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나] 온라인+오프라인=‘온라이프’ 시대를 대비하라

리테일 혁명이 만드는 새로운 미래, ‘온라인 쇼핑의 종말’

2019-03-06     곽성규 기자
[책만나] "바쁜 경영자들이 시간을 아껴 매일 짧은 기사를 통해 쉽게 책을 만날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미지 제공=예스24]

“리테일 산업과 서비스 분야는 앞으로 10년 내 새로운 경제질서인 온라이프 리테일(Onlife retail)에 완전히 넘어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쇼핑이 온라인, 오프라인 판매채널과는 더 이상 관계없는 완전한 형태로 온라이프 경험세계로 탈바꿈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유럽연합 e-커머스 집행위원장 출신으로 메크로폴리스라는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던 선도적인 e-커머스 사업가였던 바이난트 용건의 2019년 1월 저서 ‘온라인 쇼핑의 종말’은 위와 같이 주장하며 “앞으로 10년 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통합된 온라이프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빅데이터, loT, 가상현실 증강현실, 3D 프린팅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들이 디지털 경제와 결합해 새로운 경제, 새로운 비즈니스, 새로운 소비자를 만든다. 온라인 쇼핑에서 시작된 디지털 경제는 과거 우리와 익숙한 오프라인 경제와는 전혀 다른 경제와 비즈니스를 초래했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승자독식으로 이어진 플랫폼 경제는 아마존?알리바바 등의 리테일 ‘타이탄’들의 등장으로 귀결됐고, 언제 어디서나 접속되는 디지털은 소유보다 이용에 기반한 공유경제의 출현으로 이어졌음을 설명하며 “이제 온라인은 단지 쇼핑을 하고 정보를 검색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관계의 장이자 사회적 생활의 공간이다”고 정의한다.

 

아마존?알리바바 등 거대 기업들 ‘소비자의 가치까지’ 제품에 반영…벨류체인 독점하며 등 비즈니스 영역 ‘파괴’

 

실제로 아마존?알리바바 등 거대 리테일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1995년)의 소비욕망을 기꺼워하며 충족시키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개인 맞춤화 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안하고,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마찬가지로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무료 반품 정책을 도입하고, 더 빠른 배송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책은 “이들 기업들은 더 나아가 소비자의 가치까지 제품에 반영하고자 한다”며 “지구 자원의 효율적 사용을 지지하는 소비자들의 가치를 사업영역 전체에서 도입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제조업체까지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위)과 알리바바(아래) 홈페이지.

리테일 타이탄 기업들은 모든 상품을 모두에게 파는 기업으로, 벨류체인이 모든 역할을 혼자 도맡는 기업으로 변모했다. 책과 CD를 팔던 아마존은 식료품에서 약품까지 팔지 않는 것이 없으며, 전자상거래 사이트가 아니라 클라우드 호스팅?홈 스피커 등 기술 영역에서 물류까지 모든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저자는 “리테일 타이탄의 부상은 기존 벨류체인 전체의 역할분담을 붕괴시키고 과거 패션, 보석과 같은 상품과 서비스에 따라 나뉘었던 비즈니스 영역을 파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게다가 에어비앤비?우버와 같은 공유경제의 등장은 이런 파괴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자는 “앞으로 소비의 주축이 될 밀레니얼 세대가 이들 기업에 보이는 호감은 기존 리테일 업체에게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경쟁에 뒤처지지 않고 쫓아갈 것인지, 기존 오프라인 매장이 가진 장점을 새롭게 구현해 경쟁력을 갖출 것인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화두를 제시한다. 현재 시장에서 구글과 같은 거대기업도 수년 내 전례 없을 정도의 커다란 리테일러가 될 것이라고 선언하고 있다.

 

디지털화가 바꿔놓은 대변혁, 온라이프화 시대에 맞는 기업인들의 리더십 스타일?안목이 필요

 

이 책은 결국 거대 담론의 차원에서 새로운 경제가 등장한 배경과 특징, 그리고 이 새로운 경제하에서 부상한 새로운 소비자, 그리고 이 경제가 우리 삶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고 있다. 특히 현재 리테일 분야의 최강자들인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등의 전략을 소개할 뿐 아니라 이들 기업의 압도적인 위력 앞에서 자신만의 장점을 개발해 분투하고 있는 소규모 리테일 기업들의 전략과 사례도 풍부하게 담고 있다. 유럽연합 e-커머스 집행위원장 출신인 저자 스스로가 아마존?구글 등의 거센 공세에 맞서 분투하는 유럽 산업의 고민 당사자 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미지 제공=예스24]

“리테일의 세계는 합리적으로 생각하면 언제나 이해하기 쉬운 곳이었다. 모든 플레이어는 자신이 맡고 있는 영역을 잘 알고 있었다. 바이어는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을지 계절에 따라 해마다 네 번 결 정하면 되었고, 여행사는 계절에 맞춰 홀리데이 브로셔를 산뜻하게 갖춰놓았으며, 보험회사는 기존의 친숙한 것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내용으로 보험약관을 정기적으로 작성하곤 했다. 인터넷과 디지털화는 그런 세상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 전례 없을 정도의 대변혁이 일어난 것이다”

 

“온라이프화가 사회전반으로 퍼져나가자 노동시장과 교육에 관해 서 새로운 종류의 조직과 새로운 시각이 요구되고 있다. 피고용인은 창조적인 전문가를 필요로 하는 사회의 요구에 부합해야 하고, 기업인은 격변의 시대에 어울리는 리더십 스타일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내용들은 새로운 물결이 도도하게 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혁명의 변방에 있는 우리에게 간과하지 말아야 할 통찰력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카풀?의료산업화 논란 등 우리 사회는 기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지 못해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물론 한 사회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느 정도 갈등은 불가피 하지만,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할 기업들에게 그러한 지체는 큰 손실을 안겨줄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도 최근 신세계 그룹이 1조 원을 투자해 전자상거래 기업을 세우고, 쿠팡은 또다시 2조 원을 유치해 물류 최강자의 자리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G마켓, 11번가, 인터파크, 위메프, 쿠팡 등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다 롯데, 신세계 등 전통적 유통 강호들이 건재한 한국에서도 리테일 대전이 임박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다.

 

“보아야 할 곳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춘다면, 새롭게 부상하는 세계를 볼 수 있다.”

 

"보아야 할 곳을 볼 줄 아는 안목을 갖춘다면, 새롭게 부상하는 세계를 볼 수 있다.” 마틴 루터 킹은 인종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면서 이 말을 했지만,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현시대 경영자들에게도 유효한 문구다.

저자가 이 책의 시작에 인용한 문구다. 마틴 루터 킹은 인종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면서 이 말을 했지만, 미래의 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현시대 경영자들에게도 유효한 문구이다. 이 책을 통해 그 새롭게 부상하는 비즈니스 세계를 미리 대비하는 안목을 갖추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