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컨퍼런스 D-23 칼럼] 충성고객 만드는 차별화된 접근 전략, ‘고객투시경’

“고객은 구별해보지 않으면 실제 매출 발생 고객과 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모른다”

2019-04-17     곽성규 기자

CC컨퍼런스 D-Day 칼럼 : 2019년 5월10일 전국 카테고리 챔피언 기업들의 모임인 제2회 CC컨퍼런스 전 경영자·독자들과 함께 사전 경영지식을 공유하며 함께 배워봅니다.

고객투시경의 핵심은 차별화 전략으로 로열티고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사례뉴스

종로에서 20년째 다이아몬드 유통업을 하고 있는 H대표는 수백 개의 소매상들과 거래를 하고 있다. 양성화된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이 회사를 모르면 간첩이라고 할 정도로 오랜 기간 동안 좋은 평판과 명성을 가지고 고객을 관리해 왔다. 하지만 오프라인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고객의 구매 패턴이 바뀌면서 소매상들의 빠른 흥망에 새로운 영업 전략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고객을 구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 번째는 다이아몬드 시장 전체에 가망 고객을 정리하였다. 수천 개 기업이 리스트업 되었다. 두 번째는 우리 회사를 알고 있는 업체를 리스트업했다. 천여 곳이 드러났다. 세 번째는 한 번 이상 거래가 있는 곳을 리스트업 했다. 수백 곳이 되었다. 네 번째는 최근 3년간 반복해서 일정 금액 이상으로 거래가 있었던 곳을 정리했다. 백여 곳이 정리되었다. 다섯째는 최근에 성장하면서 회사의 핵심고객이 되었거나 장기간 로열티가 쌓인 거래처를 정리했다. 결국 40여 곳이 정리되었다.

 

결국 40여 거래처가 이 회사의 핵심 거래처임을 재확인하고 가장 먼저 거래처 방문 리스트에 올렸다. 그리고 H대표는 이곳에 집중하기로 하고 영업 본부장은 4단계 고객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팀원들에게 맡겼다. 이전에는 고객의 요청이나 필요에 따라 방문하던 거래처를 전략적으로 우선순위를 두고 방문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영업 실적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어떤 거래처들은 대표가 찾아와 준 것 자체만으로도 감사해서 발주를 하더라는 후문도 있었다.

 

고객은 구별해보지 않으면 실제 매출 발생 고객과 인지 고객이 누구인지 모른다. 고객 투시경은 가망고객에서 로열티 고객에 이르기까지 고객을 5단계로 구분하여 단계별로 차별화된 접근 전략을 사용할 것을 알게 해주는 도구이다.

 

‘고객투시경’은 고객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도구…“갭을 줄여 충성(로열티) 고객을 확보하라”

 

‘고객투시경’이란 우리 기업의 고객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도구로, 고객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마케팅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고객관계 전략을 시행하는 것이다. 목적은 다음과 같다.

· 우리기업의 고객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 고객을 특성에 맞게 구별하여 고객의 니즈에 맞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을 기획하고 실행함으로 로열티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투시경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우리기업의 고객이 누구인지 정의하고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 경험고객을 기준점으로 재구매고객, 로열티 고객의 수치를 파악한다.

· 양적 & 질적 기준의 3대 지표를 가지고 로열티 고객의 등급을 규정한다.

· 정의한 로열티 고객을 관리하기 위한 차별화된 고객 포트폴리오 전략을 세팅한다.

· 세팅된 전략을 수행하면서 개선해 간다.

 

일반적으로 고객은 5단계로 분류할 수 있다.

· 잠재 고객: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에 대한 답이다.

· 접촉 고객: 선호 전 인지가 되어야 한다. 인지도 선호도가 브랜드 파워이다.

· 경험 고객: 접촉한 후에 한번 구매해 본 고객이다.

· 재구매 고객: 경험 고객이 어떻게 다음에 다시 이용하게 할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다. 경험 고객이 재구매 고객이 될 수 있다.

· 로열티 고객: 최종적으로 충성 고객을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를 방어하는 고객이다. 아이폰 쓰는 사람들은 아이폰 욕하면 화내면서 방어한다. 자기들이 브랜드를 방어, 추천, 광고하는 사람들이 충성 고객이다.

고객투시경에서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갭'이다. ⓒ사례뉴스

고개투시경의 포인트는 갭을 줄여 충성(로열티) 고객을 확보?유지하는 것이다. 각 고객단계의 갭을 줄여야 한다. 이 때, 가장 먼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갭1'이다.

· 갭1: 재구매고객을 로열티고객으로. 관계 강화가 비결이다.

· 갭2: 경험고객을 재구매고객으로. 제품의 품질이 좋아야 한다.

· 갭3: 접촉고객을 경험고객으로. 판매 사원의 서비스가 좋아야 한다.

· 갭4: 잠재고객을 접촉고객으로. 홍보를 통해 인지가 되어야 한다.

 

3레벨 차등혜택 부여의 스타벅스?품질과 기능성으로 재구매 고객 이끄는 유니클로…“방문판매도 '고객투시경' 강화하기 위한 방법”

 

스타벅스는 Welcome, Green, Gold의 3가지 레벨로 나누어 차등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구매 고객이 로열티 고객이 된다. 유니클로는 좋은 품질과 기능성을 강조하여 경험 고객이 재구매 고객이 되게 만들고 있다. 매장의 판매사원이나 보험설계사는 친절한 서비스와 찾아가는 서비스로 접촉 고객을 경험 고객으로 만들고 있다.

