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시걸의 "싱크 심플", 문학동네, 2016

책은 수많은 사례가 담겨 있는 사례의 광산이다. 사례뉴스에서는 앞으로 비즈니스와 일상생활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사례가 있는 책을 선정하여 정기적으로 알리는 코너를 신설했다. 각 분야에 전문가들로부터 책을 추천 받고 편집부의 회의를 통해 책을 엄선하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례를 구독자에게 알리기로 했다.

책의 저자도 중요하지만 그 책을 쉽게 비즈니스 현장에 풀어서 설명해 주는 독서경영코치도 중요하다. 사례뉴스는 각 계의 영역별 독서경영 코치를 만나 이슈가 되는 책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와 더불어 구독자들에게 적용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개인과 기업에 실질적인 사례 확산을 기대한다.
 


이번에 사례뉴스가 정한 책은 캔 시걸의 ‘싱크심플’이다. 캔 시걸은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오랜 마케팅 파트너로 잘 알려져 있다. 홍보와 마케팅 전문가인 그가 애플 및 세계적인 기업과 마케팅을 함께 하면서 경험한 것을 쉽게 풀어서 설명해주고 있다.
 


이 책을 함께 나누고 적용점을 제안할 북마스터 박진호 센터장(가인지캠퍼스)과 함께 하였다.

기자) 반갑습니다. 캔 시걸이 우리 나라의 독자들에게 알려진 것은 이 책이 처음이 아닙니다.

박진호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먼저 2014년에 ‘미친듯이 심플’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이번 책은 그 후 다른 기업들의 리더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결과를 포괄해서 내놓은 작품입니다. 일종의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먼저 묻고 싶은 것은, 이 책에서 ‘심플’이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입니까?

박진호센터장) 네, 계속 ‘심플’ 이야기를 합니다. 먼저 스티브 잡스는 버리고 버려서 남은 것의 혁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날 당신의 회사를 찾아온 '고객'들이 당신의 회사를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고객은 우리를 무엇이라고 말하고 있는가?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업을 확장하면 제품이 다양해지고, 채널마다 양상이 다르고, 고객도 다양해진다. 결국 그렇게 되면, 동네 슈퍼가게가 되고, 모든 잡동사니를 다 파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결국 회사의 정체성마저 흔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깊은 산 속의 줄 서서 먹는 설렁탕집은 엄청난 심플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심플함을 위해 결코 심플하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심플함이란 고객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것입니다.
 


고객은 우리의 노력을 보지 못합니다. 그들이 보는 것은 '심플함을 구현한 결과물'입니다. 결국 캔 시걸의 심플은 운영의 심플이 아니라 결과의 심플입니다.

기자) 그렇군요! 고객이 심플하다고 인식하게 하기 위해서 결코 심플하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군요.

박진호센터장) 그렇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우리에게 심플하다고 해 주느냐입니다. 기업이 심플하다고 하는데 고객이 복잡하다고 하면 그 기업은 결국 복잡한 것이지요.
 


기자) 그러면 기업이 심플을 추구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박진호센터장) 어떤 조직이 버리고, 버리고, 또 버리고 가장 마지막에 버릴 수 없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이 무엇일까요? 그것을 우리는 ‘사명’이라고 부릅니다. 모든 조직의 존재 목적입니다. 캔 시걸도 이 사명의 심플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저마다 확고한 사명들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소니는 자신들이 사명이 ‘공공의 이익과 기술을 위한 기술 혁신과 기술 활용이 주는 즐거움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3M은 ‘미해결된 문제의 혁신적 해결을 위한 끊임없는 탐색 과정’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맥킨지는 '기업과 정부의 더 나은 성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정의합니다. 디즈니 월드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사명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조직의 리더들이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희 가인지캠퍼스는 컨설팅 회사로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열매 맺는 기업을 돕는 것’으로 사명을 정의하고 있습니다. 채용공고를 낼 때나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회사를 설명할 수 있는 심플한 한 문장이 있다면 구성원들이 한 방향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

기자) 이 책에서는 애플의 사례를 종종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혁신기업으로 알려진 애플이 가진 사명도 제시되어 있습니까?

박진호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스티브 잡스도 ‘소비자들이 오직 애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의미 있고 강력한 해법을 제시하라고 소리쳤다고 합니다. 우리 기업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면 굳이 고객이 우리를 찾아 올 이유가 없다는 것이지요 애플의 경우 ‘우리의 상품을 사용하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경험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을 강조하고 생산과 판매의 모든 현장에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도 여러 회사들 가운데 돋보이는 회사는 '사명을 지니고' 목표에 정확하게 초점을 맞춘 회사입니다. 우리 회사의 제품이 고객들로부터 인지가 안되고 있다면 먼저 회사의 가치관과 사명이 어떠한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심플함이란 고객들이 규정하는 것인데 조직을 운영하는 관점에서는 아마 문화로 그 모습이 드러날 것 같습니다. 문화적 차원에서 심플함은 어떤 것을 의미합니까?

