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할 때 하지 말아야 할 세가지와 해야 할 한가지

사례, 주제를 만나다: 피드백토크

2017-10-30     이명철 기자

낚시를 정말 좋아하는 최 팀장은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주말낚시'를 갔습니다. 수면 위에 파동이 일어나며 물고기가 미끼를 물었습니다. 최 팀장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낚싯대를 힘껏 들어 올렸습니다. 그러나 웬일인지, 낚싯줄은 끊어져 버렸고 얼굴도 보지 못한 그 녀석은 유유히 미끼만 챙겨 달아나 버렸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요? 최 팀장은 허망하게 낚싯대를 쥐고 자리에 풀썩 앉아버렸습니다.
 

물고기를 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진출처=Pixabay)


피드백을 할 때는 원래 목표했던 바와 결과를 비교하며 원인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 팀장은 물고기가 너무 컸다고 쉽게 결론을 내려버렸습니다. 낚싯줄이 끊어진 것은 정말로 물고기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요?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낚싯줄을 오래 사용해서 낡았다는 또 다른 원인도 추가로 찾을 수 있습니다. 혹은 원래부터 큰 물고기를 잡기에는 약한 줄이었다고 구체화할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큰 물고기를 잡을 준비를 미리 하지 않은 것입니다.

5WHYS! 어떤 점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미국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보면 아빠와 어린 딸이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눕니다. 식사 중에 딸이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나가서 놀아도 돼요?” 아빠는 딸을 힐끔 한번 쳐다본 후 무심히 대답합니다. “안돼.” 그러자 딸은 아빠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묻습니다. “WHY?” 아빠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합니다. “너무 늦었으니까!” 그러자 딸은 다시 아빠에게 묻습니다. “WHY?” 아빠는 잠시 생각을 고르는 듯 하더니 대답합니다. “너무 늦은 시간이라서 해가 이미 졌으니까.” 딸은 다시 묻습니다. “WHY?” 아빠는 계속되는 딸의 WHY 세례에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설명하고 깊이 있는 설명을 하지 못한 것은 학창시절에 공부를 게을리 했기 때문이며 미국의 채용 시장의 불합리함까지 설명하다가 급기야는 머리를 감싸쥐며 신은 죽었다는 결론으로 대답을 맺습니다. 5WHY의 잘못된 사용을 희화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이의 호기심과 아빠의 엉뚱한 원인 설명으로 웃음을 주는 콩트였습니다.
 

why를 5번은 해야 진짜 이유를 찾는다! (그림출처=Pixabay)


피드백을 할 때 원인발견은 중요한 영역입니다. 원인을 찾지 않고서는 DO&DON’T를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때로 단편적인 원인발견 혹은 외부원인, 태도원인으로 돌리는 등 본질에 다가서지 못하는 실수를 하곤 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섯 번을 다시 물어보는 5WHYS 입니다. 다섯 번의 발견 질문을 통해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을 발견하고 사건과 행동, 기회 등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제퍼슨 기념관은 대리석의 부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습니다. 원인 규명에 나선 관리자들은 쉽게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비눗물로 자주 씻기 때문이었습니다. 좀 더 본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물었습니다. 왜 비눗물로 자주 씻나? 비둘기의 배설물 때문이었습니다. 왜 비둘기의 배설물이 있는가? 비둘기의 먹잇감인 거미가 많이 오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거미들이 많이 오는가? 거미들의 먹잇감인 나방이 많이 오기 때문이었습니다. 나방이 몰려드는 이유는 황혼 무렵 점등되는 기념관 불빛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제퍼슨 기념관 관리자들은 비둘기나 거미 혹은 나방을 퇴치하기 위해 크게 애를 쓰는 대신, 두 시간 늦게 점등했습니다.
 