고객투시경으로 갭을 줄인 스타벅스. ⓒ사례뉴스

아마존닷컴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고객을 구분하였다. 고객의 성(sex), 나이, 재산 정도, 직업 등 구매와 관련된 모든 기준을 바탕으로 어떠한 환경의 고객이 ‘어떤 물건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 또는 ‘어떤 물건을 많이 사는지’, ‘현재의 트랜드가 고객에게 맞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고객에게 맞는 ‘판매전략’을 세운다. 아마존닷컴의 '고객구분전략'은 매출의 70% 이상을 재구매 고객으로 만들었으며, 이는 온라인 쇼핑 업계의 재구매율 평균 2배 수준이다.

 

매일유업은 2007년, CRM(고객관계관리)실을 개설하고, 로열티고객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신제품이 나오면 로열티고객들에게 보내준다. 제품을 배송할 때 대표이사의 감사 편지를 동봉하기도 한다. 출산을 마친 부모들에게는 아이들 교육을 위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한다.

 

다비스 다비아몬드는 양성화된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국내 1등이다. 언더 마켓이 90%이다. 거래하는 전국 대리점이 500개 정도 된다. 다비스 다이아몬드의 사장은 경영전략을 매출이 가장 높은 60개 매장에 집중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이렇게 방문을 시작한 것만으로 매출이 150%가 되었다. '사장님'이 왔다고 그 자리에서 주문을 하였다.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낙원상가와 방산시장도 고객투시경에 적합한 이벤트를 했다. 낙원상가는 ‘낙원의 고수와 함께하는 추억의 악기 수리’ 이벤트를, 방산시장은 ‘포포남녀 박람회’ 개최했다. 어느 기업이나 현재 로열티 고객을 가지고 있더라도, 아직 접촉 조차 하지 못한 잠재 고객과의 접촉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지속적으로 다음 세대의 잠재 고객을 로열티 고객으로 만드는 점에서 낙원상가와 방산시장의 이벤트는 의미가 있다.

 

골드만삭스, 네이버 등 내로라 하는 기업들이 앞다투어 투자를 하고 있는 배달의민족도 처음에는 잠재 고객을 접촉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전단지를 구할 수 있는 오피스텔과 아파트 단지에 직접 발품을 팔았다. 전단지를 주우면 고객정보를 일일이 입력해 고객과 접촉할 준비를 했다. 김봉진 대표는 “우리는 대형포털이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에 주목했다. 말 그대로 그냥 일일이 줍는 일이었다”고 사업 초기를 회고했다.

 

이런 흐름에 따라 그간 온라인 채널에 밀려 고전하던 '방문판매' 사업자도 최근 '사람이 직접 가져다주는' 편리성을 앞세워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방문판매 채널을 활용해 자사 제품뿐 아니라 협약을 맺은 다른 회사 제품까지 판매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제품이 생산되자마자 이른 시일 안에 소비자에게 전해지는 방문판매의 장점 때문에 이미 유통 장악력을 지닌 대형 식품 회사들도 우리와 손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는 방문판매 채널을 활용해 고객투시경을 고도화하고 있다. [사진=한국야쿠르트]

아모레퍼시픽도 화장품 방문판매를 하는 '아모레 카운셀러'의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80년대 1만 6000여 명에서 2004년 2만 7000명으로 늘어난 카운셀러는 2016년 12월 기준으로는 전국적으로 약 3만 5000여 명이 활동 중이며, 방문판매 경로의 고객만 약 240만 명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 측은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매출 비중은 줄었지만, 매출액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방문판매 채널의 중요성을 이전과 동일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방문판매도 결국 고객투시경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렌털 전문업체 코웨이의 방문판매원 '파랑새'는 평균 연령이 28세로 이뤄져 있다. 이들은 전국 9개 지역에서 4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유통채널과 달리 방문판매는 필요한 물건을 직접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고객의 시간과 노력을 아껴준다"며 "넘쳐나는 제품 가운데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줄 수 있고, 쌓은 신뢰는 재구매와 추천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고객기준지표=우리 기업의 동반자는 누구인가

고객은 RFM이라는 양적 지표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RFM이란 최근에(recency), 얼마나 자주(Frequency), 얼마나 많이(Monetary) 구매했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질적 지표를 함께 고려한다면 더 장기적인 고객 관리가 가능해진다. 바로 가치 적합성, 전략 적합성, 성장 가능성을 함께 보는 것이다.

 

고객포트폴리오=동반자에 집중하라

고객기준지표에 따라 동반자, 루키, 친구, 동창생의 네 가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 동반자: 구매 경험이 있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 동반자이다.

· 루키: 구매 경험은 적지만, 성장 가능성이 많다.

· 친구: 구매 경험은 많으나, 성장 가능성은 낮다.

· 동창생: 둘 다 낮다.

고객 포트폴리오 전략은 결국 '동반자'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사례뉴스

고객 포트폴리오 전략=동반자에게 참여와 차등 혜택을 주라

고객관계 5단계 모델과 포트폴리오 전략을 기업에 맞게 적용해야 한다. 동반자에게는 '참여와 혜택'을 줘야 한다. 행사 안내, 마일리지, 가격 혜택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온라온 쇼핑몰에 들어가면 등급에 따라 가격 자체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고객 데이터 베이스를 통합하는 것이다. 통합한 고객 데이터를 양적, 질적 기준에 따라 분류하고, 로열티 고객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단계와 단계의 갭을 줄여 결과적으로 다수의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이 마케팅의 핵심이다. 이것이 될 때, 피터드러커의 말이 실현될 수 있다.

 

"마케팅은 판매를 불필요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