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하듯, 직원을 꾸짖는다는 것

[출처: https://jmagazine.joins.com/monthly/view/307475]

인재경영은 자녀를 키우는 것처럼 직원을 양성하는 것이다. 성경은 부모의 마음으로 이스라엘 백성을 꾸짖는 하나님이 보여주는 사랑의 은유로 가득 차 있다. 잠언에서는 "네가 네 아들에게 희망이 있은즉 그를 징계하되 죽일 마음은 두지 말지니라(잠19:18)"라고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남의 자식 떡 하 나 더 주고, 내 자식 매 하나 더 준다"라는 말이 있다. 사랑하는 직원을 꾸짖어야 한다.

[네이버 사전 검색 화면 캡처]

우리는 권위가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다.

동네 어른의 호통은 사라진지 오래되었고, 친적이나 어른의 권위도 사라졌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꾸짖음도 이미 사라지고 없다. 성인이 된 이 후에는 부모 역시 자녀를 야단치기 어렵다. 우리 청년들은 지금 누구에게도 진심 어린 꾸짖음을 듣지 못하고 자라고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청년과 젊은 세대에게 주는 진정한 사랑은 무엇일까. 직장에서의 리더는 거의 대부분의 권위가 사라진 이 시대에 마지막 남은 "꾸짖음의 보루"이다. 오늘날 직장에서의 리더는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무엇인가를 명령하고 순종을 요구할 수 있는 권위이다. 그러므로 직장에서의 리더의 책무는 중차대하다. 맡겨진 자에게 요구되는 것은 충성이다. 천하보다 귀한 영혼의 삶이 리더에게 맡겨져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희망이 있는 직원을 꾸짖어 성장하도록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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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경영은 사람을 성장시켜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미 성장한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을 동업이라고 한다. 경영은 사람을 성장시켜서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람을 채용하는 정당성이 부여된다. 사람을 채용했으나 성장시키지 않는 것은 인재활용이지 인재경영은 아니다. 경영의 최종적인 목적은 사람을 세우는 것이다. 그래서 경영자가 다른 일을 하더라도 그 일이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을 성장시키면 그가 일을 하게 된다. 일을 성취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가장 큰 자산은 사람이다. 경영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살아가면서 남기는 것은 결국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와 그와 함께 한 추억들이다.

이랜드그룹의 경우 창업 초기부터 사람을 중시 여기고 기업의 스피릿에 "일보다 사람중심"이라는 제목으로 신입사원 시절부터 가르치고 있다. 직업을 통해서 인생의 의미를 부여하고 인격을 성장시키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두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리더가 직원들을 야단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어떤 목적과 방법으로 하느냐의 문제이지 꾸짖음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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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짖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잘못을 엄격하게 나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꾸짖는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이 많다. 성경에서는 "노하기를 맹렬히 하는 자는 벌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꾸짖는 것은 종종 노를 동반한다. 감정이 격해지거나 꾸짖는 것 자체가 습관이 될 때 자신과 상대, 그리고 주변 사람에게 큰 피해를 입힌다. 어느 회사에 현장 관리자로 영입된 본부장이 입사 초기 사소한 실수로 경영자로부터 야단을 맞은 이후로 야단맞는 대화의 패턴이 습관화가 되어 두 사람이 대화 할 때는 늘 야단맞는 분위기의 회의가 되곤 했다. 꾸짖는 것이 일상이 되면 안된다. 야단 맞는 것이 문화가 된 회사에서는 우리가 원래 기대하는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모습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영자에게 꾸짖음은 매우 잘 다루어야 하는 칼이다. 직원은 리더가 사랑에 근거하여 진심으로 자신을 위해서 꾸짖는다고 느낄 때 변화한다. 반대로 리더 자신의 욕심을 위해서 질책한다고 느낄 때 분노를 느끼고 회사를 떠나고 싶어 한다. 이럴 때 사용하는 말이 "때려 치고 싶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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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짖음의 첫번째 유익 : 무엇을 잘했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게 해준다.

