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 마켓 이용자 수 162만 명 → 446만 명으로 늘어
'비움의 미학' '미니멀 라이프'; 소비 습관의 변화

"ㅎ.. 혹시 당근이세요?"
"당근?"
"당근.."

21년 3월 13일 MBC 방송 '놀면 뭐 하니?'에서 '시간'을 거래한 두 사람 (사진=놀면뭐하니?)

최근 MBC 방송 '놀면 뭐 하니?'에서 방송인 유재석이 중고거래 앱 당근 마켓에 올라온 한 청년의 거래에 등장했다. 다양한 물건이 거래되는 중고시장에서 같이 밥 먹는 '시간'이 거래된 것이다.

당근 마켓은 2020년, 전년 동월 대비 월간 순 이용자 수 162만 명에서 446만 명으로 약 2.7배가 늘었다. 쇼핑 앱 시장에서는 위메프, G마켓 등 기존에 있던 강자를 제치고 쿠팡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중고거래 앱인 번개장터는 10대들 사이에서 그 존재감이 확실했다. 닐슨코리아 조사 결과 2019년 4분기 기준 10대가 많이 쓰는 쇼핑 앱에서 3위를 기록했다. 2020년 8월 대학내일20대연구소에서 중고 구매 및 판매 경험자를 대상으로 최근 6개월 이내 중고 구매 빈도를 조사했는데, 3명 중 1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구매 혹은 판매를 했다고 한다. MZ 세대들 사이에서 헤비 유저(Heavy User) 층이 두껍게 형성됨을 알 수 있었다. 

2020 MZ 세대 TOP BRAND AWARDS 유통부문에 올라온 당근마켓 (사진=대학내일20대연구소)

기성세대에게 중고거래는 낡아서 가치가 떨어진 물건, 남이 쓰던 물건을 원래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하는 것 혹은 돈이 필요할 때 빠르게 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인식 되어 왔다. 하지만 MZ 세대에게 중고거래는 알뜰 소비의 행위가 아니다. 10-20대 사이에게 중고거래는 '힙'하고 '트렌드'한 쇼핑 행위이자 라이프스타일이다. 중고 물품이 남이 쓰던 물건, 가치가 떨어진 물건이 아니라, 그래서 더 특별하거나 매력적인 물건이기에 오히려 그 가치를 높였다.

당근 마켓에 올라온 댓글을 보면 '내가 얼마큼 어떻게 잘 팔아서 돈을 얼마나 벌었다'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중고거래를 통해서 '비움의 미학'을 이야기하며, '미니멀라이프'(절제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꼭 필요한 적은 수의 물건만으로도 만족과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방식)에 다가가는 방법이라며 기쁨을 이야기했다. MZ 세대는 중고거래를 통해 비우고 처분하는 과정 자체를 즐거워하며 뿌듯해했다. 또 비우면서 아무거나 쉽게 사지 않는 생활 습관의 변화까지 생겼다고 이야기했다. 중고거래로 '레스 웨이스트(Less Waste)'와 같은 사회적 가치를 실천함으로 뿌듯함을 느끼고 삶에 만족도를 높이는 것 또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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