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두손컴퍼니를 딛고 다시 사회로!

전직원 절반이 노숙인으로 구성된 사회적 기업 자활 의지를 가진 노숙인들 돕고자 사업 시작해 두손컴퍼니 소속 노숙인, 쉼터에서 독립하여 내 집 마련

2020-09-23     한주원 기자

"앞으로의 비전은 사회적 대기업이 되는 거예요. 기업들은 소명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잖아요. 저희가 이 회사를 세운 목적, 즉 소명은 사회에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거예요."

두손컴퍼니의 박찬재 대표는 회사 설립 목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홈리스가 만든 종이 옷걸이’로 주목받았던 두손컴퍼니는 전 직원의 절반 정도가 노숙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 현재는 물류 배송 업체로 탈바꿈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두손컴퍼니는 2012년 옷걸이를 아이템으로 창업했으며,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미션을 토대로 물류사업을 혁신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일자리를 통한 빈곤퇴치'라는 미션을 가지고 있는 두손컴퍼니, 출처: 두손컴퍼니 페이스북페이지

따뜻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창업 아이디어

박 대표는 2011년 서울시에서 서울역 노숙인을 강제로 쫓아내고 있다는 기사를 접한 후 노숙인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기사를 읽고 이틀 동안 서울역에 가서 노숙인들을 만났는데, 평소 가지고 있던 노숙인의 이미지와는 너무 달랐다고 한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좋지 않은 행태를 보이는 이들은 전체 노숙인의 10퍼센트도 안 되었다. 박 대표가 만난 이들은 자활 의지를 가지고 쉼터에서 열심히 생활하는 사람들이었고 그때부터 박 대표는 어떻게 이들을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일상을 회복하고자하는 의지가 있는 노숙인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을 돕고 동반 성장하기 위해 사업 초기 단계에 꼬박 6개월을 그들과 함께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지속 가능한 일자리에 대한 욕구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계속 생각했습니다.”

흔히 노숙인들을 거리에 있는 위험한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거리 노숙인은 전체 비중의 30퍼센트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대부분의 노숙인들은 쉼터에서 지내며 자활을 준비하는 사람들이었고. 두손컴퍼니팀은 이들을 타깃으로 삼았다.

두손컴퍼니의 종이옷걸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 두손컴퍼니의 원동력

쉼터와 미리 이야기해 부자재를 들고 가서 그들에게 일감을 가져다주는 형식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처음엔 사회문제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했고, 그 다음은 노숙인에 대한 사명감으로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지치는 줄도 모르고 일을 했었죠. 요즘은 그분들이 술을 끊거나 가족과 연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최근 두손컴퍼니가 고용한 노숙인 중 한 분이 기거 중인 쉼터의 복지사에게 연락이 왔다. 우리 회사의 직원으로 일하면서 번 돈으로 집을 얻어 쉼터를 나가신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셨다.

“작은 회사가 힘을 가지고 커지면 사회에 많은 부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

큰일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을 돕고 있는 두손컴퍼니의 자부심이다.

기업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사회문제에 발 벗고 나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인가.

박 대표는 사회와 기업이 상호호혜적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엔 나는 주체고 사회문제는 객체라고 생각해서 해결해야 하는 대상으로 봤습니다. 지금은 외려 사회에서 우리가 도움을 받고 있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라며, “회사의 성장이 곧 사회문제 해결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배워왔던 기업의 존재 목적은 이윤창출이었다. 두손컴퍼니가 보여준 진정한 존재 목적은 고객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사회문제에 귀 기울이며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비즈니스세계에 사랑을 전하는 두손컴퍼니와 박 대표에게서 기업이 사회공헌에 큰 기여를 함으로써 일어나는 선한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 

기업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사회문제에 발 벗고 나서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인가. 우리는 고민해봐야 한다. 미래의 우리 정부, 기업, 국민들이 한마음이 되어 지역사회 문제에 귀 기울이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사회문제를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변화를 일으킬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