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구로 불렸지만, 나답게 살기로 결심했다”

컨테이너 한 칸에서 시작해 2,000평 원스톱 물류서비스 기업으로

2025-04-10     정다운 필진기자

 

“그래, 난 호구였다. 대신 끝까지 해봤다.”

누구는 ‘호구’라 불렀고, 누구는 “왜 네가 그걸 해?”라며 비웃었다.
남들이 피하는 일에 먼저 손을 들었고, 대가도 없이 일하면서 “너 바보냐?”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지금, 그 '호구'는 2,000평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대표가 됐다.
책상머리에서 이론만 배우던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던, 물류 현장의 바닥에서부터 기어오른 남자.
박정욱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담은 첫 책, 『나는, 호구였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단순한 자서전이 아니다.  한 청년이, 스스로의 한계를 무너뜨리고 인생의 주도권을 쥐기까지—그 치열한 생존기를 기록한 실전형 성장 리포트다.

"성공보다 성장, 체면보다 실전, 가식보다 실천.”
말보단 행동으로 증명해온 박정욱 작가의 진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첫 책 『나는, 호구였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박정욱 작가: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제 인생에 대한 ‘중간요약보고서’ 같은 겁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편안한 길을 걸어본 적이 없거든요.
어릴 적엔 아버지를 술집에서 업고 집으로 데려오던 게 일상이었어요. 누렇게 변한 밥을 씹으며, 다음 끼니는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그 시절. 중학교 2학년 때는 몰래 중국집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고등학교 땐 택배 상하차장을 다녔죠. 누가 시켜서 한 것도 아니에요. 


Q. 책 제목부터 강렬합니다. ‘호구’라는 단어에 어떤 의미가 있나요?
박정욱 작가:

제가 일하던 택배 상하차장에서는 ‘관리자 일까지 도와주는 애’를 ‘호구’라고 불렀어요. 저요. 제가 바로 그 ‘호구’였습니다.

어떤 선배가 말했어요.
“너 진짜 호구냐? 누가 시켰냐고.”

근데 전 알고 싶었어요. 왜 저 사람은 이 위치에서 일할까?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지? 호구라는 말을 듣더라도, 저는 도와주면서 배우는 걸 택했습니다. 그게 언젠가는 나를 바꿔줄 거라 믿었거든요.

결국, 그 ‘호구’가 20살에 물류센터 반장이 됐고, 스물넷에 대기업 본사 직원이 됐습니다.


Q. 대기업 입사 후에는 어떤 일이 있었나요?
박정욱 작가:

정말 열심히 했어요. 입사 2년 만에 최고 고과인 ‘SSS’를 받았고요. 그런데 이상하더라고요. 아무리 성과를 내도, "고졸"이라는 단어 앞에선 다 무의미했어요.

진심으로 일했는데도, 성장에는 벽이 있더군요.
그때 확신했어요. 이건 불리한 게임이라는 걸.

그래서 회사를 나왔고, 가진 거라곤 상하차장에서 쌓은 현장 경험 하나뿐이었지만, 그걸 믿고 사업을 시작했어요.

Q. 사업의 시작도 순탄하지 않았겠네요.
박정욱 작가:

컨테이너 한 칸짜리 창고에서 시작했어요.
한겨울엔 너무 추워서 컴퓨터가 켜지지도 않았고, 전화 받을 때 손이 얼어 말이 안 나올 정도였어요.

“그래도 뭐 어때, 다시 시작하면 되지.”
그게 제 마인드였어요. 그리고 그게 지금의 ‘신성코퍼레이션’이라는 회사를 만든 원동력이에요.


Q. 지금은 어떤 사업을 운영 중인가요?
박정욱 작가:

원스톱 물류서비스기업 신성코퍼레이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경기도 양주에 2,000평 규모의 자가 물류센터를 구축해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35명의 직원과 함께 3PL 전문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모든 게 쉽지 않았지만, 돌아보면 다 의미 있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배는 항구에 있을 때 가장 안전하지만, 그게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니잖아요.”
저도 파도를 맞아야 의미 있는 인생이라고 생각해요.


Q.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박정욱 작가:

『나는, 호구였다』는 단순한 회고에세이가 아닙니다.
이 책은 제 인생을 통과하며 느낀, 하나의 질문이에요.

“성공할래? 성장할래?”

성공은 외부의 기준이지만, 성장은 내 안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전 성공보다 성장을 택했습니다. 매일 부딪히고, 실천하고, 넘어지면서도 다시 일어났어요.

그 경험이 언젠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누군가 지금 바닥에 있다면, 그 바닥이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걸 제 이야기를 통해 말해주고 싶어요.


Q. 책의 수익을 기부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박정욱 작가:

네. 이 책의 인세 수익은 청소년의 꿈을 지원하는 디딤돌 푸른나무재단에 전액 기부됩니다.

어릴 때부터 사회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그 응원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고 싶습니다.
어떤 아이에게는 이 책 한 권이, 그 인세로 받은 작은 장학금이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고 믿어요.


Q.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박정욱 작가:
나는 ‘호구’로 불렸던 시간 덕분에, 나답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지금 어디에 있든, 어떤 상황에 있든,
누군가가 나를 무시하고, 환경이 불리하다고 느껴지더라도
그 순간에 나를 포기하지 않고 부딪혀보는 것.
그게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독고다이가 아닙니다.
당신의 이야기도, 반드시 누군가에게는 살아갈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