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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 많은 기업이 대기업의 성공 요소를 배우고 그 시스템을 적용하고자 노력한다.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컨설팅을 하던 초기에 대기업의 시스템을 중소기업에 이식하고자 노력했다. 그것이 바른 방법이고 따라야 할 모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0년을 넘게 이 일을 해 오면서 100명 이하의 조직에서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떻게 자신의 회사에 맞는 인재와 시스템을 구축할 것인가의 문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나라 산업과 일터를 변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우리 나라 사업체의 99.2%는 100인 이하의 사업체이다. 이런 조직을 U100조직(Under 100 조직)이라고 규정하고 거기에 맞는 경영 시스템에 관해서 발견한 사실을 먼저 나누고자 한다. U100조직은 기업의 성장 방향이 무궁무진한 상태의 조직이다. 그 이상이 되면 이미 비즈니스는 정형화되고 시스템적 운영이 중요한 단계가 되어 버린다. 매출은 300억이 넘게 되고 다른 차원의 경영적 시스템이 필요한 단계이다.

하지만 U100에서는 다르다. 마치 물과도 같아서 어디에 담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하다. 이 시기에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느냐에 따라서 그 이후의 방향성이 전혀 달라진다. 이 글은 비즈니스 현장에 편만하게 인식되고 있는 대기업 중심의 패러다임에 관해서 간단한 몇 가지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 주장은 학문적으로 연구했다기 보다는 지난 11년간 U100조직을 컨설팅하면서 현장에서 경험으로 체험한 것이므로 얼마든지 재반론이 있을 수 있으며 그것을 환영한다. 보다 많은 경영학의 관심이 U100에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관심을 이끌어 낸 것 만으로도 만족스럽다. 보다 많은 U100조직의 사례가 보고되고 공유되며 확산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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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을 불어 넣어라?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감이다.

U100 기업의 성공은 위기의식이 아니라 안정감에서 온다. 큰 배에서는 위기의식이 필요하다. 배 안에 있으면 배의 상황이 어떤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은 배는 작은 파도에도 흔들리는 배는 선장이 위기를 말해주지 않아도 모두가 파도가 치는지 배가 어디에 물이 세는지 말하지 않아도 너무 잘 안다. 오히려 선장이 안정감을 주어야 선원들이 배를 떠나지 않는다. 존코터의 명저인 「기업이 원하는 변화의 리더」에서 말하는 변화의 8단계는 위기의식을 불어 넣으라는 것에서 시작한다. 조직이 안주하려 할 때 리더는 조직 내에 위기의식을 불어 넣고 조직원들을 깨워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에 맞는 이야기이다.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조직에 대한 이야기이다.

U100 조직에는 맞지 않다. 작은 기업에 위기의식을 불어 넣으면 인재가 떠나간다. 위기의식은 삽시간에 위기감으로 변질된다. 위기감은 조직을 위축시키고 두려움에 몰아 넣는다. 두려움 속에서는 용기있는 실행을 기대할 수 없다. 좋은 인재부터 떠나간다. 인재 시장에서 자신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여러 통계에서 발표했듯이 우리나라 직장인의 80%정도가 업무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 쉽게 말해서 정기적으로 취업 사이트를 찾고 있다는 뜻이다. 사이먼 사이넥은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에서 리더의 역할은 맴버들이 안정감을 느끼고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신뢰감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리더가 해야 할 진정한 원칙이라고 하는 것이다. 신뢰와 협동은 리더의 헌신에서 나오는 안정감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위기감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작은 조직의 혁신은 위기의식에서 오는 변화가 아니라 안정감에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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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보상으로 인재를 유지해라? 아니다!
 A급 인재에게 가장 큰 보상은 회사의 성장이다.

