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열린 한 경영자 모임에서는 때 아닌 토론이 벌어졌다. “사람은 교육을 통해 변하는가?” 다소 철학적으로 들리지만 이 질문은 대학 강의장이 아니라 경영자들의 조찬 모임에서 나온 질문이다. “직원들은 변하지 않습니다. 제가 3년간 직원 교육을 열심히 했는데 변하지 않더군요. 돈만 엄청 쓰고 결국 그 친구들 대부분 퇴사하고 말았습니다.” 한 경영자의 자조 섞인 이야기에 다른 경영자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다른 한 경영자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직원들 교육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가르쳐야 할 것은 가르쳐야 합니다. 저희는 꾸준히 직원 교육에 투자했더니 결국 그 중에 실력을 발휘하는 팀장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은 교육으로 변하는 존재일까? (사진출처=Pexels)


인정해야 할 다양성과 따라야 할 모범

사람은 일을 하면서 배우고 성장한다. 또한 명시적으로나 묵시적으로 상호 피드백을 하면서 공동체 안에서 성숙을 경험한다. 경영자는 조직의 책임자로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리더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리더가 가르치고자 할 때 고민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정해야 할 다양성의 영역과 가르쳐야 할 교훈의 영역이 잘 구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반대로, 직원도 누군가로부터 배우고자 할 때 역시 배우고자 하는 그 분의 어떤 행동이 그 분의 성격적 특성에서 나오는 다양성의 영역인지 아니면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 꼭 그대로 따라야 할 영역인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이순신 장군의 충성심과 집요함, 그리고 병사들을 돌보고 밤이 되면 매일 일기를 쓰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특성이 모든 사람이 따라야 할 모범일까? 아니면 그가 가진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 것일까?

우리는 배우고 가르치며 일하고 살아간다. 배우고자 할 때, 또 누군가를 가르치고자 할 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용납하고 보완해 주어야 할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공통적으로 배우고 익혀서 달성해야 할 훈련의 영역인지를 구별하고 다르게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두 가지 영역에서 사람을 본다... 태도와 기술! (사진출처=Pexels)


사람을 바라보는 두 가지 영역, 태도와 기술

우리는 사람을 볼 때 크게 두 가지 영역에서 바라 본다. 그 첫 번째는 태도적인 부분이고, 두 번째는 기술적인 영역이다. 태도는 주로 그 사람의 인성과 성향, 가치관, 흥미, 혹은 성격 등의 요소들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어떤 사람을 두고 ‘그 사람 참 태도가 좋다’라고 할 때 그 태도이다. 확실히 태도가 좋은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술적인 영역인데 이는 그 사람이 가진 지식이나 기술, 혹은 구체적인 수행 능력을 말하는 것이다. ‘그 사람 참 기술이 좋다.’라고 할 때 그 기술이다. 태도와는 달리 이 기술의 영역은 전문성을 말한다.

태도적인 부분에서 선천적인 것을 ‘성격’이라고 한다. 기술적인 영역에서 선천적인 영역을 ‘재능’이라고 한다. 성격과 재능은 선천적이어서 바뀌지 않지만 이것 자체로 강점이 되지는 않는다. 훈련해야 할 영역이 있다는 뜻이다. 어떤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발휘하는 사람은 자신의 성격과 재능을 바른 방법으로 개발해서 습관의 영역까지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 성격을 개발하면 성품이 된다. 재능을 개발하면 역량이 된다. 성품과 역량은 모두 개발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므로 따라야 할 모범, 즉 훈련의 목표에 해당되는 것이다.
 

인정할 것과 가르칠 것은 각각 무엇인가? (사진출처=Pexels)


성격은 인정하고 성품은 가르쳐라!

성격은 일정 부분 태어나면서, 혹은 초기 성장 과정을 통해서 결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격에 관한 연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성격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 정설이다. 그러므로 외향적인 사람 되는 법, 꼼꼼한 사람 되기 등의 교육 과정은 존재할 수 없다. 사람의 성격 자체를 바꾸는 교육을 한다면 결국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어렸을 때 혼자 공부해 왔던 부모님이 친구들과 같이 공부한다고 하는 자녀에게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 정석’이라는 접근으로 코칭하고자 한다면 바람직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이다. 자녀의 성격이 어떤지 먼저 확인하고 그 성격적인 특성을 인정한 후에 자녀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돕는 것이 옳은 일이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함께 하는 직원들의 성격이 어떠한지 알고 그 다양성을 인정하며 그 스타일에 맞게 코칭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발견이다.