박진호센터장) 네, 이 책에서는 문화적 차원의 심플함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강력한 문화를 가진 조직은 직원들이 의미 있는 조직에 속해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일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개인적 보람은 금전적 보상보다 강력한 것입니다.
 


기자) 사명과 문화가 강력한 기업은 의사결정을 할 때도 심플함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칙이나 철학이 강력한 조직은 의사결정이 단순합니다. 실제로 이 책에서도 시걸은 의사결정의 단순화를 위해서 제안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박진호센터장) 그렇습니다. 조직 내에 제도나 규정, 절차가 복잡해지는 이유는 강력한 철학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초기에 강력한 심플함을 가지고 시작한 조직이라 하더라도 규모가 커지면서 부서가 늘어나고 현장이 늘어나면 각종 제도가 생기고 규정이 만들어지게 되는 법입니다. 절차가 복잡해지면 직원들은 신뢰를 잃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 일하게 됩니다. 전세계의 공연과 문화 티켓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스터브허브의 공동 설립자인 제프 플러는 이렇게 말 하고 있습니다.
“절차가 창의성을 억눌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혁신을 방해하거나 유연한 아이디어들이 나오는데 걸림돌이 되어서도 안됩니다. 특정한 형식에 얽매이는 것보다 실제 평가가 중요합니다.”
 


가치관이 명확한 조직은 인재를 끌어 당기는 자석과도 같습니다. 채용과정에서 고객이 바뀌어야 합니다. 지원자가 고객이 되어야 합니다. 정확히 보자면 회사가 채용을 당한다는 관점으로 면접을 설계하는 것이 원형적이면서 현실적으로 맞습니다. 이 관점의 전환이 되어 고객인 지원자에게 조직이 가진 심플함을 팔아야 하는 것입니다.
 


‘뱅크 오브 맬버른’은 '지역은행'이라는 심플함을 추구했습니다. 오직 빅토리아 주에만 집중하며 흥미롭고 대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결과 세계 유수의 은행들 속에서 강력한 인재들을 모아 차별화된 지역은행으로 브랜딩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 나라에도 ‘성심당’ 같은 지역기반 회사가 있습니다.

기자) 그렇군요. 심플함은 결국 사람을 채용하고 인재를 유지하는 것에도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심플함이 적용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상품일 것 같습니다. 상품에 대해서는 어떤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까?

박진호센터장) 그렇습니다. 심플함을 가장 잘 느끼는 것은 결국 상품입니다. 기업이 복잡해지면 결국 상품이 먼저 늘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브랜드로 ‘인앤아웃’이 있습니다. 이 매장에서는 맥도날드와 달리 매뉴를 늘이지 않고 심플한 6개의 매뉴만 다룹니다. 확실히 잘 할 수 있는 상품만 다루는 것입니다. 제품 수를 줄이고 음식의 질, 신선함, 서비스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잘 되는 식당일수록 메뉴가 단순하고 잘 안되는 식당일수록 메뉴가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영자로서의 고민은 고객의 요구가 있을 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집중해야 할 것인가가 문제일 것 같습니다.

박진호센터장)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합니다. 인간에게는 보다 단순한 경험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기업이 자신들의 고객을 이해하고 그들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심플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자) 심플함이란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다는 것이군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정리 해 주신다면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박진호센터장) 네, 이 책은 먼저 버려야 할 것을 이야기 합니다. 첫째, 기존의 복잡한 회사의 사명, 가치관, 문화를 버리고 정말 남겨야 할 것만 남기는 것입니다. 회사의 구조와 절차, 부서를 버리는 것입니다. 또한 기존의 제품과 채널, 고객을 버리고 정말 남는 것에 집중하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심플함에 대해서 고객과 직원에게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판매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주고 있는지, 어떤 일관성이 있는지를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스타트업의 자세를 가지고 초심을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높은 기준을 가지고 실무자에게 위임하고 모든 과정에서 디자이너로서의 관점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기자) 감사합니다. 오늘 살펴 본 ‘싱크 심플’이 기업의 본질과 사명을 분명히 하고 상품과 고객의 심플함에 적용점이 있길 바라겠습니다. 한가지 더 여쭤 보겠습니다. 박진호 센터장님의 심플은 무엇입니까?

박진호센터장) 네, 저의 심플을 말씀 드려야겠지요? 저는 경영자들이 정직한 방법으로 열매를 맺도록 돕는 일입니다. 특별히 젊은 CEO들이 자신의 역량을 바른 방법으로 발휘해서 비즈니스 세계를 변화시키도록 돕는 것이 저의 심플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그런 일이고 앞으로도 이 일을 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자 상품이고 고객입니다. 저는 사례뉴스의 모든 구독자 분들이 인생에서 심플을 발견하여 자유롭게 살아가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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