제퍼슨기념관은 대리석 부식 문제를 손쉽게 해결했다. (사진출처=Pixabay)


DON'T 1: 표면적인 이유를 나열하지 말자!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면 현상을 잘못 해석합니다. 이번에는 잘못 해석한 다른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클린 룸내에 먼지량이 규정된 수치를 넘겼을 때 쉽게 찾을 수 있는 원인은 룸에 설치된 장치가 작동하면서 먼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이었습니다. 장치가 풀로 가동되기 때문에, 풀 가동되는 이유는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은 이유는 수주량이 많아서라고 이유를 밝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DO & DON’T 가 어떻게 되는가? 수주량을 줄여야 하는가? 문제의 본질적 원인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표면적인 원인만 나열하고 있는 것입니다.

DON'T 2: 외부요인을 찾지 말자!

박 대리는 새해부터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눈에 보이는 곳에 앞으로 행동할 지침을 기록했습니다. 집 근처에 있는 헬스장에도 가입했습니다. 냉장고에 멋진 몸매를 가진 자극이 될만한 사진을 붙여두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6월을 맞이해서 몸무게를 비교해보니 이게 어찌된 일인가! 오히려 3KG이 더 늘어난 것입니다. 곰곰 원인을 분석하자 그 동안 칼로리 높은 음식들을 늦은 시간에 자주 먹었던 것을 생각해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친구들이 술자리로 불러서, 어머니께서 밤마다 야식을 가지고 들어오셔서, 회사에 일이 많아서 헬스장에 가지 못했던 것들이 줄줄이 생각났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박 대리와 같이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이른바 ‘외부요인’은 피드백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개선과 실행의 의지는 피드백 하는 주체인 나에게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외부요인을 찾으면 안 된다. (사진출처=Pixabay)


DON'T 3: 태도요인은 수면 위를 겉돈다!

오 과장은 학창시절 계주 선수로 활약했던 실력을 발휘해 지하철의 닫히는 문안으로 미끄러지듯이 들어갔습니다. 서둘러 시계를 보았습니다. 지각은 면했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아침마다 풀어헤친 넥타이와 불룩 튀어나온 배위로 비집고 나온 셔츠를 벨트 안으로 집어 넣는 것이 사무실에 들어서기 전의 통과의례였습니다. 자리에 털썩 앉으며 이번 달만 해도 벌써 지각을 세 번이나 했다는 자책감이 들었습니다. 늦잠 때문이었습니다. 예전 회사에서도 늦잠을 자서 지각을 하곤 했고, 학창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면 원래 좀 게을렀던 것 같았습니다. 한번도 부지런해 본적이 없다는 자괴감만 밀려오니 원인 분석은 그만두고 모니터를 켰습니다. 오과장은 태도적 상황에서 깊이 들어가지 못하고 개선을 위한 행동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DO: 집중할 것은 오직 ‘행동’!

사람 좋은 양긍정 사원은 사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인맥이 넓습니다. 그것을 알아본 회사 대표는 5월에 있는 회사 야유회의 담당을 양긍정 사원으로 지목하였습니다. 그에게 있어서는 정말 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준비하는 것부터 사람들을 모으는 것, 또한 당일 진행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였습니다. 그의 목표는 '84명의 직원 모두가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야유회 만들기' 였습니다. 혼자만으로는 야유회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각 부서에서 한 명씩 스텝으로 차출했습니다. 야유회 준비 위원회가 양긍정 사원을 포함하여 6명이 되었습니다. 그들에게 각각 총무, 홍보, 진행, 행사, 섭외 담당을 맡겼습니다. 섭외 담당과의 의사소통을 통해 장소는 흙이 없는 잔디구장으로 구하기로 했습니다. 구하는 과정에서 50만원의 비용이 들었고 아는 인맥을 총동원하여 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행사 담당이 야유회 프로그램을 모두 짰습니다. 전체적으로 청백의 게임을 계획하고 그 안 에서 단체게임, 개인게임을 골고루 섞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게임에 필요한 물건들 또한 대여를 하고나 구매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긴 팀에게 돌아갈 상품도 구매하였습니다.
 

