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놀라로 7만 건 판매…’마진보다 고객’을 선택한 모노무브 정다솜 대표
인공 감미료·합성첨가물 없는 건강한 그래놀라 브랜드 ‘조니스그로서리’ 누적판매 7만 건, SNS 누적 조회수 150만 회…결국 답은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 전달 모노무브 정다솜 대표 "당장의 마진보다 고객이 중요” 찐팬 몇 명이 만든 7만 건의 성과 비결? "고객을 믿었기에 가능했다"
[사례뉴스=김주연 인턴기자] 그래놀라가 단순한 건강 간식이 아닌 ‘프리미엄 간편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인공 감미료와 첨가물을 배제한 제품들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가운데, 모노무브의 그래놀라 브랜드 ‘조니스그로서리’는 1년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7만 건을 기록하며 급성장했다.
브랜드를 이끄는 정다솜 대표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식품 브랜드로 전환한 창업자다. SNS 콘텐츠와 CRM 마케팅, 고객과의 정성 어린 소통으로 브랜드 팬덤을 만들어낸 그의 전략과 철학을 직접 들어봤다.
Q. 화장품 브랜드 ‘호호히’에서 시작해, 지금은 그래놀라 브랜드 ‘조니스그로서리’를 운영 중입니다. 사업 전환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처음엔 5년간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한 경험을 살려 샴푸바 브랜드를 창업했어요. 그런데 “먹는 것만큼 우리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분야는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속 가능한 삶에 기여하고 싶다는 저의 방향성과 식품 사업이 잘 맞는다고 느꼈고, 그렇게 조니스그로서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초기엔 화장품과 식품을 병행했지만 지금은 선택과 집중을 위해 그래놀라 브랜드만 운영하고 있어요.
Q. ‘납작 그래놀라’라는 제품이 독특합니다. 기존 제품과 어떤 차별점이 있습니까?
제가 원래 과자를 굉장히 좋아해요. 특히 과자 대신 그래놀라도 자주 먹었는데, 자잘하게 부서져 있어서 손으로 먹기는 불편하다고 늘 느껴왔어요. 그래서 ‘그래놀라를 큼직한 청크 형태로 만들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우유에 넣지 않아도 간편하게, 과자처럼 먹을 수 있도록요. 바삭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 ‘납작하게’ 만든 것도 한국인의 취향을 반영한 결정이었습니다.
Q. 창업 이후 가장 어려웠던 의사결정은 무엇이었습니까?
사실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늘 결정의 연속이에요. 다만 기준은 명확합니다. ‘이 결정이 우리 브랜드가 지키고자 하는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는가’예요.
저희 아버지가 하신 말씀 중에 “오늘 당장 조금의 마진을 잃을지라도 사람을 얻는게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어요. 그 문장이 늘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당장의 이익보다 고객과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믿어요.
Q.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신세계 백화점 본점 등 많은 팝업스토어를 운영하셨습니다. 팝업 스토어 마케팅을 통해 어떤 소구점을 발견하셨습니까?
우선 백화점 팝업 스토어를 통해서 고객님들의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물론 온라인 리뷰를 통해서도 고객 피드백을 받을 수 있지만, 대화를 통해서 얻는 피드백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팝업 이외에도 비건 페스타나 플리마켓처럼 여러 오프라인 현장에서 고객분들을 만났는데요. ‘어떻게 먹으면 좋은지’, ‘어떻게 먹는 게 맛있는지’ 같은 내용을 질문하시는 걸 보고, 아직 그래놀라에 생소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때 얻은 인사이트를 통해서 상세 페이지나 SNS에 그래놀라와 함께 먹기 좋은 과일, 우유 및 요거트와의 조합 등을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게 됐어요.
Q. 컬리, 네이버스토어, 쿠팡 로켓배송처럼 다양한 유통 채널에 입점해 계십니다. 온라인 시장에서 가장 효과적이었던 고객 마케팅과 고객 반응이 궁금합니다.
타겟 마케팅을 기반으로 꾸준히 크리에이터 협업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어요. 크리에이터분들께 제품을 선물로 보내드리면 다양한 조합으로 그래놀라 먹는 법을 소개해 주시는거든요. 가끔씩 전혀 생각지 못한 조합을 알려주셔서 깜짝 놀라기도 해요. 크리에이터분들의 콘텐츠가 바이럴되면서 자연스럽게 브랜드 홍보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8살 쉐프 에이든’님과 릴스 콘텐츠 협업을 했었는데 그게 10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했어요. 유튜버 ‘휘토피아’님과 협업한 유튜브 콘텐츠는 롱폼임에도 불구하고 48만 회를 기록했는데요. ‘내 가족에게 주고 싶은 설탕 없는 그래놀라’라는 저희 핵심 메시지를 기반으로, 가족 구성원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한 덕분인 것 같아요.
CRM 마케팅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아무래도 식품은 재구매 주기가 빠르고, 마음에 들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특성을 가진 카테고리잖아요. 고객님들의 리뷰에 답글을 다는 것부터, 불편 사항에 대한 응대를 모든 업무에서 가장 우선순위로 두고 모든 고객에게 진심 다해서 소통하고 있어요.
저희는 네이버 도착 보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도서·산간 지역을 제외하고는 구매하신 다음 날 제품을 받아 보실 수 있어요. 그런데 한 고객님의 주문 건이 택배사 측의 지연 문제로 다음 날 저녁까지도 배송이 안된거예요. 친구들과 여행에서 나눠 먹으려고 구매했는데 예상 도착일에 도착하지 않아서 아쉬워하셨어요. 다행히 고객님 댁이 저희 물류센터에서 멀지 않아서 다음 날 아침에 물류센터가 문을 열자마자 퀵으로 제품을 보내드렸습니다. 고객님은 기차 여행길에 늦지 않게 그래놀라를 받으셨고 친구분들과 맛있게 나눠드셨다고 말씀해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Q. 지금까지의 사업 과정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고객님들께서 ‘조니스 그래놀라 너무 맛있어요’, ‘몇 번째 재구매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달아주신 댓글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아무리 열심히 기획하고 만든 제품이라고 해도 아무도 찾지 않으면 소용이 없잖아요. 제품 기획 의도를 알아채시고 재구매 해주시고, 심지어는 해외에서 오셔서 잔뜩 구매를 해주실 정도로 저희 제품과 브랜드를 좋아해 주시는 고객님들께 정말 감사하죠.
’사업을 할 때 몇 명의 찐팬이 있으면 성공한다’는 말을 책에서 처음 봤을 땐 안 와닿았는데, 이제는 그 의미를 알 것 같아요. 찐팬 고객분들이 창업자에게 동기부여와 일을 해낼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사업이 지속되는 것 같거든요. 덕분에 창업자도 스스로를 더 믿을 수 있게 되어서 좋은 브랜드가 유지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오직 고객만 생각하는 마음’으로 사업을 운영한 덕분에 현재까지 누적 판매 7만 건과 2천 개가 넘는 고객 리뷰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차기 시장 확장 계획이 궁금합니다. 해외 진출 등 구상하고 계신 사업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미국에서 구매 문의가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요. 저희 제품이 많이 달지 않고 담백하게 고소한 맛인데, 그런 맛의 제품이 미국에서 흔치 않아서 찾아 주시는 것 같아요. 미국은 그래놀라류 소비가 워낙 활발한 지역이기 때문에 첫 해외 진출 국가로 미국을 생각하고 있고, 현재 KOTRA를 통해서 미국 현지와 소통 중이예요.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경영자와 리더분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나의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만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람찬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우리가 가려는 길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언젠가는 반드시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라 생각해요. 우리 같이 힘내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