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건 대표, 꿈비의 지난 4년과 다음 1년을 말하다

2017-11-20     이명철 기자

2017년 11월 16일, 이랜드그룹 가산사옥 문화홀에서 진행된 '제 5회 가인지 기업연합 지식페스티벌'에서 대상을 수상한 꿈비의 박영건 대표는 수상 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꿈비와 나에 대한 이야기"를 게시하였고, 사례뉴스 편집국에서 일부 편집하여 공유한다.
 

꿈비 박영건 대표가 지식페스티벌에서 대상 수상후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꿈비와 나에 대한 이야기>

2001년부터 2013년까지 13년간 나는 직장생활을 통해 누구보다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첫직장에서는 PD라는 직함을 달고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 편집까지 도맡아 하는 1인 제작자로 일을 했으며, 두번째 직장에서는 영상팀을 이끌며 SKT June서비의 상당부분을 담당하며 방송3사, 주요 영화사, 연예기획사와 일을 했었다.

세계최초 모바일 영화를 프로듀싱 하기도 했으며, 세계최초 컬러링서비스 오픈에 실무자로 참여했고, 모바일 뮤직사업에서 음반사와 호흡을 함께하며 모바일 음악업계 주류속에서 살았었고, 콘텐츠 유통 포탈 PM을 맡아 웹서비스를 진행했었고, 스마트폰이 떠오르던 시기에 커뮤니티App, 커머스App, 교육App 등 10여개 이상의 App을 만들었으며 2011년 코리아 모바일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카카오게임이 뜨던 시절엔 카카오게임도 PM역할을 하며 런칭, 단기간에 100만 인스톨 게임의 경험도 했었다. 보도자료의 작성과 특허, 소송업무, 계약서 작성, Tv광고의 기획에서부터 제작 관리업무까지 여러 차례 경험 했었다. 신규 브랜드 런칭, 온라인/ 오프라인 마케팅 사업기획서, 투자 제안서, 서비스 기획서 작성과 영업등을 하며 수많은 사람들을 말과 글로 설득하기도 했었다. 단기 계약직 관리와 부서의 손익관리, 사업목표설정과 관리도 수행했다.

1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성실히 나에게 맡겨진 새로운 일들을 겁없이 해냈고, 비교적 좋은 성과들을 냈다고 자부해 왔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장했고 사업가가 갖춰야 할 다양한 덕목과 경험들을 이미 실전을 통해 경험했으니 내가 내리는 판단에 확신을 갖는 오만함이 싹튼것 같다.

꿈비에 본격 합류한 2013년 4월부터 2015년까지 나는 이전에 직장 생활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사업을 확장했고 특유의 성실함과 집요함이 몇배로 증폭되어 오로지 사업에만 매몰되어 회사의 성장을 두 손으로 끝고, 위기를 두 다리로 버텨가며 말그대로 그 잘난 자신의 경험과 개인기로 사업을 해왔다.

음습하고 쾌쾌한 냄새 가득한 반지하 창고에서 시작해서 지상1층 30평 창고로 이사를 했고 이듬해 60평 복층 창고로 확장이전, 다음해엔 3층 증설, 사옥 신축을 추진하며, '진짜' 사업을 해야 할 즈음 인력도 늘어났으며 개인기로 운영되던 회사에서 팀장을 세우고 팀장과 팀원들과 함께 회사의 다음 단계로의 성장의 단꿈에 빠져있을 때, 생각과는 다르게 내가 직접 실무를 하며 사업할 때보다 회사는 성장의 속도도 느려졌으며 고정비는 늘어만 갔다.

경쟁사는 우리 주요 매출처에 압력을 넣어 우리와의 거래를 끊게 하였고, 회사는 매출하락의 위기에 직면하기도 했다. 추사랑을 모델로 섭외하며 차별화를 시도했고 어느정도 성과는 있었지만 회사의 체질을 바꿀수 있을 만큼은 아니었다.

홈쇼핑을 통한 브랜딩을 시도하며 정신없이 9개월간 5회의 홈쇼핑을 할 즈음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한 경쟁사는 꿈비의 주요 원부자재 업체에게 당장 다음주부터 꿈비와의 납품거래를 끊도록 압력을 넣기도 했고, 1주일후 납품종료는 막았지만 결국 1개월후 부자재 업체와의 거래를 끊게 되었다.

급기야는 2016년 4월 우리회사의 핵심 매출을 담당하던 아이템을 따라한 제품이 경쟁사에 의해 출시되었고 이 업체는 지식쇼핑 랭킹조작과 공격적인 마케팅 물량 공세를 퍼부어 꿈비 매출은 2016년 7월 40%가량 하락하기까지 했다.

