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압축 포장 기술' 배송 시스템에 적용, 아마존 베스트셀러 기록
피보팅으로 배송·설치비 절감해... 美 매트리스 배송 시장까지 영향

피보팅(Pivoting)은 트렌드 변화로 인해 소비 시장이 급격히 바뀔 때, 기민한 비즈니스 모델이 위기 상황에서 방향을 전환하는 전략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단지 방향 수정을 위한 전략이 아닌, 제품, 전략, 마케팅 등 경영의 다방면에서 가설을 세우고 테스트하며 그 방향성을 상시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과정을 의미하게 되었다. 기술이나 운영 노하우 등 회사가 보유한 역량을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는 '핵심역량 피보팅'을 통해 성공한 국내 기업이 있다. 텐트 제작에서 사용된 기술을 가구 사업으로 가져온 지누스(Zinus)의 사례다.

지누스(Zinus)는 과거 텐트 하나로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 65%의 기록을 달성한 캠핑 용품 제조기업 '진웅'에서 전신 한 기업이다. 침대는 크기와 무게 때문에 배송과 설치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가구 중에서도 비싼 편에 속한다. 지누스(Zinus)는 과거 텐트 제조사 시절 축척한 압축 포장 기술을 배송 시스템에 적용했다. 매트리스를 압축해 말아서 박스에 넣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매트리스 인 어 박스(Mattress-in-a-box)'의 개념을 업계 최초로 선보이게 된다. 

이 기술로 배송받은 매트리스는 원하는 자리로 가져가 뜯기만 하면 원상태로 부풀기 때문에 전문적인 설치가 필요 없다. 또 압축되면서 그 무게와 크기가 성인 남성 한 명이 들 수 있을 만큼 줄어들어 택배 배송이 가능해졌다. 침대의 비싼 값의 상당 부분이 배송과 설치 인력으로 차지했던 만큼, 지누스의 피보팅은 침대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되었다. 

또, 거리가 멀어 장거리 배송으로 제품값보다 배송비가 더 나오던 미국 해외 배송 서비스에 지누스의 기술이 도입되면서 온라인 매트리스 시장 점유율 27.3%(2018년 기준)와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의 기록을 남겼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흔들릴 때에도 2020년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8%, 영업이익이 4.1%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핵심역량 피보팅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