리더가 꾸짖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유익은 야단 맞는 사람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잘잘못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그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식을 알려 주는 것이다. 대니얼 코일은 그의 대표작인 『탤런트코드』에서 마스터코치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리더는 마스터 코치가 되어서 지식을 덩어리로 나누고 훈련자의 수준을 정확히 파악해서 마치 GPS처럼 정확하게 길을 안내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리더는 조직에서 마스터코치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다. 맴버들의 현재 위치를 보고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말해주는 사람이다. 김연아 선수가 트리플 악샐을 연습할 때 오셔 코치가 전문가의 눈으로 김연아 선수가 스스로 보지 못하는 몸의 높이와 회전축 각도를 보고 코칭해 주는 것처럼 말이다. 리더는 보다 넓은 시야와 경험을 가지고 맴버들의 일하는 것을 조망할 수 있는 사람이다. 현재 어느 정도의 수준과 난이도로 그 일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이다. 또한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 어디에 그물을 내려야 하는지 말해주어야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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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짖음의 두번째 유익 : 사랑과 애정을 느끼는 과정이 된다.

사랑과 애정을 느낄 수 없는 꾸짖음은 꾸짖음이 아니라 비난이다. 꾸짖음과 꾸지람에는 사랑이 베어 있다. 부모가 사랑하는 자녀를 징계하듯이 리더의 꾸짖음에는 직원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이 있다. 사실 누군가를 꾸짖는다는 것은 감정적 에너지가 많이 드는 일이다. 차라리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것이 쉽다. 어차피 내가 책임질 인생도 아닌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반복적으로 지각하는 직원을 보면서 그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좀 못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어차피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무기력함도 작용한다. 하지만 일터는 우리 각자가 갖는 인격 성숙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재능이 연마되고 이웃을 위해 활용되는 현장이기도 하다. 리더는 일터를 통해서 성과를 내는 것을 넘어 사람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부여 받는 사람이다. 그래서 리더의 진심 어린 충고에 대해서 감사하게 된다. 진심 어린 꾸지람은 상호간에 애정을 증진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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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짖음의 세번째 유익 : 좋은 꾸짖음은 즉각적인 행동의 변화를 가져온다.

나는 사회 초년기에 보고서를 자주 써야 하는 일을 하던 때에 계산식을 틀려서 지적을 받다가 한번 호되게 혼난 적이 있다. 그 후로는 검산식을 걸어서 액셀 수식을 검수하고 보고하는 습관이 들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력이 된다. 어쩌면 실수를 줄이는 것 자체가 실력이다. 꾸짖음은 맴버가 자칫 소홀히 여기고 있던 작은 실수, 하지만 리더가 볼 때는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그 중요성을 각성하게 하고 즉각적인 행동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습관으로 정착되어 전수된다. 혹자는 이런 타율적 자극에 대한 변화는 "행동회귀"를 가져온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변화된 행동이 다시 복귀된다 하더라도 적절한 시점에서 다시 자극을 주어 개선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작심삼일이면 삼 일에 한번 작심하는 것이다. 우리가 현재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실력과 습관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다. 사람은 자기 스스로의 인식이 바뀌고 내적 동기가 부여되었을 때 삶의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하지만 행동의 변화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방탕한 삶을 살다가 극적으로 회심한 그리스도인이라 하더라고 그의 생활 습관이 바뀌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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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지람에는 적절한 수준의 시스템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반복적인 잘못은 시스템의 결함에서 온다.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하고자 마음을 먹었어도 책상에 스마트폰을 올려 놓고 있다면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 행동의 개선을 요구할 때에는 그에 적절한 환경을 설계 해주어야 한다. 개인과 조직의 환경을 설계하는 것이 시스템이다. 누구나 실수할 수 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일하면서 잘못에 대한 꾸지람만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오히려 꾸지람의 대전제는 사람은 선하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만나고 있는 직원은 이미 선하고 자신의 잘못을 개선할 능력과 지식이 있다고 간주해 주는 것이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뭔가 프로세스에서 문제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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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의 원인을 개인의 인격이나 자질의 문제로 보지 않고 일이 일어나게 된 과정에서의 시스템이나 행동상의 프로세스의 문제로 보는 것이다. WHO-Spirit 이 아니라 WHAT-Spirit이다. 원래 선한 당신이 어떤 프로세스의 미비함 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지각을 반복적으로 하는 직원은 '게으름'이나 '회사에 열정이 없음'이 문제가 아니라 '아침 시간 활용법'에 문제가 있거나 '수면 전 시간관리'나 '체력관리'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문제를 타자화 하고 직원과 그 것을 함께 논의할 수 있을 때 개선이 가능하다. 꾸지람을 통해서 게으른 직원을 부지런한 직원으로 바꾸기는 어렵지만 아침시간 활용법을 개선하도록 도울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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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의 현재 수준에 맞는 성장 방향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신입사원에게 중요한 일을 맡겨 놓고 실수를 야단치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또한 이제 갓 새로운 역할을 맡은 직원에게 실수 한다고 늘상 혼내는 것은 맞지 않다. 야단칠 때에는 그 직원이 현재 처한 성품과 역량의 수준을 보고 달성 가능한 수준을 요구하는 선에서 해야 한다. 만약 유치원생 을 초콜릿과 아이스크림이 가득한 방에 넣어두고 하루종일 굶게 하고서는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한다면 그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이다. 또한 입사한지 얼마 안되는 직원에게 회사의 명운이 달린 과제를 맡겨 두고 책임을 맡긴다면 그것 역시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각자의 수준이 있다. 그동안 삶을 살아오면서 어떤 영역에서는 훈련이 되었고, 또 어떤 영역에서는 훈련되지 않은 영역이 있다. 자신의 수준에서 도전하고 피드백 해야 할 적절한 수준을 발견하고 연습할 때 발전한다. 리더는 직원의 바로 그 부분을 발견하고 자극해야 한다. 혹자는 그것을 스위트 스팟(Sweet spot)이라고 한다. 골프에서 공이 가장 멀리 날아가는 드라이버의 타점이다. 야구에서 타자가 방망이를 휘둘렀을 때 홈런이 되는 바로 그 지점이다. 개인의 생산성이 극대화되는 바로 그 지점을 말한다. 리더는 직원의 스위트 스팟(Sweet spot)을 찾아 발전을 자극하고 새로운 도전을 부여하는 것이다.