피드백에서 집중할 것은 오직 '행동'이다! (사진출처=Pixabay)


야유회 당일 날, 양긍정 사원의 예상과는 다르게 58명이 참석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지각한 사람들도 약 10명 정도 되었습니다. 미리 팀을 짜 놓았는데 청과 백의 숫자가 맞지 않았습니다. 급하게 진행담당과 함께 팀을 다시 재조정하였습니다. 그러는 동안 시작 시간은 이미 30분이나 지체되었습니다. 게임이 시작이 되자 사원들은 모두가 즐겁게 게임을 하였고 오전이 끝나자 백팀이 조금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었을 때, 많은 음식들이 남았습니다. 예상 인원이 오지 않았기 때문에 주문해 놓은 음식이 남는 것입니다. 아깝지만 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먹은 사원들은 모두 맛이 좋다며 만족해 했습니다. 오후 게임 시간에 같은 백팀 내에서 작은 다툼이 있었습니다. 평소 부서끼리 다툼이 있던 디자인실과 영업실의 사원이 싸운 것입니다. 양긍정 사원이 나서서 진정시켰지만 백팀의 분위기가 좋지 못했습니다. 백팀은 결국 분위기를 회복하지 못하고 역전을 당했고 청팀이 우승하였습니다.

양긍정 사원은 이번 야유회를 피드백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참석한 인원수, 프로그램의 시작 시간과 진행, 식사의 재고 관리 부분의 성과와 아쉬웠던 점을 보며 양긍정 사원은 피드백을 해보았습니다. 직원 대부분이 참석했고 참석한 직원들은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냈으며 다음 행사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 성과들의 원인은 대부분 각각의 담당을 두고 그들에게 적절한 과업을 하도록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양긍정 사원은 이번에 행사를 처음 맡게 되었기 때문에 미숙한 부분들이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직원들이 행사에 지각해서’, ‘처음 맡은 일이라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 점’ 등과 같은 외부원인과 태도원인을 꼽지 않았습니다. 참여자 확인과정에서 홍보담당과 바로 전날 전체 공지를 누락했다는 것을 확인했고 체크리스트를 준비하여 미리 점검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고통스럽더라도 피드백 없이는 성장할 수 없다. (그림출처=Pixabay)


Q. [의도] 얻고자 한 것은?
A. 84명의 직원 모두가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야유회 만들기

Q. [결과] 현재 모습은?
A. 1) 84명 중 58명 참석
2) 손실비용 발생(인원 감축에 대한)
3) 같은 팀원끼리의 다툼- 백팀의 사기가 떨어짐
4) 야유회 준비 위원회 구성

Q. [원인] 차이와 원인은?
A. 1) 참여 가능 인원조사를 실시하지 않음
2) 팀 구성을 할 때 평소의 부서간의 관례를 무시한 것

Q. [개선] 해야 할 것은?
A. 1) 야유회 준비 전에 참여 가능 인원을 조사함
2) 야유회 준비 위원회 구축 (총무, 홍보, 진행, 행사, 섭외)
3) 당일 인원 변동에 대한 대비책 마련하기 – 팀 구성
4) 부서별로 관계의 문제가 있는 곳들을 파악하여 팀 구성에 적용하기
5) 점심식사 주문한 곳에서 주문하기

Q. [교훈] 하지 말아야 할 것은?
A. 1) 확실하지 않은 것을 믿고 진행하는 것
2) 진행 콘티 없이 진행하는 것

실행을 통해서 교훈을 발견하고 행동의 변화를 이루는 피드백은 때론 고통을 줍니다. 문제의 본질에 직면하고 정면으로 맞서기 힘든 본능이 우리를 유혹할 때 우리는 곧잘, 표면적인 이유들을 나열하기도 하고 태도원인이나 외부요인을 내세우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그 유혹은 본능에 가까운 것이어서 우리는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대책이 마련될 수 없는 핑계의 늪에 빠지면 개선 없는 제자리돌기를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글. 김경민 (가인지캠퍼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