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게임의 주도권을 빨리 움켜쥐는’ 억만장자 기업가들의 비밀

“전세계 2200명 뿐인 억만장자들은 누구나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파괴적인’ 전략을 구사한다!”

2020-01-23     곽성규 기자
전세계의 억만장자 기업가들. ⓒ사례뉴스

“부유한 선진국에서 태어난 사람만 억만장자가 될 수 있다는 건 근거 없는 고정관념이다. 개발도상국은 경제적으로 선진국보다 훨씬 빨리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좋은 기회를 찾을 확률도 높다. 그 증거로 2016년에 아시아의 억만장자 수는 북미의 수치를 넘어섰다. 고국을 떠나 자수성가한 억만장자들의 비율이 매우 높다는 것도 놀라운 사실이다. 이들은 가난하거나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서 무일푼으로 이민해 막대한 부를 쌓을 방법을 찾아냈다.”

 

왜 어떤 사람은 매일 허우적거리면서 사는데도 인생에서 원하는 지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왜 지금보다 더 높이 도약하고 싶지만 늘 똑같은 상태에 머무르는 걸까. ‘21세기의 나폴레온 힐’이라 불리는 현 시대 최고의 비즈니스 구루 중 한 명인 라파엘 배지아그는 지난 5년간 미국, 유럽을 비롯해 한국, 태국, 중국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직접 취재한 끝에 최고 자산가들의 20가지 성공전략을 책, ‘억만장자 시크릿’을 통해 밝혀냈다.

책 ‘억만장자 시크릿’의 저자 라파엘 배지아그의 테드(TED) 강연 모습. [유튜브 화면캡쳐]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 백만장자는 4,700만 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있는 백만장자만 무려 74만 명이다. 이처럼 이제 경영의 세계에서 백만장자가 되는 것은 이제 특별한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억만장자, 한화 약 1조 1,000억 원 이상을 가진 수조 원대 자산가는 몇 명일까. 고작 2,200명, 전 세계 인구의 0.00002% 뿐이다.

 

모두들 똑같은 하루 24시간을 사는데 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표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반면 어떻게 어떤 사람은 수만 명이 일하는 조직을 만들고 수십만 년이 걸려 만들어낼 가치를 단 한 번의 생에 창조할 수 있는 것일까. 이렇게 상상해보자. 만약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동네 조기축구회의 아마추어 선수에게 배우겠는가, 세계적인 스타 리오넬 메시에게 배우겠는가. 대부분 후자를 선택할 것이다.

만약 누군가에게 축구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동네 아마추어 축구회에서 배우겠는가 아니면 리오넬 메시에게 배우겠는가. [출처=교보문보 카드뉴스]

‘억만장자 시크릿’의 저자인 라파엘 배지아그는 1990년대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사업을 성공시켜 백만장자가 됐다. 그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며 “모든 억만장자들은 백만장자였던 시절이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과 달리 자신은 억만장자로 도약하지 못하고 제자리를 지키는지 궁금했다. 많은 사람들이 백만장자 정신을 찾지만 그보다 뭔가 더 새로운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성공의 프로’, 즉 최고로 많은 수익을 낸 기업가들에게서 직접 비결을 알아내기로 마음먹고 5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끈질기게 인터뷰와 취재를 계속 요청한 끝에 저자는 카카오 김범수 의장을 포함한 스물한 명의 억만장자들을 직접 만났다. 그 결과 라파엘은 “국적도, 업계도 모두 제각각이었지만 스물한 명의 슈퍼리치들에게는 놀랍게도 나름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며 “그 특성은 타고난 게 아니라 누구나 배우고 훈련할 수 있는 간단하고도 파괴적인 전략들이었다”고 밝힌다.

 

“그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순수하고 엄청난 끈기를 발휘해 비범한 성공을 거뒀다”

억만장자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순수하고 엄청난 끈기를 발휘해 비범한 성공을 거뒀다. [출처=비지베타]

“억만장자들이 많은 돈을 물려받은 다음 거기에 약간의 행운을 더해 돈을 불려가는 식으로 경력을 쌓아나간 게 아니다. 내가 만난 억만장자들은 모두 자수성가한 사람들이었다. 그중 일부는 극도로 가난한 환경에서 태어나 절망적인 상황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따라서 만약 그들이 젊었을 때의 모습을 봤다면 별로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억만장자들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순수하고 엄청난 끈기를 발휘해 비범한 성공을 거뒀다.”

