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가까이 밀가루 브랜드의 자리를 지켜온 대한제분 ‘곰표’는 투박함, 친근함, 촌스러운 디자인, 높은 품질로 제작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SNS에서 출시 족족 이슈 몰이에 성공한 대한제분의 밀가루 브랜드 ‘곰표’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잘 찾아내어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전략을 통해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70년 가까이 밀가루 브랜드로 인지되어 온 곰표는 높은 인지도에 비해 다소 올드하거나, 투박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젊은 세대에게 잊혀가는 것을 감지한 대한제분은, 위기감에 콜라보레이션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곰표는 CGV X 곰표의 ‘왕곰표 팝곤’, 애경 X 곰표의 ‘2080치약’, 스와니코코 X 곰표의 ‘밀가루 쿠션’, 4XR X 곰표의 ‘곰표패딩’, 등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대중들에게 ‘의외성’을 선보였다. 특별히 편의점 업체 CU와 맥주 제조 업체 세븐브로이와 함께 출시된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 만에 10만 캔이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몰았다. 단순히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이라서 성공했던 것일까?
곰표 브랜드의 협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시대의 트렌드에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트렌드코리아 2021에서 현 세대를 ‘롤코라이프’세대라고 소개했다. 그들의 특징은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짜릿함을 좋아하고, 기괴한 것, 신박한 것을 좋아한다. 예상하지 못한 이종의 상품을 협업하여 출시한 상품은, 평범한 것으로 지루했던 ‘롤코라이프’ 세대에게 신선함과 짜릿함을 준 것이다. 그들은 단순히 예쁘고 세련된 것에 반응하지 않는다.
2019년 화장품 브랜드 맥(MAC) 역시 신선한 콜라보레이션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 게임 왕저룽야오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며, 게임 속 캐릭터의 입술 색과 유사한 립스틱 라인을 출시했다. 화장품과 게임이 만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냈는데, 이 역시 상식을 깨는 새로운 컨텐츠로 롤코라이프 세대에게 큰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곰표가 단순히 ‘이미지 마케팅’에만 집중해서 이룬 성과는 아니다. 만족스러운 품질이 상품을 더 사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앞서 이야기한 스와니코코와의 콜라보로 제작된 쿠션은 한정판으로 출시됐음에도 빠른 입소문 덕에 순식간에 품절이 되어 재생산에 들어갔다. 세븐브로이와의 콜라보로 제작된 ‘밀맥주’ 역시 가벼운 맛과 달콤한 향으로 지지층들을 사로잡았기에 단시간에 높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