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20년차인데 창업할 수 있나요?

2018-02-06     김형환 객원기자

*이 글은 필자가 직장인들을 상담한 내용을 [질문]과 [답변] 형태로 옮긴 글입니다.

[질문]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왔습니다. 뭐 딱히 잘하는 것도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이고요. 누구나 다 하는 그 직장생활을 20년이나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좀 특별하게 살아볼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결혼도 했고 아이들도 있으니 현실적인 문제도 고민해야 하고 저의 개인적인 작은 비전도 이루고 싶지만 사실 엄두가 잘 안납니다. 익숙한 직장을 떠난다는 것도 좀 겁이 나고요.

잘 아는 지인이 교수님이라면 좋은 답을 주실 것이니 용기 내서 연락 드리라 하네요. 지금 제가 뭐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창업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큰 욕심은 아니지만 제 이름을 걸고 무엇인가 남기고 싶습니다.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기업을 만드는 기업가가 되고 싶습니다. 할 수 있을까요?
 

내가 과연 창업할 수 있을까? (사진출처=Pexels)


[답변]

정말 훌륭하십니다.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생계형 창업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기업을 이루고 싶으시군요. 존경합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셨을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선생님 같은 분들을 응원하고 돕고 싶습니다. 지금의 그 생각을 잊지 마시고 차근차근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시대에 맞는 환경에 적응하며 자신만의 아이템으로 시장을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나”를 조용히 만나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라

무슨 창업을 하면 대박이라더라, 뭘 하면 망한다더라 하는 뜬구름 정보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직장생활 20년이라는 시간보다 그 시간 속 존재하는 사건에 집중하여 자신의 강점과 가치를 발견해야 합니다. 사실 직장은 내 강점과는 무관한 전공이나 경험에 근거하여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상사나 타인의 인정을 통해 평가를 받게 됩니다. 진정한 자기자신이 자기답게 행복하게 가슴뛰는 경험을 찾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나를 조용히 만나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사진출처=Pexels)


그래서 20년이라는 시간보다 그 안의 사건을 통해 자신이 가장 자기답게 행동하고 사건을 해결하며 성장했었던 스토리를 기반으로 자신을 발견해야 합니다. 자신의 방의 창문에 포스트잇으로 생각나는 사건을 크게 써서 붙여 보십시오. 신입사원 때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일, 어려운 상사와 관계를 잘 풀었던 일, 고객과의 갈등을 잘 인내한 일, 상사는 인정하지 않았지만 동료들이 인정한 문제해결 했던 일 등등 소소한 것까지 기억을 되살려 자기자신을 찾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회사를 정리하는 문제는 조금 미루셔도 됩니다. 단 시간이 필요하다면 회사의 상황에 맞추어 휴직계나 휴가나 월차등으로 시간을 만들고 조용한 도서관이나 까페등 공간을 활용하여 나를 만나는 시간을 갖도록 적극 권합니다. 창업의 절반은 “자신감”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나”에 대한 이해와 인정 그리고 실제팩트의 증거들이 구체적인 자신감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전략독서 50권으로 핵심원리를 발견하자. (사진출처=Pexels)


성공창업을 만드는 “전략독서 50권”

무턱대고 사표를 쓰고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 잘 될 턱이 없습니다. 연습 없이 되는 일이 있을까요? 실제 생각하고 조사하고 계획하는 기간은 돈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기간이 스스로에게 연습하는 시간을 만들게 됩니다. 가장 좋은 연습은 바로 “독서”입니다. 재직 중에도 시간만 관리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독서”가 창업인가라고 물으시면 저는 네! 창업은 독서입니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만큼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무책이나 읽는다고 창업이 되지는 않습니다.

일단 본인이 하고자 하는 창업이나 분야에 관련한 독서리스트 50권을 만드시는 것입니다. 만일 외식분야를 하고자 하신다면 서점에 가서 외식창업분야 관련 도서 50권의 목록작성에 집중하십시오. 같은 분야의 책을 반복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같은 내용이 반복될 것입니다. 핵심이 될만한 요소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반복이 생각을 정리하여 구조화를 만들고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게 됩니다. 내 스스로가 그 분야의 용어와 트렌드 그리고 각 책에서 말하는 논지에 대한 전략을 구성하게 됩니다. 반복되는 내용을 정리해보면 나만의 형식지로 체화되게 됩니다. 그 사업의 성패를 떠나 나만의 개념과 프로세스가 정립이 되죠. 말과 생각 그리고 행동이 바뀌게 됩니다.

필자도 오래 전 자의반 타의반으로 홍콩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 같은 분야의 독서를 집중해서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야의 경험은 있었으나 경영자관점이 부족했는데 독서를 통해 많은 부분에 있어 결핍을 보완하고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지요.
 

내가 하려는 것은 누군가 경험한 것이다. 그 사람을 만나보라. (사진출처=Pexels)


행동으로 바꾸는 전문가 “인터뷰”

독서를 통해 해당 분야의 큰 틀을 읽게 된다고 창업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들을 만나야 합니다. 이미 사업을 시작하여 성과를 얻거나 성장의 안정을 얻으신 분들을 만나야 합니다.

책 속에서 알게 된 저자를 만나는 것도 대단히 훌륭한 일입니다. 사실 아무리 창의적인 창업일지라도 자신이 처음하는 분야는 없습니다. 대부분 누군가 시작한 일일 것입니다. 현존해 있는 사례를 만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이 있겠습니까? 무조건 만나는 것보다 질문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SNS시대라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습니다. 인터뷰요청을 자신감 있게 하십시오. 그리고 일과 삶에 대한 질문을 세심하게 준비하시는 것이 짧은 시간에 좋은 효과를 거두시게 될 것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전문가 인터뷰의 가장 큰 목적은 창업에 대한 지혜나 노하우보다 그 전문가와의 관계를 만드는데 있다는 점입니다. 그 네트워크가 창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에 관련된 질문 만큼 삶에 대한 관심 어린 질문도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일의 본질은 삶에 있습니다. 그가 어떻게 성공했는지는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에 반영되지 않겠습니까? 인생의 비전인 창업을 준비하며 삶의 변화를 미뤄두어선 안될 것입니다.

자신을 찾아 자신감을 회복하고 전략독서를 통해 생각을 바꾸면서 전문가와 멘토를 중심으로 한 나만의 네트워크를 만난 후 사업아이템과 전략을 구상하시기 바랍니다.

 

글. 김형환 교수 (한국경영리더십 컨설팅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