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즈빈스, 장애인 근속 비율 90% 넘겨...사회 구성원으로 자립 '커피'로 도와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위해 '다각적 지지 시스템’ 구축 위기에서 벗어날 새로운 돌파구 찾는 방법은? 기업 ‘목적’에 집중해 존중하는 조직문화 구축하려면? ‘이것’으로 시작

2021-11-26     정병준 학생기자

장애인 전문인들이 일하는 카페. ‘취지만 좋을 수 있다’는 선입견을 깬 히즈빈스(HISBEANS)는 2008년에 설립된 사회적 기업 향기내는 사람들(대표 임정택)의 대표 브랜드다.

‘모든 장애인들과 함께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강점으로 멋지게 일하는 회사가 우리 회사가 되면 좋겠다’는 비전으로 시작됐다. 2009년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필리핀 마닐라까지 총 1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커피학회 회장에게 받은 컨설팅 보고서 '로스팅한 커피 최고의 맛' 평가를 받은 히즈빈스 커피(사진=히즈커피 유튜브 채널)

사회 구성원으로 자립위해 ‘다각적 지지 시스템’ 구축

향기내는 사람들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에는 ‘자립’이 중심에 있다. 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써 자립을 하기 위해서는 사회와 잦은 접전이 필요하다.

커피 전문점은 개방된 공간에서 수많은 고객을 마주해야 하기에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커피 분야가 선택됐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내 정신장애인 고용률은 11.6%로 장애유형별 고용률 중 최하위다.

기업에서는 법적 의무 채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과 같이 일할 수 있는 구조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장애인을 전문가로 키워 자립해 일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했다. 히스커피는 ‘다각적 지지 시스템’을 개발 후 구축해 도입했다.

다각적 지지 시스템은 한 명의 장애인 바리스타에게 지역사회 일곱 명(정신과 의사, 사회복지학 교수, 사회복지사, 자원봉사자, 점장, 본사의 팀장, 선배 기수 등) 지지하는 시스템이다.

추가로, 히즈빈스 가치교육을 시작으로 바리스타 이론교육과 고객 응대 등을 갖춘 ’히즈빈스 아카데미(7단계)’ 교육을 설계해 반복 교육을 지도했다.

프로그램을 통해 60여 명의 장애인들은 바리스타, 제과제빵 전문가, 로스팅 전문가, 콜드브루 전문가, 디저트 전문가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었다.

히즈빈스는 한 장애인에 7명의 서포터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을 통해 자립을 도왔다. (사진=히즈빈스컨설팅)

한 장애인 바리스타는 10년 이상 일하며 전문가로 자립해  현재는 한동대학교 사회복지학부에서 강의를 하고, 어떤 이는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한 경우도 있다. 자격증 취득 후에는 동료 장애인들을 상담하며 도울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날 새로운 돌파구 찾는 방법은? 기업 ‘목적’에 집중해

임 대표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겪은 위기 중 2014년 위기를 강조했다. 당시 계약했던 매장들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보증금과 임대료가 몇 배씩 올랐다.

경영 전문인들은 장애인 직원이 많아 인건비 비율이 높다며 직원 1/3 이상 정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상화 후 다시 비즈니스를 운영해야 한다는 솔루션은 경영학적으로는 맞는 답이지만 임 대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향기내는 사람들의 설립 목적은 ‘장애인들이 자신들의 강점으로 멋지게 일하는 회사’인데, 제안된 솔루션은 목적과 맞지 않다는 게 그 이유였다.

임 대표는 리더들과의 회의를 통해 ‘기업의 존재 목적’에 집중했다. 그 결과 ‘지극히 작은 자가 행복하게 사는 것이 목적이라면 다른 비즈니스 모델과 새로운 수익구조를 구축하자’는 결론이 나왔다.

히즈빈스의 강점과 정체성과 관련된 일을 고민한 임 대표는 ‘장애인 법적 의무’의 틈을 발견했다. 직원 수 50명 이상인 모든 기업은 직원의 3.1%만큼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기업은 법적 의무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채용의 어려움, 사회복지사 부재, 맞춤 직무 제공 등이 고용 실패로 이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에서 임 대표는 히즈빈스가 가진 강점을 바탕으로 ‘장애인 의무 고용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이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와디즈 본사에 히즈빈스 19호점이 사내카페로 지난 2019년도 9월에 오픈했다. (사진=히즈빈스)

히즈빈스는 장애인 의무고용 대상에게 히즈빈스를 사내 카페로 설립하도록 돕는다. 위탁 운영을 맡아 장애인 고용과 필요한 직업 교육 등을 맡아 진행한다.

‘존중’하는 조직문화 구축하려면? ‘이것’으로 시작

향기내는 사람들은 수평적인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가장 먼저 호칭을 ‘영어 호칭’으로 바꾸었다. 조직 내에서 직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뉘었는데, 영어 호칭과 별개로 장애인들에게는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임 대표는 “비록 장애는 가지고 있지만 각자의 강점을 가지고 있기에 존중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담긴 호칭이다.”고 전했다.

히즈빈스는 <히즈빈스에서 함께 일할 때 지키는 7가지 원칙>을 세워 조직 문화 구축에 힘을 더했다.

원칙은 ‘우리는 모든 장애인들과 함께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꿈꿉니다’를 시작으로 ‘직원들의 강점 발견과 사랑 전하기’ ‘일하는 시간 동안 동료의 행복한 성장을 우선으로 여기기’ ‘역량 강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공부하며 도전’ 등이 있다.

원칙을 통해 반복 교육이 일어나고, 반복 교육을 통해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았다. 조직문화는 동료들 간에 관계를 원활하게 하는 소통의 창구로 사용되었다.

조직문화를 위해 세운 7가지 원칙 (사진=히즈빈스)

채용에서도 차별점을 두었다. 비장애인 채용 시에는 매니저급 이상의 직무를 감당한다. 채용 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미션, 즉 기업의 존재 이유가 개인의 비전과 접점이 있는지다.

장애인을 채용할 때는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의지가 있는지, 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뽑았다.

필리핀 마닐라점을 오픈하면서 더 많은 해외로의 진출을 준비중인 히즈빈스. (사진=히즈빈스 블로그)

임 대표는 “전 세계에는 10억 명의 장애인이 있다. 그 10억 명의 장애인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장애는 모두 다르지만 본인에게만 있는 강점은 분명히 존재한다.”며 “그들이 그 강점을 가지고 전문가가 되어서 멋지게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를 사용하신다면 감사히 세계 열방으로 나아가는 비전을 가지고 운영한다.”고 전했다.

*본 기사는 'BAM:비즈니스 세계에서 복음을 살다.'에 실린 임정택 대표의 이야기를 재구성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