 

모두가 비슷한 수명으로 똑같은 시간을 사는데 어떤 사람은 목표를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방황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수만 명이 일하는 조직을 만들고 평범한 사람이 수십만 년 걸려 만들어낼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억만장자 시크릿’의 저자 라파엘 배지아그는 “만약 억만장자들의 이야기가 나와는 상관없는 너무 먼 소리처럼 느껴진다면 아직 포기하기는 이르다”며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억만장자에 대한 고정관념은 잘못된 것이 많다”고 강변한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억만장자 기업가로 꼽히는 리카싱 청쿵그룹 회장. 그는 중학교 중퇴 학력으로 세계적 부호의 자리에 올랐다. [출처=KBS]

라파엘은 “억만장자라고 하면 부모에게서 부유한 자산을 물려받고 엘리트 코스를 정식으로 거쳤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통계적으로 봤을 때 전 세계의 억만장자 중 70% 이상이 자수성가했으며 북미보다 아시아에 억만장자가 더 많다”며 “심지어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한 억만장자들도 있다”고 설명한다. 일례로 시리아 유목민 고아로 태어나 글로벌 건축기업 알트라드 그룹의 회장이 된 모헤드 알트라드나 인도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40대에 미국에서 첫 회사를 창업해 억만장자가 된 나빈 자인은 악조건에서도 꿈을 이룬 케이스다.

 

그렇다면 이렇게 놀라운 결과를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천문학적인 돈을 번 억만장자들은 역설적으로 돈 때문에 움직이지 않았다. 라파엘은 “‘부자라면 돈 계산에 밝을 것이다’라고 여길지 모르지만 사실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게임의 재미’”라며 “어떤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해결해나가는 일 자체를 즐긴다”고 밝힌다. 그는 “그리고 이들은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게임의 주도권을 빨리 움켜쥔다”고 말한다.

억만장자들은 관습에 순응하지 않고 게임의 주도권을 빨리 움켜쥔다. [출처=이미지 투데이]

“잭 코윈도 비슷하게 생각한다. 코윈에 따르면 젊음의 흥미로운 점은 자기가 모르고 있다는 걸 모른다는 것이다. 즉, 젊음의 패기가 우리를 산에 오르게 만들지만 우리는 그 산이 얼마나 높은지 모른다. 코윈은 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제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우리는 지금의 절반도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는 정말 많은 실수를 저질렀고 너무 빨리 확장했죠. 하지만 우리는 살아남았습니다. 우리는 선두에 있었어요. 지금이라면 폐업시킬 경쟁자들이 있었겠죠. 우리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살아남았다면 성공한 것입니다.’”

 

책, ‘억만장자 시크릿’은 이처럼 우리가 그동안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성공에 대한 상식을 뒤엎고 남다른 목표, 끝없는 열정, 스마트한 습관이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성공의 비결을 분석하고 있다. 저자인 라파엘 배지아그는 “관성에서 벗어나 한 번도 꿔보지 않았던 꿈을 꾸고 뜨거운 열정으로 밀어붙인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거대한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하지만, 검소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겸손한 태도로 주변을 바라본다”

검소한 억만장자.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커의 식사모습. [출처=피클]

억만장자들에게도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최고의 성공을 만들어낸 그들의 ‘습관’이다. 라파엘은 “억만장자들은 자신이 세운 규칙을 엄격하게 따른다”며 “이들은 절대 어떤 것도 낭비하지 않으며 극도의 효율성을 추구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늘 이른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운동을 빼먹지 않고 독서를 즐긴다. 또한 빈곤 근절, 암 치료, 기후변화 해결 등 거대한 목적을 가지고 사업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검소한 생활방식을 유지하며 겸손한 태도로 주변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예를들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금융서비스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설립자 피터 하그리브스는 10년 전에 산 38달러짜리 구두를 즐겨 신고 8년 된 프리우스를 직접 몰고 다닌다고 한다. 인도의 거대 소프르웨어 회사 인포시스의 설립자 나라야나 무르티는 사업을 시작할 때 산 방 세 개짜리 아파트에서 아직까지 살고 있다. 라파엘은 “억만장자들은 중요한 것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디테일한 부분까지 계산해서 리스크를 관리한다”며 “하지만 그 밖의 것에는 에너지를 아껴 최대의 성과를 낸다”고 설명한다.

억만장자들은 중요한 것은 누구보다도 철저하게 계산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그 밖의 것에는 에너지를 아껴 최대의 성과를 낸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사실 억만장자가 될 기회가 지금처럼 많았던 적은 역사적으로 없었다. 그리고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전통적인 부자들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맨손에서 부를 일궈낸 신흥부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하면 그 길이 분명히 보일 것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통해 한국 사회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지배하는 김범수 의장을 예로 들어보자. 그의 동기는 성공 중심에서 영향력 중심으로 바뀌었다.

 

김범수의 경력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단계는 한게임을 시작했을 때다. 그때 그의 주요 관심사는 성공, 많은 돈을 벌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 등이었다. 반면 두 번째 단계인 카카오는 다양한 부문에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리고 김범수는 영향력을 이용해 이 세상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싶어 한다. 카카오의 특이한 점은 한국 정부보다 더 빨리 전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며 그는 때로 이에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언더백 경영자들도 더 큰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