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아이 성장 위해 시작한 사업…까다롭다는 ‘엄마’ 고객들에게 인정 받았죠”

이규용 ㈜눈금 대표 “어린이 성장장애는 갑자기 발생하는 질병과 달라 지속적인 관리 해줘야”

2020-04-23     곽성규 기자
이규용 (주)눈금 대표. ⓒ사례뉴스

“제게 초등학교 1~2학년 두 딸이 있는데, 저를 닮아 키가 큰것 빼고는 너무 마르거나 체중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우연히 아이들 성장 진단을 받는 병원에서 아이들이 동일 연령대비 너무 커서 문제라고 하셨어요. ‘왜 관리를 안 해줬냐’ 말씀을 하시면서요. 그때 성장은 갑자기 발생하는 질병과 다르게 지속적인 관리를 해줘야 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당연히 저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구요.”

 

‘우리 아이 성장주치의’란 구호를 가진 ㈜눈금의 이규용 대표는 지난 7일 사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업을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회사명인 ‘눈금’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금’쪽 같은 내 아이‘란 의미로, 과체중?저신장?성조숙증 등 급증하고 있는 어린이 성장 장애를 전문가의 1:1 비대면 영양식단 및 코칭을 통해 개선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 ’임상영양사‘를 포함한 내부직원 4명과 3명의 ’영양매니저‘가 프리랜서로 함께 일하고 있다. 법인을 설립한 지는 6개월 정도 됐다고 한다.

 

이규용 대표는 사실 현재 사업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했었다. 작년 퇴사직전까지 계속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한 10년차 광고인 출신이다. 공동창업자인 김윤경씨와 현대자동차 계열의 한 광고대행사에서 같이 근무하다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사내 스타트업을 운영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 눈금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한다.

눈금의 공동창업자인 김윤경씨(왼쪽에서 두번째 여성분)와 눈금 직원들이 회의를 하는 모습. ⓒ사례뉴스 

“최종 투자심위 위원회를 통과해 작년 10월, 모회사의 투자를 받아 최초로 스핀오프(독립분사)를 한 케이스에요. 현대차 계열인 만큼 자동차 관련된 아이템이 많았는데, 최종 투자를 받아 독립한 건 저희 어린이 성장 관리 서비스여서 모두들 의아해 하셨죠. 심의위원들께서 저희 아이를 위한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진정성’을 높게 평가하셨던것 같습니다.”

 

이렇게 가치 중심으로 시작한 회사다 보니 눈금은 무엇보다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 대상 중 가장 까다롭다는 ‘엄마’ 고객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품목 중 가장 까다롭다는 ‘아이들 식단’을 상품으로 하기 때문에 ‘공감’, ‘전문성’, ‘정직함’을 최우선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이 대표는 “아이와 부모의 고민을 모두 ‘공감’하여, 영양전문가를 중심으로 ‘전문성’있는 서비스를, 그 모든 과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정직하게’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장에서 고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데 신경쓰고 있다. 베타 테스터로 참여한 ‘맘’들은 가능하면 직접 컨택했고, 거리가 멀어서 어려우면 ‘유선’으로라도 직접 피드백을 듣고 있다.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고객들의 문제를 1대1로 직접 해결해 주고 있다.

이규용 눈금 대표(사진 가운데 남자분)는 고객들의 문제를 최대한 1대1로 직접 해결해 주려고 한다. ⓒ사례뉴스

“직접 만나뵜던 ‘워킹맘’ 중 아이가 잘 먹지를 않아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시던 분이 있으셨어요. 사실 저희는 처음부터 집중했던 건 오히려 과체중, 소아비만이었는데, 잘 먹지 않는 아이를 비대면으로 코칭하는게 가능할지 의구심이 있었어요. 하지만 논문 등을 찾아보고 편식이 심한 아이를 단계적으로 관리하는 ‘푸드브릿지’라는 영양기법을 찾고 연구한 끝에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그 워킹맘은 저희 서비스의 가장 충성도 있는 고객이 되셨어요.”

 

“아이들 성장에는 ‘영양’에 대한 전문성이 가장 중요…장기적으로 ‘운동’?‘수면’관리 서비스까지 확대할 것”

 

“현재 많은 건강관리 서비스들이 성인대상이거나, 영유아(초등취학 이전시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요.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죠. 때문에 영유아 검진 이후 성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어린이(만5세~10세)시기에 지속적인 관리가 부족한 상황인데, 이 때문에 많은 고객들이 ‘눈금’ 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이 대표는 고객들이 눈금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했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특별한 지식’보다 본질에 집중한 전략이 유효했다는 것. 이 대표는 “어린이 성장의 3요소인 ‘영양’, ‘운동’, ‘수면’만 잘 관리해도 ‘과체중’, ‘성조숙증’과 같은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중 저희가 집중하는 건 아이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양’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규용 눈금 대표(사진)는 아이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양’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했다. ⓒ사례뉴스

고객 모두가 전문가가 될 수 없으니 가장 필요한 요소의 전문가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에 따라 만족도와 수익성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논리다. 이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현재 제공하는 ‘영양’을 포함하여 어린이 성장 관리라는 컨셉에 맞게 ‘운동’, ‘수면’관리까지 확대하고자 한다”고 포부도 밝혔다. 현재의 눈금은 제공하는 ‘영양식단’ 서비스를 완조리 제품으로 직접 받아 볼수 있는 ‘HMR(가정대체식)’ 배달까지 심화하는 것을 단기 목표로 삼고 있다.

 

“약 10만 개의 음식 데이터를 5개 기준을 통해 식단을 추출해 내는 과정에 A.I(인공지능)를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 입니다. 조금씩 다를 수 밖에 없는 영양사분들의 식단을 상향 평준화하고 그 과정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줄 수 있죠. 그러기 위해서 우선 양질의 막강한 음식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데이터 구축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위한 이같은 노력을 하고 있는 ㈜눈금의 직원들은 엄마와 아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해야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인성과 사람에 대한 자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대표는 “일은 배울 수 있어도 이 두가지 요소는 배워서 되는 건 아니다”며 “이 부분을 이력서?자소서만으로 판단하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딱딱한 인터뷰보다 기존 멤버들과 캐쥬얼한 티미팅 등을 통해서 다각적으로 보고 있다”고 채용방식을 설명했다.

(주)눈금 직원들의 자유로운 업무 및 회의 모습. ⓒ사례뉴스

그렇지만 한번 채용한 사람은 부족하거나 실수가 많아도 최대한 포용하려는 인재경영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사람마다 인풋대비 아웃풋이 나타나는 변곡점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은 그 시기가 조금 늦어도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며 자기도 그런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눈금은 인재들이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실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근무 제도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오전 8시~10시 사이에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운영하는 자율출근제와 원격근무, 휴가를 1/4일까지 나눠 쓸 수 있는 ‘쿼더-데이오프’ 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근무시간내에서는 ‘코워킹 스페이스’ 내에서 흩어져서 자유롭게 일한다. 이 대표는 “때때로 직원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를때도 많다”며 웃었다.

 

지식경영을 위한 노력도 잊지 않는다. 이 대표는 눈금 멤버들과 함께 월 1회정도 다 같이 국회도서관 방문한다. 그는 “국회 도서관은 다양한 출판물 뿐 아니라 국내 거의 모든 논문들이 비치되어 있어 정보로는 국내 최고 수준인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도 종종 자료를 찾기 위해 방문하는데 사회 초년생 때 사수에게 호되게 배운 결과 물”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