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체험’ 인성교육·‘꿈 찾기’ 진로교육 통해 아이들이 행복하고 목표 있는 삶 살도록 돕죠”

전희일 월드유스비전 이사장 “청소년 문제 잡으려면 ‘학교 밖’ 제대로 된 지도자들 키워내야”

2020-02-26     곽성규 기자
25일 송파구 사무실에서 사례뉴스와 인터뷰를 진행중인 전희일 월드유스비전 이사장. ⓒ사례뉴스

“인성교육을 어떻게 할 것인가 고민한 결과, 단순한 이론 교육으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그래서 숲 체험 교육을 시작했어요. 실제로 보호관찰 아이들, 학교폭력 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더니, 놀라운 변화가 있더라구요. 그때부터 진로와 더불어서 숲 체험을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실내에 있는 게 아니라 밖에 나오고, 자연 속에서 선생님들과 명상도 하고, 숲 걷기도 하고, 하루 3시간씩 그렇게 12회기 정도로 지속적으로 하니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사단법인 월드유스비전의 전희일 이사장은 지난 25일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 인성교육에서 특화된 숲 체험교육의 효과성에 대해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회복 능력과 집중력, 인간과 인간과의 감수성도 있고, 그렇게 하면서 인성이 형성되는 것”이라며 “숲 체험 교육을 실제적으로 해 봤더니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더라”고 말했다.

 

월드유스비전은 지난 2018년 10월에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정부의 지정을 받았다. 사단법인으로 처음 만든 건 지난 2006년 3월9일이다. 하지만 그 전에 전희일 이사장은 94년부터 비영리 단체인 ‘한국 청소년 사랑회’로 활동을 시작했다. 30대까지 공무원 생활을 했던 그가 갑자기 40세에 신학을 하고 목회를 하면서 이런 활동들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30대에 공무원 생활을 했던 전희일 이사장은 개인적인 일을 계기로 40세에 신학을 하고 목회의 길을 걸으며 지역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례뉴스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고등학교 동기가 일을 돕다가 친구가 나를 배신하고, 집도 날리고 아파트도 날리고 그러면서 제 생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을 믿게 되었고, 목회는 당시 다니던 교회의 담임 목사님이 권유하셔서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사실 직장을 나오면서 3년 동안 방황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주님께서 환상을 보여 주셨어요. 하늘로부터 예수님이 비춰주시는 빛을 제가 온 몸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목회자의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94년도 3월경 목회 지역을 서울 송파구 마천동으로 옮기게 된 전 이사장은 그 곳에서 장애인들과 빈민들을 많이 보게 됐다. 특히 이들의 자녀들이 많이 방황하며 살고 있는 모습을 적나라 하게 보게 된다. 전 이사장은 “지하실에서 본드를 하고 혼숙하고 가출하고 그렇게 사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 친구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처음엔 지역 목사님들에게 함께 돕자고 했는데 반응이 좋진 않았다. 그래서 혼자서 사회단체로 만들게 된 것”이라고 사연을 털어놨다.

 

우선 바로 시작한 게 성교육과 혼전순결 서약운동이었다. 서울시의 지원을 받으며 가출 청소년 찾아주기도 진행했다. 97년 8월부터는 마천 회관도 위탁을 받아 청소년 아이들의 쉼터로 운영했다. 야학도 진행했다. 그러면서 청소년 지도자 교육도 진행을 하게 되었다. 전 이사장은 “청소년 문제를 잡으려면 무엇보다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당시 지도자라고 하면 학교 교사가 전부였고, ‘학교 밖’의 제대로 된 지도자를 키워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 되었다”고 말했다.

 

‘학교 밖에서 아이들의 진로를 잘 잡아주는 것’이 월드유스비전의 역할…연간 250개 초등?중학교와 함께 프로그램 진행

월드유스비전의 다양한 활동들. ⓒ사례뉴스

“월드유스비전이란 이름은 ‘한국의 청소년들을 잘 훈련시켜서 세계적인 지도자가 나오게 하자’란 의미로 지었습니다. 이름처럼 초창기 때는 청소년 보호 쪽이었지만, 이들의 역량을 개발해서 진로를 찾아가는 것과 목표 있는 삶을 살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 학습코칭 지도사와 진로코칭 지도사 과정도 개발했어요. 무엇보다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꿈이 없으니까 목표가 없으니까 우왕좌왕하게 돼서 본인이 뭘 할지를 모른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월드유스비전의 역할은 ‘학교 밖에서 아이들의 진로를 잘 잡아주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진로 박람회, 진로 강사 교육과 다양한 꿈 찾기 프로그램들을 계속해 왔다. 학교 밖 교육이지만 사실 학교를 직접 찾아가서 하고 있다. 1년에만 무려 250개 정도의 초등?중학교와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한다.

 

재작년부터 시작한 법무부 보호관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숲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 냈다. 전 이사장은 “일부 아이들은 교사 선생님들과 프로그램이 끝나서도 검정고시를 같이 봐서 5명이 다 합격하게 됐다”며 “프로그램이 끝나서도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변화되는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전희일 이사장은 아이들이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개별적으로 관계를 맺으면서 변화되는 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뿌듯하다고 전했다. ⓒ사례뉴스

“현재 예비 사회적 기업 단계 인데, 올해 사회적 기업이 되려고 합니다. 명실공히 기업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비즈니스 모델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추진 중인 건 지역 도시숲을 활용한 놀이시설 설치 제작입니다. 국내 모든 영역에 공공 구매할 수 있는 스마트한 놀이시설을 만드는 일입니다. 4차산업혁명이 들어간 놀이시설을 개발하고 설치?보급하려고 합니다.”

 

25년 넘게 단체를 유지해 왔지만 무엇보다 전 이사장이 주목하는 것은 ‘지속성’이다. 사실 이 부분 때문에 단체 형태를 ‘사회적 기업’으로 만드려고 하는 것이다. 그는 “사단법인으로서 재정적인 한계를 느꼈다”며 “앞으로 수익 모델을 잘 만들어서 철학은 유지하되, 경영이 좀 활성화 돼 주면 청소년들과 지역사회를 위해 더 가치 있는 일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