1년 365일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건만 내가 앞으로 나간 거리는 내가 쏟은 에너지에 턱없이 모자랐고 잠시 지쳐 숨을 돌리기 위해 멈춰서면 어느새 경쟁사는 나를 지나처 저 멀리 뛰어가는것만 같았다. 때론 내가 탄력이 붙어 달릴때면 내부의 문제, 경쟁사의 불법행위, 영업 방해 등이 발목을 잡는등 마치 개미지옥에 빠져서 그곳을 벗어나려는 일개미가 되어있는것 같은 내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나는 모든 문제를 외부 요인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고, 때론 화를 내기도 했다.

그 즈음 최진희, 최연서 대표는 끊임 없이 책을 읽고 도움이 될 지식과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최진희 대표가 컨설팅업체 가인지캠퍼스의 김 대표에게 자문을 받겠다며 나와 함께 가자고 했을 때도 나는 팔장을 끼며 또 어디서 용하다는 사람 소리 듣고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거라 생각하고 걱정반 관망 반의 심정으로 그를 찾아갔다.

회의실에서 처음 대면한 김 대표, 상대를 홀리기 위한 사람의 옷차림 말투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간단한 회사 상황을 물어보더니 사업을 왜하는지, 사업하면서 행복한지, 꿈비가 당장 없어지면 슬퍼할 고객이 있냐며 도발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데 말투는 너무나 밝고 청명했다. 자존심이 상했으며, 창피했다. 당장 다음주에 경영자 학교가 있으니 무조건 수강하란다. 이 사람은 다단계 업자는 아닌것 같고,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이란 직감이 왔다.

이후 경영자학교에 갔고 이틀간의 수업을 들으며 내가 그동안 성장하지 않고 열심히만 해서 성과를 냈다는걸 깨달았다. 지난 13년간의 화려했던 직장 경험과는 달리 경영이란 관점에서 볼때 경영자가 갖춰야 할 경영기법은 하나도 배운 것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장 직함만 달았지 13년 직장생활에서 했던것처럼 여전히 실무자의 모습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다.

회사의 가치를 어디에 둘것인지, 회사와 맞는 인재를 어떻게 선발하고 양성할 것인지, 업력이 쌓일수록 회사를 어떻게 체계화하고 지식을 발굴하고 조직내에 적용 할 것인지 진정한 마케팅과 브랜딩은 무엇이며, 소비자를 어떻게 이해하고 그들이 원하는것을 어떻게 발견하고 자신의 사업에 접목시켜야하는지, 이러한 것에 대해서 노하우가 없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깨닫게 되었다.

나 자신조차, 좋은 경영자가 되기 위해 공부하지 않았고 성장하지 못했기에 회사에 위기가 왔고,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 회사 경영진들과 함께 매주 멘토님들로부터 배우고 책을 통해 배우며 나름의 방법으로 실천해 나갔다.

듣고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고 이해하는 것과 실행하는 것 역시 큰 차이가 있었다. 실행하는 것과 성과를 내는 것 역시 간극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지난 1년 6개월 동안 꿈비의 임직원들이 나와 공동대표들이 하는 새로운 시도를 묵묵히 따라와 주었다.

가인지경영을 완벽하진 않지만 조금씩 우리 나름의 방식으로 시행해온 결과 회사의 신제품들이 연이어 히트를 첬고, 지식쇼핑 유아가구 22만개 상품중 브랜드 순위1위를 하게 되었다. '국민범퍼침대'라는 칭송을 받으며 고객들이 입소문 내주는 진짜1등 브랜드가 된 것이다. 해외15개국에 수출되며 17년 8월에는 일본시장진출 1개월만에 1위도 하였다.

회사매출은 작년 대비 2배 가량 성장 하였고, 꿈비 구성원들은 할수있다는 자신감과 고난을 하나하나 바닥부터 이겨낸 산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꿈비가 그동안 해온 여러 혁신 사례 중 하나의 지식을 11월16일 가인지연합 지식페스티벌에 출품하여 영광스럽게도 대상을 받았다.

꿈비의 성장과 성과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전처럼 갈피를 못잡아서 두렵거나 초조하지는 않을것이다. 많은 멘토님과 동료 경영자들 그리고 우리 꿈비 임직원들과 함께 공부하며 나와 우리 회사가 부족한 것을 메워나가면, 그리고 고객의 소리에 집중하며 노력한다면 적어도 개미지옥에 빠져사는 일개미는 안될것이라 믿는다.

고집 새고 유난스런 나를 만나서 고생했던 임직원들과 공동대표들께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BH성과관리센터, 가인지캠퍼스 임직원 및 멘토님들과 김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