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만나] 고객들이 더 나은 모습의 ‘자기다움’을 갖도록 도우라, ‘마케팅이다’

“고객들이 어떻게 꿈꾸고, 결정하고, 행동하는지 배워서 그들의 꿈을 실현시키고, 변화를 일으켜라“

2019-04-23     곽성규 기자
[이미지=교보문고]

“우리가 한 일이 문화가 되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들 때 개선이 이뤄진다. 우리가 섬기는 사람들의 꿈이 실현될 때 개선이 이뤄진다. 마케터들은 이런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개선할 수 있다. 더 나아지기 위한 길을 나누는 것이 마케팅이다. 당신은 그렇게 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마케팅 구루’로 불리는 경영컨설턴트 세스 고딘은 그의 2019년 수작 ‘마케팅이다’에서 마케팅의 본질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지금까지 우리가 접했던 마케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보통 사람들에게 평범한 물건을 팔기 위해 돈을 들여서 그들의 주의를 끄는 방법은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에 맞는 것이 아니라 구시대의 유물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저자는 궁극적으로 마케팅을 통해 사람들이 어떻게 꿈꾸고, 결정하고, 행동하는지 그 양상을 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이를 통해 고객들이 더 나은 모습의 자신, 그들이 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되도록 돕는다면 당신은 진정한 마케터”라고 규정한다.

 

책은 대다수 마케터는 근본적으로 같은 느낌을 전달한다며, 다만 다른 방식, 다른 서비스와 제품 그리고 이야기로 그 일을 할 뿐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다른 순간에 다른 사람들을 위해 그 일을 할 뿐이라고 지적한다. 책은 “사람들에게 소속감, 유대감, 평온함, 위상이나 다른 바람직한 감정을 안겼다면 가치 있는 일을 한 셈”이라며 “당신이 판매하는 대상은 사람들이 이러한 감정을 느끼는 데 필요한 것일 뿐이다”고 전한다. 책에 따르면 결국 ‘누구를 위한 것인가’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이 2가지 질문이 우리가 내리는 모든 결정을 이끈다.

[이미지=교보문고 책소개 동영상 화면캡쳐]

“당신의 진정한 팬이 될 1,000명을 골라야 한다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우선 그들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들이 꿈꾸는 것, 믿는 것, 원하는 것을 토대로 선택하라. 다시 말해서 인구집단이 아니라 심리집단을 기준으로 삼아라. 눈의 색깔이나 약지의 길이를 기준 삼아 사람들을 한데 묶을 수 있듯이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기준으로도 묶을 수 있다.”

 

“가능한 많은 고객을 대상으로 삼으면 거절당하기 십상이다. “싫어요.”라는 합창에 귀가 멍해질 것이다. 이런 피드백은 직접적이고, 감정적이며, 구체적일 것이다. 수많은 거절을 당하다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추려고 모서리를 깎아내게 된다. 끝까지, 누구보다 잘 맞추려고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저항해야 한다. 당신의 제품은 거절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적지만 당신의 세계관에 동조하고 열광하는 고객, 애초에 섬기려고 했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책은 다수의 마케터가 가격을 내리고 더 많은 기능을 부여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 ‘멍청한 생각’이라며 “사람들은 그것보다 훨씬 비논리적이고 비합리적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구매를 결정한다”고 조언한다. 자신만의 특이한 경험, 자신이 원하는 욕구, 감정, 누리고자 하는 위상을 더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로 삼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금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단지 남보다 먼저 새로운 것을 가질 수 있다는 만족감으로 결제 버튼을 누른다. 책은 “마케터는 이러한 사람들을 범주화하고 묶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나와 같은 사람’ 즉 ‘우리’를 아주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그 고객들의 특정한 심리를 읽어내고 그들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을 강조한다.

 

“새로운 것과 재미없는 것은 쉽게 공존하지 않아…고객 기꺼이 돕고자 하는 서비스의 자세, 문화 통해 변화 일으킨다는 자세 받아들이면 전환 일어난다”

 

“마케터인 우리는 개 사료의 질을 높이는 일이 누구를 위한 혁신인지 혼동하면 안 된다. 이것은 개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주인을 위한 것이다. 개 사료를 파는 회사의 마케터는 매출을 늘리려면 맛을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려면 개들이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 사실 정답은 반려견의 주인들이 사고 싶어 하는 사료를 만드는 것이다.”

개가 좋아하는 사료가 아니라, 개의 주인들이 사고 싶어하는 사료를 만들어야 잘 팔린다. [이미지=지니제니]

책은 구체적으로 ‘개 사료 마케팅’의 예를 들며 “100가지 요소(단, 맛은 아님)를 토대로 개 사료를 선택하는 반려견 주인처럼 당신이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도 단지 가장 저렴하다고 물건을 사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감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마케터들에게 “당신이 나아갈 극단을 선택하면 당신이 고려해야 할 시장이 어디인지 알게 된다”며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고 설명한다.

 

누구나 모두를 대상으로 삼고 싶어서 재미없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싶을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일단 크게 욕먹을 일이 없다. 긴장을 유발하지 않는다. 모두가 만족하면 누구도 불만을 갖지 않으니까 모두를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다. 문제는 그런 재미없는 제품에 만족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시장은 정체되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것과 재미없는 것은 쉽게 공존하지 않는다”며 “재미없는 것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당신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피한다.”고 조언한다.

 

“당신의 일은 나무와 같다. 그 뿌리는 꿈과 욕망이라는 흙 속에서 살아간다. 모두의 꿈과 욕망이 아니라 당신이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의 꿈과 욕망 말이다. 당신의 일이 일용품 수준이라면, 뻔한 수요를 충족하려는 약삭빠른 대응이라면, 당신의 뿌리는 깊이 뿌리내리지 못한다. 나무는 높이 자라지 못할 것이고, 설령 높이 자라더라도 중요하거나, 유용하거나, 지배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못할 것이다.”

 

책은 결국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제품을 사게 만들어야 해. 마케팅에 문제가 있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경영자 중심적, 자기중심적인 생각임을 지적하며 “우리가 추구하는 문화의 목적은 자본주의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니다”고 일갈한다. 저자는 “오히려 자본주의의 목적이 우리가 만들려는 문화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고객을 기꺼이 돕고자 하는 서비스의 자세, 문화를 통해 변화를 일으킨다는 자세를 받아들이면 전환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이미지=교보문고 동영상 화면캡쳐]

이제 당신이 경영자?마케터 라면,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내 말을 듣게 만들고, 입소문을 퍼뜨리고, 팔로워를 늘리고, 잠재 수요를 매출로 연결하고, 더 많은 고객을 찾고,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까.’ 이제 이렇게 묻지 말고, ‘어떤 변화를 일으켜야 할까’라고 물어보자.

 

결론적으로 당신이 섬기고자 하는 사람들, 타깃이 되었으면 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오직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 더 중요한 일에 더 집중하게 된다. 그리고 그래야만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