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라이딩으로 알아보는 제약이론(TOC)

이스라엘의 물리학자 Goldratt 박사가 1974 개발한 경영이론인 제약이론(TOC : Theory of Constraints)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이다.

2020-06-15     우대희 기자
이렇게 좋은 날에는 야외활동을 하고 싶어진다.

따사로운 햇빛이 비취는 봄을 지나 이제는 완연한 여름에 접어드는 6월, 주말이 되면 SNS에는 어김없이 자전거 동호회의 라이딩하는 사진들이 올라온다.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은 차를 끌고 경기 외곽의 국도를 다니면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일렬로 줄을 지어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국도에는 따로 인도나 자전거도로가 없기 때문에 별 수 없이 차도로 다니게 되는데, 이 줄이 길면 길수록 자동차 운전자는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여러명의 동호회원들이 빠르게 달리면서도 줄의 길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떻게 해야 빠르게 달리면서도 자전거 줄의 길이는 늘어지지 않을까?

첫 번째, 속력이 가장 느린 사람이 무리 전체를 인솔한다.


가장 먼저, 우리는 각 사람의 라이딩 평균속력이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앞 사람이 빠르게 달리고, 뒷 사람이 느리게 달린다면 거리가 벌어져 줄의 길이가 늘어나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따라서, 줄이 길어지지 않게 하려면, 평균속력이 가장 느린 사람의 속도에 모두가 맞추어야 한다.


속력이 가장 느린 사람이 맨 앞자리에서 무리 전체를 인솔한다면 자연스럽게 무리 전체의 속력은 가장 느린 사람에게 맞춰지게 되고, 그게 무리 전체가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는 속력이 된다. 만약, 가장 느린 사람이 무리의 중간에 있다고 한다면, 가장 느린 사람을 포함한 그 뒤의 사람들은 가장 느린 사람의 속력에 맞출 수 밖에 없고 결국, 무리 전체의 속력은 가장 느린 사람에게 맞춰지게 되고, 줄의 길이만 길어지게 된다.

속력이 가장 느린 사람에게 모두가 맞춰야 줄이 늘어지지 않는다.

두 번째, 변수를 최소화시킨다. 특히 인솔자의 변수를 신경써야 한다.

라이딩을 하며 산 중턱을 올라가다보면, 그 때부터 라이더들은 충(蟲)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혹시라도 벌레가 눈에 들어가게 된다면, 잠깐 자리에 멈춰서 눈을 비비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 만약 자전거 바퀴에 펑크가 나거나 체인이 풀린다면 앞사람과의 거리는 한 없이 멀어지게 된다. 이런 변수들을 막기 위해서 사람들은 고글을 쓰기도 하고, 중간 중간 쉬면서 자전거를 점검하기도 한다.


이런 변수는 특히 인솔자가 조심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소 뒤쳐지더라도 본인의 실력을 발휘해서 따라잡으면 되지만, 무리 전체의 속력를 맞추는 인솔자가 늦어지게 되면, 목적지 도착시간은 그만큼 늦어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시 따라잡을 수 있다.
하지만 인솔자에게 변수가 생긴다면 무리 전체의 도착시간이 영향을 받게 된다.

세 번째, 인솔자를 더 빨리 갈 수 있게 해준다.

인솔자는 현재 최선을 다해서 달리는 중이다. 이 상황에서 속도를 어떻게 더 빠르게 낼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이 인솔자의 짐을 대신 들어준다면, 아마도 인솔자는 조금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만약 내 자전거가 조금 더 좋은 자전거라면, 인솔자와 바꿔 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인솔자가 공기의 저항을 조금 덜 받도록 무리의 중간으로 보내되, 앞사람들이 인솔자의 신호에 따라 속력을 맞추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인솔자의 개인역량이 향상되면 무리 전체의 속력이 빨라지게 될 것이다.
만약 인솔자의 개인역량이 무리 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뛰어나게 되면, 그 때는 인솔자를 다시 선택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제품의 생산공장으로 가져오면 어떻게 될까?

자전거 줄의 길이는 전체 공정을 지나오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다. 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전체 공정에 들어간 비용, 즉 재고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자전거 동호회의 속력은 전체 공정의 생산성을 뜻한다.


