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화 사회, 조직 내 가장 큰 갈등의 원인?

김희봉 작가 '비보직 고경력자'의 인식에 대한 논문 게재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수치적 성과가 아닌 리더의 동기부여!

2024-12-13     이성현 기자

김희봉 작가가 지난 8월 ‘초고령화 사회의 리더십 이슈에 관한 탐색적 연구: 조직 내 비보직 고경력자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을 게재했다.

김희봉 작가는 교육공학박사로 공주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윤리 교육과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국방대학원 및 한양대학교에서 리더십(M.A)과 교육공학(Ph. D)을 전공했다. 그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군(軍), 대학교, 컨설팅사, 대기업 등에서 HRD 컨설팅, 교육과정 개발, 강의 및 코칭 등을 수행했다.

아울러 대한리더십학회 상임이사와 한국인적자원관리학회 편집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휴먼웨어101’ ‘다시 강단에서’ ‘리더스타그램’ ‘HRD연구방법가이드’ 등의 저서를 발행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지난 8월 새로운 논문을 게재했다. ‘초고령화 사회의 리더십 이슈에 관한 탐색적 연구: 조직 내 비보직 고경력자에 대한 인식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해당 논문은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는 현 한국의 사회 상황에서 등장한 인구 비중의 특이점에 주목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1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 중 50대는 859만 314명(16.6%)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뒤에는 50대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1980년대 생의 밀레니얼 세대가 조직 내 리더로 유입되는 비중이 증가하고,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1970년대 생의 X세대 구성원은 리더에서 ‘비보직 고경력자’로 전환된다. 이는 경력과 연차는 높지만 리더의 직함은 달고 있지 않은 구성원을 의미한다. 더군다나 인구통계학적 추이로 보 면 비보직 고경력자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인으로는 단순한 인구 구조 문제만이 아닌 이에 따른 조직 개편과 조직 및 직급체계의 단순화 등도 수반된다. 그리고 경제 불안정으로 인해 개인적으로도 창업이나 이직 등의 변화보다는 고용안정과 정년퇴직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기 때문도 그렇다.

이는 수직적인 관계에 익숙한 구성원과 그렇지 않은 젊은 구성원 사이에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중/장년층 구성원은 자신보다 젊은 리더와 함께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과 당혹감을 느껴 리더의 말을 무시하거나 자신의 경험을 앞세워 고집을 굽히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대로 젊은 리더는 이들에게 답답함과 반감을 느껴 조직에서 방관하거나 방치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이는 단순히 조직 내 갈등에서 확장되어 세대 간 갈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조직의 성과창출은 물론 조직 구성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김희봉 작가는 개방형 설문과 집단면접, 심층면접 등을 통해 조직 내 확산되고 있는 비보직 고경력자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을 살펴봤다. 그리고 이를 통해 조직 내 비보직 고경력자와 함께 일하는 방법 및 리더십 발휘를 위해 제안하기도 했다.

본격적인 연구로 들어가서, 연구에 참여하는 대상은 총 21명으로 팀장 경험이 있는 비보직 고경력자 4명과 경험이 없는 비보직 고경력자 4명, 참고집단으로 현재 보직자인 팀장 5명과 비보직 저경력자 8명을 선정했다. 먼저 연구대상인 비보직 고경력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2022년 3월 21일부터 28일까지 12명을 대상으로 개방형 설문을 실시했다.

