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은 왜 '더나은 가치'에 주목해야 하는가?

[전통시장과 경영]

돈만을 좇던 시절, 그리고 새로운 질문

저는 한때 돈을 버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했습니다. 자영업을 시작하며 “장사만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게 문을 열었습니다. 처음 1~2년은 장사가 잘되어 자신감도 생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왜 돈을 벌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지 않은 채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결국 5년 만에 매너리즘과 무기력에 빠졌고, 사업의 쓴맛을 보며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실패가 남긴 선물, 공감의 눈으로 시장을 바라보다

사업 실패 후, 저는 전통시장에서 매니저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노점 상인들은 인생의 마지막 희망을 전통시장에 걸고 다시 일어서려는 분들이었습니다. 시장의 30%가 노점상인이고, 이분들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딛고 또다시 희망을 품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좌절을 겪었기에, 그분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상위의 가치, 더 나은 시장을 만드는 힘

전통시장의 상인회는 일반 회사와 다릅니다. 각 상인이 스스로 대표가 되어 모인 조합이기에,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 나은 가치에 동의할 때 시장은 발전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는 건물주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상인도 많지만, 저는 시장에서 다시 일어서며 ‘내 자식이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그리고 또다시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이 공간이 소중한 곳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커졌습니다.

사례 : 클래식 콘서트, 시장에 울려 퍼진 더 나은 가치

어느 날, 시장을 둘러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늘 일에만 몰두하고, 서로를 격려 하거나 기쁨을 나누는 자리가 없을까?” 시장은 늘 바쁘고, 상인들은 각자의 생계를 위해 치열하게 살아 갑니다. 저는 이곳에 ‘쉼’과 ‘감동’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상인들과 손님 모두가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함께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흥정 클래식 콘서트’였습니다. 이 공연은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모여 서로를 격려하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상인과 손님이 함께 웃고 감동받으며, 시장이 단순한 판매의 공간이 아니라 더 큰 가치를 품은 공동체임을 모두가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더 나은 가치에 동의하는 시장, 진짜 성공을 만든다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닙니다. 이곳은 상인과 손님, 그리고 지역사회가 신뢰와 공감, 공헌의 가치를 나누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시장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공은 우리 모두가 ‘더 나은 가치’에 동의하고, 이를 실천할 때 비로소 가능합니다. 저는 실패와 좌절을 겪고 다시 일어서는 이들과 함께하며, 시장의 미래를 위한 공헌에 동참할 때 전통시장이 진정한 성장의 길을 걷는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의 시장, 지역의 소중한 경제자산입니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판매의 공간을 넘어, 지역을 지탱하는 중요한 경제적 자산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시장의 더 나은 가치를 공감하고 지키려는 마음을 가질 때, 시장은 세대를 넘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모두가 상위의 가치, 즉 더 나은 시장을 만드는 힘에 동의하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이것이 바로 전통시장이 진짜 성공하는 길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