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혁신의 비결은 놀이문화?
세계 최고 기업이 말하는 전문성과 창의력의 비결은 무엇일까?
구글의 최고경영자이자 회장이었던 에릭 슈미트가 전하는 구글 성공의 비결

4. 피자 두 판의 규칙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는 조직관리에 있어 ‘피자 두 판의 규칙’을 고안해냈다.

바로 부서 구성원들의 수를 피자 두 판이면 모두 충분히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하라는 것. 규모가 커질수록 구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기 어렵고, 관리자의 효율적 통제가 불가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자연스레 부서의 규모가 커지기 마련이지만, 팀의 구조상 불가피하지 않는 한, 작은 팀을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만약 부서 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면, 조직개편을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조직은 작은 팀으로 구성하는 것이 꽤 많은 경우 유리하다.

5. 혁신은 놀이문화로부터

혁신의 아이콘 구글. 혁신성의 원천은 과연 무엇일까? 에릭 슈미트는 그 비결을 바로 놀이문화에서 찾는다. 여기서 말하는 놀이문화란 거창한 여흥거리가 아닌 소소한 재미들을 의미하는 것.

실제 실리콘벨리의 여러 기업들은 업무에 있어 재미, FUN을 매우 중시한다. “훌륭한 신생기업이나 훌륭한 프로젝트라면-훌륭한 직업도 마찬가지로-재미가 있어야 하죠” 슈미트가 말하는 재미란 회사 야유회나 휴일파티, 분기별로 진행하는 옥외행사 등이 아니다.

물론 구성원들은 공식 행사들에 참석해서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와 같은 거창한 행사는 재미가 없다.

구글이 중시하는 놀이문화란 동료들을 신뢰할 수 있고 상대의 시선들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싸이와 함께 춤을 추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슈미트는 구글 혁신의 비결이 자유로운 놀이문화라 말한다. (사진출처: techcrunch.com) 
싸이와 함께 춤을 추는 에릭 슈미트 전 구글 회장. 슈미트는 구글 혁신의 비결이 자유로운 놀이문화라 말한다. (사진출처: techcrunch.com) 

가령 매해 열리는 구글의 전체 TGIF 회의에서 전 직원은 다양한 색깔의 프로펠러가 달린 모자를 써서 자신을 드러낸다.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무표정한 얼굴과 악센트는 좌중에서 웃음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그룹별로 다양한 옥외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쿠킹클래스나 로프 코스 등을 즐기기도 하고, 당일치기 여행도 떠난다. 이런 야외행사에 대한 원칙이 있다면 바로 “팀워크 구축”이란 목표 따위는 잊어버리고 재미나게 즐기라는 것.

따라서 구글의 야외 집단 활동은 하루에 마칠 수 있는, 혼자서는 경험할 수도 없고 계획하지도 못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서는 불가침의 영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 놀이문화가 혁신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이유이다.

재미를 위해서는 무엇이든 시도해 볼 수 있고, 허용범위를 넓게설정하게 된다. 재미를 추구하다보면 수평적인 문화는 자연스레 사라지기 마련이다. 2007년의 만우절, 구글의 몇몇 기술진들은 에릭의 사진의 배경을 바꿔 빌게이츠의 사진을 집어넣었고 해당 사진을 에릭의 페이지에 업데이트했다.

구글 직원은 누구나 그 사진을 볼 수 있었고, 에릭 역시 그 사진을 한 달간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 구글이라는 집단의 경계가 얼마나 허물어져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누글러(새로 입사한 구글러)에게 선물하는 모자. 구글의 자유롭고, 재미를 추구하는 문화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사진출처: pinterest)
누글러(새로 입사한 구글러)에게 선물하는 모자. 구글의 자유롭고, 재미를 추구하는 문화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사진출처: pinterest)

6. 복장 규정을 바꿔라

에릭 슈미트가 강조하는 또 다른 점은 바로 복장 규정을 바꾸는 것. 문자적 의미 그대로의 복장이 아닌, 언제든 전통을 폐지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의미한다. 창업자들의 정신과 전통을 강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쓸모없는 치장을 걷어내는 것 역시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IBM의 경우, 창업자가 세운 파란 정장에 흰 셔츠라는 복장규정을 후대에 폐지했다. 이런 복장이 고객을 존중하라는 목적에 더 이상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

에릭 슈미트 역시 언젠가 회의석상에서 구글의 복장 규정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뭐라도 입어야 한다는 것입니다”가 그의 대답이었다.

중요한 것은 복장이 아니다. 시간이 흘러 기업이 비대해질수록, 좋은 점은 물려받되 시대에 뒤떨어진 유산들은 과감히 버릴 수 있는 용기. 이것이야 말로 21세기형 기업이 갖추어야 할 태도이자 정신이다.

본 기사는 에릭 슈미트, 조너선 로젠버그 공저의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 How Google Works (김영사, 2014)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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