기업에서는 생산성을 최대화시키면서도 재고량을 줄이는 것이 현금창출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다시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자.

자전거 줄의 길이는 전체 공정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이다.
자전거 동호회의 속력은 전체 공정의 생산성을 의미한다.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재고량을 줄이기 위해선,

먼저, 생산성이 가장 낮은 공정에 전체의 생산성을 맞춰야 한다.

생산성이 가장 낮은 공정, 이를 '제약요건' 이라고 부른다. 자전거 동호회에서 가장 속력이 느린 사람이 무리 전체의 속도를 인솔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럴 경우 다른 공정에서는 시간이 남는 일이 발생하게 되는데, 문제가 생길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재고만 남겨두는 선에서 그쳐야 한다.


이는 7km/h로 달릴 수 있는 회원이 가장 앞의 5km/h 로 달리는 회원의 속도에 맞추는 것과 같다. 기억하자. 우리는 프로세스별 생산성을 최대화시키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이다. 꼭 필요하지 않은 공정의 생산성을 높이는 행동은 공정과 공정 사이의 재고량을 증가시켜 재고비용에 대한 부담만 가중되게 되며, 현금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프로세스별 생산성을 최대화시키면 재고비용이 증가하게 된다.
각 프로세스별 생산성을 제약요건의 생산성에 맞추는 것이
재고를 줄이면서도 현 상태에서 최대의 생산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로 업무의 변수를 최대한 줄인다. 특히 '제약요건'이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중요하다.

공장에서 생산되는 완제품의 생산량은 '제약요건'의 생산량과 같다. 따라서 '제약요건'인 공정에 차질이 생긴다면, 전체 프로세스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시간이 날 때마다 기계를 점검하고, 바로바로 다음 작업이 가능하도록 이전 프로세스에서 약간의 재고를 비축해두는 등 '제약요건'에 차질이 없도록 특히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특히 현장에서는 대기하고 있는 재고가 많이 있는 경우, 우선순위의 변동이 생길 소지들이 많다. 이런 경우, 눈에 보이는 손실과 눈에 보이지 않는 손실들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게 된다. 전체 생산성에는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니, 아예 재고량을 일정 수준 이하로 맞춰놓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

다른 프로세스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는 어느정도 자체의 역량으로 커버가 가능하다.하지만 제약요건에 차질이 생길 경우, 전체 생산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세 번째로는 '제약요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자전거 동호회의 인솔자가 자전거를 조금 더 좋은 자전거로 바꾸거나, 짐을 다른 사람이 들어주거나, 근력을 키워 속력을 높일 수 있게 된다면, 그 무리의 전체적인 속도가 향상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마찬가지로, 시설투자, 인력확충, 직원교육 등을 통해 '제약요건'인 공정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면, 공장 전체의 생산성은 최적화된 상태에서 증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전체 공정에서 '제약요건'이 더이상 제약요건이 아닌 상황이 된다면, 그 때에는 다시 새로운 제약요건을 찾아 위의 프로세스를 반복하면 된다.

제약요건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면, 공정 전체의 생산성이 향상될 수 있다.

여기에 한 가지 상황을 추가시켜보자, 기업에서 '제약요건'에 맞춰 생산한 제품의 양을 우리기업의 영업팀에서 다 판매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경우에는 '영업판매량'이 '제약요건'이 된다. 기업의 전체 생산의 기준을 '영업판매량'에 맞추고, 위의 프로세스를 반복하면 된다. 결국, 이 '제약요건'은 '제품의 생산'이나 '공장의 운영'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라 기업 경영 전반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Goldratt 박사가 개발한 경영이론인 제약이론 (TOC : Theory of Constraints) 의 핵심은 '가장 생산성이 떨어지는 공정의 개선이 전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성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우리 강한 자가 마땅히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자기를 기쁘게 하지 아니할 것이라' -로마서 15:1-

자전거 동호회도, 생산공장의 운영도 마찬가지다. 가장 연약한 부분에 맞춰서 전체를 움직일 때에 공동체는 가장 효율적이 되고, 그 연약한 부분을 개선시켜나갈 때에 전체적인 성장이 이루어진다.


비지니스나 동호회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도, 연약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사는 것이 결국에는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