태도의 영역에서 가르쳐야 할 모범은 성품이다. 이 세상의 그 누구라도 ‘저는 내향적이라 혼자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됩니다.’라고 말 할 수 있지만 ‘저는 선천적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없습니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경청’이라는 덕목은 성격이 아니라 성품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정직, 성실, 집중력, 끈기, 인내, 투지, 온유함, 절제, 충성, 겸손 등의 성품들은 어느 성격을 가진 사람이든 모두 갖추고 개발해야 할 요소들이다. 함께 일하는 공동체를 이루는 리더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어떠한 성격을 가졌든 각자의 성격에 기반하여 성품을 개발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외향적인 사람도 충성이라는 성품을 배워야 하며, 내성적인 사람도 자신만의 성격대로 충성이라는 성품을 배워서 실천해야 한다. 더불어서 팀으로 일을 하면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성격을 넘어서 성품이 서로 성장하도록 돕고 격려할 책임을 가진다.
 

재능은 인정하고 역량을 가츠려차! (사진출처=Pexels)


재능은 인정하고 역량을 가르쳐라!

재능은 천부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사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람은 자기가 잘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한다. 물건을 아주 잘 만드는 재능을 가졌을 수도 있고, 사람을 즐겁게 해 주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기도 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글로 표현하는 것이 능숙했다. 학교의 문예 발표회 때가 되면 늘 수상을 했다. 표어를 쓰거나 산문대회에 나가면 단골로 상을 수상하곤 했다. 하지만 명절 때 친척들이 선물 해 주는 조립식 장난감을 받으면 매우 힘들어했다. 조립하고 구조를 설계하는 일에는 아주 재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장난감은 고스란히 동생에게 돌아갔다. 우리 모두는 창조주의 독특한 설계와 목적에 의해서 태어났다. 모든 창조에는 의도와 목적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재능을 발견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각자의 다름에는 목적성이 있으며 그 목적성에 부합할 때 우리는 최상의 삶을 살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재능은 그 자체로도 훌륭한 빛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앞서 발견한 지식과 문명을 배우고 익혔을 때 강점으로 발휘된다. 그 재능을 발휘해서 강점의 영역으로 발전시켜 가는 것은 훈련과 땀이 필요하다. 재능이 훈련과 노력을 거쳐서 기술의 영역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역량이라고 부른다. 역량은 고성과자들에게서 나타나는 행동 특성이다. 그것을 마치 간호사가 사람에 대해서 긍휼의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재능이라면 실제로 환자들이 그 간호사를 볼 때도 그렇게 느끼도록 적절한 상담과 의학적인 지식을 가지고 대화하고 행동할 수 있을 때 안심감과 편안함을 느끼도록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역량이다. 이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개인이 가진 재능은 훈련을 통해 역량으로 개발될 때 강점이 된다. (사진출처=Pexels)


개인이 가진 재능은 지식과 학습, 그리고 훈련을 통해서 역량으로 개발될 때 강점화된다. 우리가 여러 교육 과정을 통해서 지식을 습득하고, 일터와 현장에서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는 것은 서로의 지식과 기술을 보고 따라하며 배우기 위함이다. 가르치는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면 강의에 필요한 언어적, 비언어적인 전달 능력을 배우고, 우리말 사용에 관한 지식, 스토리텔링 기법, 요약과 메시징 등의 강의 전달 역량을 배우고 실제로 강연장에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탁월한 강사가 되는 것이다. 그런 연습 없이도 주변 사람들에게 인기 있고 재미있는 전달자가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탁월한 수준의 생산성을 내는 강점을 가진 강사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세계적 수준의 전문가들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재능에 피나는 훈련의 과정을 통해 최상의 수준에 오른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어느 분야에 재능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탁월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재능이 발견되지 않는 분야에서 노력하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의미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종종 노력의 정점에서 재능을 발견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나는 종종 재능이 발견되지 않는다 하더라고 자신의 가치관과 흥미에 맞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보라고 권한다. 노력의 정점에서 예상치 못한 발견을 하는 사람이 있다. 재능이 없는 일에 자신의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사실 자신이 가진 재능에 의지해서 노력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어느 분야에 재능을 많이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사실 더 많은 노력과 헌신이 요구된다. 더 많이 가졌다는 것은 더 많이 베풀고 섬기라는 뜻이다. 자신이 남들보다 잘 하는 일이고 쉽게 수행하는 어떤 일이 있다면 그 분야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무성을 느끼고 보다 더 열심히 역량화 시켜가는 것이 재능을 가진 사람의 마땅한 자세이다.

 

글.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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