20세기 최고의 경영자라고 불리는 젝 웰치는 20%:70%:10% 활력 곡선으로 사람을 평가해서 상위 20%에게는 차별화된 보상을, 그리고 하위 10%는 보다 빠른 시기에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회사를 떠나게 하라는 차등보상 제도의 신화를 만들어 냈다. 경영의 대가가 한 이야기를 하나씩 반박할 마음은 없으나 그들의 주장이 맥락적 이해없이 적용되면서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낳았는가!

U100조직의 인재정책은 평가와 보상이 아닌 협력과 팀워크가 우선이어야 한다. 공정한 평가를 통한 성과보상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조직 내의 공헌과 기여가 잘 드러나지 않는 대기업의 상황에서 절실한 요소이다. 비즈니스 안정성보다는 한 해 한 해가 새로운 U100 조직에서는 정형화된 평가의 기준보다는 수시로 바뀌는 현장 상황에 따라서 어떻게 서로 돕고 협력하느냐가 핵심 이슈이다. U100 조직에서 직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다름 아닌 회사의 성장이다.

이 시기에 조직은 10%-20%의 성장이 아니라 두 배 세 배의 성장을 경험해야 한다. 매년 그럴 수는 없지만 2-3 년 내에 틀림없이 퀀텀 점프하는 시기를 겪어야 한다. 그런 성공을 경험한 직원들은 결코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 다시 한번 성장을 경험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U100 조직에서 핵심 인재를 유지하는 최고의 방법은 차등보상이 아니라 전사적 성장이며 그 성장에 자신들이 기여하고 함께 했다는 자부심이다. 그들은 그러한 순수한 공헌과 인정에 가치를 부여할 것이다. 그러므로 경영자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기 보다는 어떻게 함께 성장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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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기술서와 팀 역할을 명확히 구별하라? 아니다! 원팀이 되게 하고 업무 경계를 무너뜨려라!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사내에 무임승차자가 경영자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직의 규모가 40명만 넘어가도 측정지표를 명확하게 하고 부서별 개인별 지표를 강화하고 싶은 욕구가 들게 되어 있다. 그렇게 하면 조직원들의 움직임이 눈에 보이고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평가자의 관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때부터 재앙이 시작된다. 평가를 하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 평가를 위한 기준 패러다임으로 직무기술서가 작성이 되기 때문에 직무기술서의 수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에서 진행되는 수많은 직무기술서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이유는 바로 평가 관점에서 이 시스템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평가를 하는 자와 평가를 받는 자가 되면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간에 보이지 않는 입장의 차이가 생기게 된다. 평가를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대한 직무기술서를 보수적으로 작성하게 되어 있다. 역할을 축소하고 달성수준을 낮춘다. 반대로 평가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최대한 직무기술서가 도전적으로 기술되기 원한다. 결국 이 갈등 구조 속에서 적절한 타협으로 직무기술서가 작성되고 따라 KPI와 달성수준이 결정된다. 거기에 성과 보상까지 연동되면 이 현상은 극대화된다. 전형적인 동기오류 현상(결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할수록 행위 자체의 동기가 약화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역할이 세팅되면 조직간에 자신의 직무에 해당되지 않는 것에는 무관심하게 된다. 대기업의 경우 조직의 분화와 역할이 잘 구분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는 것이 유익한 경우가 많지만 언더 U100조직의 경우는 다르다. 업무 구분보다는 상호간에 조율과 역할의 유연한 구분이 중요하다. 전문성 보다는 조직 문화 관점 팀워크가 훨씬 중요한 규모이다. 원팀을 구성하고 서로 역할에 구별없이 돕게 만들어야 한다. 계층간에 구별도 아직은 유보해야 한다. 경영자가 리더를 키워야 하지만 아직은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이 시기에 조직원들은 경영자가 어떤 생각과 비전으로 조직을 운영해 가는지, 회사의 발전 방향성이 무엇인지 직접적이고 빈번하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이 시기에 조직 내 중간관리자는 아직 리더십이 서있지 않은 상태이다.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 중간 리더에게 소통을 맡기면 반드시 왜곡과 누락이 발생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경영자와 중간리더, 그리고 구성원간에 벽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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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내에 수평적 수직적 벽을 없애서 한 팀으로 움직여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조직의 변화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U100이라는 이 시기는 아직 사춘기와 같아서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조직 문화의 DNA 가 결정되는 때이다. 경영자의 철학과 전사적 리더십이 매우 강화되어야 하며 원심력보다는 구심력으로 뭉쳐있어야 하는 시기이다. 그러므로 계층간 부서간 경계를 없애고 원팀으로 구성되어 함께 일하는 문화를 유지해야 한다. 부서 이동이 좀 잦아도 된다. 평가가 좀 모호해져도 된다. 전문성이 조금은 떨어져도 된다. 중요한 것은 하나의 팀워크로 일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조직의 문화를 만드는 돌이킬 수 없는 시기이다.

