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사부의 마케팅 인사이트] 혁신적인 신제품은 왜 실패 확률이 높을까?

전문가 칼럼 : 맹명관 전 포스코 전략대학 전임교수

2019-08-05     맹명관 객원기자
스티브 잡스. [출처=이야기가 있는 블로그]

한 시대를 풍미한 애플의 스티브잡스는 '이 제품'을 보자마자 곧바로 6300만불 투자를 제의했다. 이 제품은 또한 아마존 창립자 제프베조스로부터 ‘혁명적인 제품’이라 칭호를 받았으며, 전설적 투자자인 존도어로부터 실제로 8억달러를 유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인터넷 보다 휠씬 중요한 발명품이라 격찬을 받았음에도, 놀랍게도 6년동안 고작 3만개 밖에 팔리지 못했으며 오늘날에도 틈새시장에서만 쓰이고 있다.

 

요즘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확장되고 있는 '세그웨이(Segway, 전동이동수단)'에 대한 얘기이다.

세그웨이 실제 제품 모습 [이미지=위키피디아]

세그웨이의 초기실패 원인은 먼저 '발명가의 편협성'에 있다. 처음 발명한 사람 자신이 "수없이 많은 개구리에게 입맞춤을 해봐야 그중에 왕자 하나만을 찿을 수 있다"며 실험적·개방적인 시각을 피력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아이디어에 도취 돼 다른 아이디어에는 관심도 없었다. 심지어 아이디어 도용이 두려워 소비자들의 반응도 무시해 버리고 말았다. 

 

아무리 제품과 서비스가 탁월해도 시장에서 써주지 않는다면 결국 무용지물이라는 '마케팅 상식'을 뛰어넘지 못한 케이스다. 

 

신제품의 90%는 기존 제품 성능을 개선하거나 제품 계열을 확장한 것일 뿐

그러면 왜 이렇게 혁신적인 개발품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일까? 사실 신제품 중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세계 최초의 제품'은 전체의 10%에 불과하고, 대부분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제품 계열을 확장한 경우의 신제품이 대부분이다. 

 

더 나아가 가격인하 정책이나 기존시장에 새로이 진입한 경우일 경우 기대이상의 효과를 얻기가 더욱 쉽지 않다. 쉽게 이야기하면  혁신적이라 말하면서 기존제품과 별로 차별화하지 못해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제품이 태반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신제품 개발의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을까?

 

시장여건과 고객요구·변화 수용 못하면 '전기자동차'·'코카콜라'라도 결국 실패 해

 

먼저 시장과 경제여건을 살피고 고객요구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일례로 1830년~1910년대 '전기자동차'는 부유층과 여성이 선호했으며 주행거리도 50~60km로 1912년 판매의 절정을 이뤘다. 그러나 1920년 미국 텍사스 원유발견으로 휘발유 가격인하 및 내연기관의 대량생산 구축으로 가솔린 자동차에게 시장과 고객을 다 빼앗기게 됐다.

1830년대 처음 발명되기 시작한 전기자동차의 모습 [사진출처=오토트리뷴]

펩시를 견제하기 위해 신제품을 출시하다 실패한 코카콜라의 사례의 경우 고객의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알려준다. 지난 1985년 코카콜라는 당시 시장점유율 위기로 역사상 가장 큰 위험을 감수하며 99년간 유지해왔던 코카-콜라 레시피를 변경해 ‘뉴코-크’라는 신제품을 출시했지만, 기존 오리지널 코카콜라를 고객들의 전례 없는 강력한 항의와 저항으로 결국 출시한지 79일 만에 기존의 코카콜라를 다시 생산하겠다고 발표하게 된다. 

1985년 출시됐다 실패로 마무리 됀 코카콜라의 신제품 '뉴코크'의 당시 광고 포스터 [출처=코크 스토리]

혁신적인 신제품이 지켜야 할 또 다른 사안은 '너무 앞서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1988년 ’미국의 꿈 터커‘라는 영화로 알려진 '터커토르페도'라는 자동차는 헬리콥터 엔진을 개조한 알루미늄엔진 장착과 충돌대비 계기판에 완충제 사용, 실내공간 앞뒤로 강철격벽설치 등으로 현재의 시각으로 봐도 손색없는 미래자동차를 출시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생산 회사에 따르면 이 제품은 시장과 고객의 수준을 한참 앞서가 고객들이 수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한다. 더구나 경쟁사인 빅3사(GM,포드,크라이슬러)의 견제로 1948년 이 회사는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혁신적인 명차로 기대됐으나 결국 판매에는 실패한 터커페르페도 [이미지 출처=유튜브]

 

'개발역량'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가치와 필요 파악'…시장 흐름 대처 '순발력'도 필수

 

결론적으로 말해 제조사의 '개발 역량'보다, 얼마나 시장과 '고객의 가치와 필요에 맞는 제품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혁신 신제품'의 성공 유무가 결정된다. 

 

아울러 고객의 소리를 정확히 듣고 시장의 흐름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순발력'도 신제품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황금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필진 : 맹명관 전 포스코 전략대학 전임교수 
'마케팅 스폐셜리스트' ,'맹사부'로 불리는 맹명관 교수는 20여년 경력의 카피라이터 출신이자 IT융합공학박사로, 마케팅인사이트의 구루로 알려져있다. 또한 50여권의 저서를 가지고 있는 '현직 마케터'다. 

주요 경력
현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 전임교수
(주)아이티티마케팅 고문
삼성멀티캠퍼스 전임교수 /JTBC 스타트업빅뱅심사워원
전 포스코전략대교수 / 전 현대카드자문위원

주요 저서
중국을 팔고 세상을 얻다
결핍이 에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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