[출처 : http://thinkpositivemag.com]


마지막으로 리더의 꾸지람에 하지 말아야 할 다섯가지를 말하고자 한다.

첫째는 상대비교이다. 꾸짖을 때 다른 직원과 비교해서 꾸짖는 것은 독이 된다. "김대리는 벌써 끝냈는데 왜 이대리는 아직도 그대로인가?" 이런 식의 이야기는 질책이나 비난이 될 뿐이다. 둘째는 과거의 잘못을 들추는 것이다. "김대리는 작년에도 이런 실수를 하더니 이번에 또 그러는 군!" 과거에 용서받은 일에 대해서 들추면 이번 일 역시 용서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갖는다. 셋째는 상황 파악을 하지 않는 질책이다. 앞 뒤 상황을 확인하지 않고 질책했다가 나중에 팩트를 확인하고 미안해 하는 리더를 종종 본다. 리더가 먼저 화를 발하고 나중에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리더의 권위를 떨어트린다. 넷째는 필요 이상의 노를 발하는 것이다. 교통 신호를 여겼는데 교통경찰이 총들고 달려 온다면 그것은 황당한 일이다. 직원의 잘못에도 경중이 있다. 회사의 핵심가치와 관련한 치명적인 잘못 일수도 있고, 업무상 사소한 실수가 있을 수 있다. 간단한 잘못에 너무 강한 노를 발하는 것은 바람직한 리더의 태도가 아니다. 다섯째는 사랑 없는 질책이다. 직원을 꾸짖기에 앞서서 진정으로 내가 사랑으로 대하고 있었는가 하는 문제에 답해야 한다. 그동안 직원이 리더에 대해서 느낄 때 "나를 사랑해 주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면 꾸짖기에 앞서서 상당한 준비 작업이 필요해 진다.

[출처 : pexels]

꾸짖음, 혹은 야단치기는 경영자의 취약한 인재경영 과목이다. 하지만 사람을 성장시켜 그와 함께 일하는 경영자는 배워야 한다. 대부분의 사회적 권위가 사라진 시대에 마지막으로 남은 권위로서 일터의 리더로 경영자가 존재한다. 그래서 책무가 크다. 또한 경영자는 직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사내의 성장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운영 시스템도 보완해 가야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경영자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꾸지람은 리더십의 정점에 해당하는 기능이다. 꾸짖지 않는 부모는 자녀를 사랑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직원을 사랑하는 리더는 직원을 꾸짖는다. 그리고 사랑으로 품는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 하나 있다. 이 질문은 꾸짖어야 할 직원을 앞둔 리더가 진실하게 답해야 할 경영자의 점검 질문이다.

"내 자녀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글.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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