이후에는 비보직 고경력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에 대한 확인 및 구체적인 의견을 듣기 위해 3명을 대상으로 90분간 집단면접을 실시했다. 마지막으로 집단면접에서 도출된 내용을 정리하여 팀장 3명과 팀원 3명 등 총 6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그렇게 진행된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개방형 설문에서 비보직 고경력자에 대한 이미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측면(30%)보다 부정적인 측면(70%)이 강한 편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특히 팀원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이들에 대한 문제 및 이슈는 비보직 고경력자인 당사자들의 개인 측면(52.3%)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에 대한 기대사항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조직 측면에서의 요구(45.7%)가 이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들이 업무적 측면(78.7%)에서 가치를 창출하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조직 내 비보직 고경력자들이 조직에 기 여할 수 있는 방안도 조직이나 제도 측면(18.7%), 관계적 측면(20.8%) 보다 업무적 측면 (60.4%)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비보직 고경력자는 개인적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조직적 측면에서, 특히 업무적으로는 확실히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집단면접에서는 업무적, 관계적, 개인적의 3가지 측면에서 비보직 고경력자가 조직에 기대하며 요구하는 내용이 드러났다. 먼저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성공과 실패 사례와 조직 특화 지식 및 기술 공유, 현장 문제 해결, 전문분야에 대한 컨설팅 등 일하는 방법에 대한 전반적인 교육에 대한 기대를 표명했다. 한편 그들이 조직에 요구하는 내용은 새로운 업무부여, 구체적인 지시, 명확한 성과목표 제시, 프로젝트 기반 업무부여, 도전적 과제 부여 등이었다.

관계적인 측면에서 비보직 고경력자가 기대하는 것은 개인의 경험과 사례 등에 대한 소 통, 멘토 및 업무 코치로서의 역할, 인적 네트워킹 형성 등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인정 및 배려, 심리적 거리감 해소, 구성원들의 외면 해결방안 등에 대한 요구 또한 나타났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비보직 고경력자의 역량개발 기회 부여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열정 부여 방안, 박탈감 최소화, 자존심 보호 등을 요구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비보직 고경력자의 기대와 요구에 비해 조직 내에서 이들에 대한 부 정적인 측면의 선입견과 편견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위축되거나 소극적인 모습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여진다.

심층면접을 통해서 비보직 고경력자의 조직기여방안을 살펴보기도 했는데, 먼저 비보직 고경력자의 강점으로는 업무적으로 문제해결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있으며, 전체적인 방향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업무의 핵심 및 그것의 흐름과 분위기를 잘 파악한다는 것도 도출되었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조직의 내외부에 있는 다양한 인맥을 강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조직이나 업무에 대한 암묵지를 지니고 있고 대체로 원만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제시되었다.

반대로 이들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저경력자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형평성이 결여된 업무분배, 이로 인한 업무과중, 느린 업무속도 및 팀 업무에 대한 관심 부족, 자기중심적인 요구 등이 도출되었다.

위 두 가지를 고려하여 조직 내 비보직 고경력자가 업무적인 측면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결과물 창출이 가능한 업무 부여 및 수행, 암묵지 전수, 대/내외적인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할 등이 제시되었다. 관계적인 측면에서는 팀장을 지원하고 후배들의 고민에 대한 조언 등이 제시되었다.

김희봉 작가는 연구를 끝내며 비보직 고경력자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발휘 제안을 건넸다. 먼저 이들의 경력성공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수치적인 성공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성취감과 책임감, 인정 등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여 조직에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 방안으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활동 수행, 외부 관계의 확대 및 유지 그리고 내부로부터의 인정 등을 제시했다. 또 비보직 고경력자들이 지니고 있는 지식과 경험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여 개인의 직무 자율성에 영향을 주고 업무 중 혁신행동을 촉진할 수도 있다.

이에 더해 조직 내 비보직 고경력자들에게 조직 내 지식과 경험의 ‘연결자’라는 새로운 역할을 부여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이들은 리더에게는 모범형 팔로워가, 후배들에게는 중간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모범형 팔로워로서 리더와의 관계와 자신의 업무에 있어 소신있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중간 리더로서 구성원을 위해 헌신하고 만족을 주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또한 연결자로서 업무적, 관계적인 측면에서 보다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다. 업무적인 측면에서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나 경험을 필요로 하는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이끌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상급자로부터의 지시를 넘어 업무와 관련된 후배들로부터의 요청에 부응하고 조력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