있다. 어떤 사람이 가인지컨설팅그룹의 위치를 물어올 때, 가장 핵심(알맹이)부터 대답해야 한다면, '서울시', '마포구', '합정동' 중에 무엇을 먼저 말해야 할까. '합정동'이 먼저다. '마포구', '서울시'는 주문자인 고객이 더 물어보면 대답해 주면 되는 것이다. '합정동'이 알맹이, 핵심이라고 한다면, 나머지는 모두 '포장지'일 뿐이다.

고객의 맥락 속에서, 고객이 원하는 대답부터

'합정동'부터 이야기해야 하지만, 모든 고객이 같은 '합정동'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어떤 결론을 가장 먼저 듣고 싶어하는지를 알고, 그것부터 말해 주어야 한다. 납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에게는 '언제까지 되는지'부터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에게는 '어떤 수준의' 결과물인지부터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비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에게는 '가격'부터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궁금해하는 고객에게는 다른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된다', '안 된다'부터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고객의 '합정동'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고객의 맥락을 경청하고 관찰하면 알 수 있다. 휴게소에 차가 도착하자마자, 그 차에서 쏜살같이 뛰어나와 화장실로 직행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화장실의 깨끗함보다는 일을 볼 수 있는 변기가 비어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고객마다 각자의 맥락이 있다. 맥락을 이해하고, 그의 '합정동'부터 이야기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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