직무기술서는 던져 버려라. 대신 조직 전체의 과업을 분명히 하고 한 방향 정렬이 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사적인 방향성이 잡히고 목표가 세팅되면 각 부서의 목표를 거기에 맞추고 전사적 지표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에 전사적 목표를 위한 부서의 방향성을 세팅하면 된다. 이 경우 역시 전사적 방향성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유연한 전략적 목표를 세워야 한다. U100 조직의 핵심은 부서별 팀별 목표를 세팅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사적 방향성과 목표를 모든 구성원들이 알게 하고 그 미션에 몰입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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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점유율을 높여라? 아니다! 나만의 시장을 키워야 한다. 

U100조직은 시장 점유율을 생각할 시기가 아니다. 시장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점유율 지표는 전혀 의미가 없어지기도 하거니와 이 시기에 조직이 해야 할 일은 시장 점유율을 따질 것이 아니라 나만의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확실한 만족고객을 창출하는 것이 절체절명의 과제이다.

2004년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 전략」 라는 논문을 공동 집필했는데, 이것이 2005년 동명의 책으로 출간돼 4개 언어로 350만 부 이상 팔리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반대로2010년에MIT조너선 번즈 교수는 "뜬 구름 잡는 블루오션 타령은 집어치우고 기존 레드오션 시장에서 적자의 너른 바다에 잠겨 있는 '흑자의 섬'을 찾으라"고 일침을 가한다. 결국 블루오션 전략을 실행하여 어렵사리 블루 오션을 찾는다 하더라도 결국은 경쟁자가 진입하고 새로운 시장이 다시 만들어 지므로 결국은 「레드오션 전략」이 다시 필요하게 된다.

치열한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누가 자신만의 시장을 형성하고 고객의 사랑을 받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결국 마케팅의 대명제인 「만족한 고객이 최선의 광고이다」를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하는 것이다. U100조직의 핵심은 어떻게 만족한 고객을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조직으로서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가고 마케팅적 소구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므로 경쟁자와 경쟁하려 하지 말고 차별화해야 한다. 경쟁이 아니라 차별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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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00조직의 경영은 대기업과 달라야 한다.

대기업의 메커니즘을 따라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일하는 방식과 U100조직이 움직이는 원리가 전혀 다르다. 얼마나 많은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따라하고자 대기업 출신의 관리자를 스카우트했다가 실패했던가! 주변에 한 두 기업에만 질문해 보아도 실패 사례가 수두룩하다.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렵지만 다른 길은 없다. 우리 회사에 맞는 사람을 키우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조직의 문화가 된다. 규모는 선(善)이 아니다. 대기업의 사례를 무비 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는 규모가 큰 것이 선하다고 하는 전제가 깔려있다.

 

오직 선한 것은 기업을 통해 이웃을 섬기라고 하신 하나님의 약속일 뿐이다. 그 약속 안에서 우리 모두가 직원들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인재를 키우며 지식을 통해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기업으로 사랑받기를 바란다.

 

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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