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권의 책, 경청

2017-04-21     박진호

 최근 신문기사에 따르면 자녀와의 소통으로 문제를 겪는 부모가 많다고 한다. 한 아이의 아버지는 요즘 고등학생인 아들과 대화가 안된다고 고백한다. 지난 주 중간고사 기간에 방에서 게임만 하고 있는 아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네가 무슨 천재라고 공부는 안하고 그렇게 놀기만 하냐!”며 몇 분간 언성을 높였다. 아들도 “아빠와는 도무지 말이 안 통한다”며 방문을 열어 젖히고 거실로 나가 버렸다. 아버지는 “엄마와 얘기하다가도 내가 퇴근하고 오면 ‘아빠 떴다’며 아들이 방으로 들어간다. 소통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렇게 순간적인 감정에 진심과는 달리 상처를 주는 말로 사이가 멀어지고, 정작 문제 해결은 못하고 말싸움만 하다 끝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조직은 어떠할까? 지난해 8월 잡코리아에서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의 61%가 “직장에서 동료들과 대화가 잘 안 통한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이처럼 가정이든 조직이든 소통으로 인한 어려움은 존재하기 마련인데, 어떻게 해야 우리가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며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바로 ‘경청(敬聽)’하는 것에 있다. 그러나 이 ‘경청’ 이라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경험으로 알고 있듯 말하는 일보다 어려운 것이 ‘듣는 일’이 아니던가!

 조신영 작가는 경청에서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자기 말을 들어 주고 자기를 존중해주며, 이해해주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개인적으로 다가가 이야기를 성실하게 들어주는 것은 그 자체가 존중이고 사랑이다.

 경청이란 무엇을 말할까? 경청의 `들을 청`(聽)의 한자풀이를 보면 어떻게 들어야 하는지 그 뜻을 가늠해볼 수 있다. 임금(王)이 귀(耳)를 기울여 백성의 소리를 듣듯이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듣고, 열 개(十)의 눈(目)으로 상대를 집중해 바라보며, 상대와 마음(心)이 하나(一)가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화를 나눌 때 '나를 상대방에게 이해시키고 싶은 욕구'가 기본적으로 전제되어 있으므로 상대방 이야기를 듣고 있는 시간에 내가 말할 것을 생각하느라 제대로 들을 틈이 없다. 즉, 공감을 방해하는 '경청의 4가지 적'이 있다. 조신영 작가는 이 4가지를 충고/ 탐색/ 해석/ 판단이라고 말한다. 또한 경청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은 ‘경청을 실천하기 위한 5가지 행동 가이드’를 통해 아래와 같이 제시한다.

■ 공감을 준비하자
■ 상대를 인정하자
■ 말하기를 절제하자
■ 겸손하게 이해하자
■ 온 몸으로 응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