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발견하는 다섯 가지 방법

2017-10-26     이명철 기자

육체가 아닌 지식이 생산수단이 되는 것이 지식근로자이다.
경영자는 직원들을 ‘육체가 아닌 지식으로 일하는 사람’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패션 브랜드 H매장에서 일하던 김미자 사원은 입사 8개월의 계약직 사원이다. 그녀는 종종 영수증이 없이 교환이나 환불을 하러 온 고객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H매장은 당시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이 예쁜 상품을 출시하면서, 선물용으로 상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문제는 선물할 때 영수증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선물을 받은 고객이 교환이나 환불을 하고자 할 때는 영수증이 없이 올 수 밖에 없었다. 김미자씨는 고민 끝에 가격이 표기되지 않은 영수증을 하나 더 발행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다. 그리고 전산실의 협조를 받아 POS에 선물용 영수증 키를 생성하고 선물하는 고객들에게 선물용 영수증을 발행했다. 이 지식으로 H매장은 월 50여건 이상의 선물용 영수증을 발행했고, 전 매장으로 확산하여 선물용 영수증은 이 브랜드의 표준이 되었다.

"지식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터 현장에서 창조자의 비밀을 발견하여
이웃을 사랑하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패션 매장에서 일하는 김미자씨는 자신의 이웃인 고객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고민한 끝에 선물용 영수증이라는 새로운 지식을 발견해서 제공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지식근로자]라고 부른다.

마르크스가 그의 책 [자본론]에서 생산수단의 유무에 따라서 자본가와 노동자를 분리해서 계급 투쟁적인 사회관을 이야기했다면,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드러커는 그의 책 [21세기 지식경영]에서 이미 [지식자본가]를 이야기 했다. 여기서 그는 생산수단의 보유 여부 중 가장 결정적인 생산 수단을 바로 [지식]으로 정의했다. 그래서 오늘날의 사회를 [지식사회]라고 부른다. 2014년 겨울 [배달의 민족]에 골드만삭스가 400억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돈에 지식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지식에 돈이 따라가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 것이다. 개인도 그렇다. 한 회사가 어떤 CEO를 세우느냐에 따라서 그 회사의 주식이 요동치는 사회를 살고 있다. 지식을 가진 개인이 낼 수 있는 생산성의 레버리지는 실로 대단하다.

무엇이 지식인가? 

지식은 유무형의 창조 세계에 편만하게 펼쳐있다. 인간이 발견한 창조의 원리는 극히 제한적이다. 한 뉴스에서 남해의 한 수산농가에서 세계 최초로 해마 양식에 성공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해마는 매우 비싼 약제로 쓰이는 어류여서 대부분 일본에 수출하는 품목이다. 그 동안 양식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왔던 것을 세계 최초로 양식에 성공한 것이다. 물론 [양식업]이 ‘창조의 섭리에 맞는 것인가.’하는 근본주의적 세계관에 대한 철학적인 토론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수산농가는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성공적으로 지식을 발견했다고 볼 수 있다. 해마를 필요로 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게 되었다.

뷰티플휴먼은 판매전문 지식으로 고객들을 사랑하는 조직이다. 현장에는 약 1,500명이 넘는 전문 판매사들이 일하고 있다. 인천에 있는 한 생활용품 전문점에서 일하는 어느 팀장은 고객을 만나면서 발견한 자신의 판매 노하우를 노트에 적어서 다른 판매사원들을 교육할 때 사용한다. 이 팀장의 매장이 매출이 높은 것은 그냥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지식은 우리가 생활하는 모든 영역에서 발견하게 되는 편만한 창조의 비밀들이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이웃을 보다 효과적으로 섬길 수 있다.


전남에 본사를 둔 유기농 야채수를 생산하는 참든건강과학은 저온숙성공법의 유기농 추출공법을 개발했다. 더불어서 유기농 농가를 직접 관리해서 신뢰도 높은 야채를 직접 관리한다. 이 회사의 제품은 다른 제품보다 가격이 높지만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은 제품에서 나오는 독특한 맛과 효과 덕분에 장기간 단골 고객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고 있다. 이 제품을 생산하는 심재근 대표는 자신 있게 말한다. “우리 제품은 먹어 본 사람은 압니다. 다른 제품과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을 아는 분께서는 계속해서 드시는 겁니다.”

지식을 발견하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정직한 방법으로 고객을 섬길 수 있다. 우리가 비즈니스 세계에서 지식을 발견해야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정직하게 일하기 위해서이다. 지식이 없으면 유혹에 쉽게 넘어질 수 있다.

동대문에서 패션업을 하던 P사장은 수년 전 임가공 방식으로 패션 도매업을 했다. 개인 사업자가 있긴 했지만 세금계산서 발행 없이 그냥 공임을 받는 형태로 사업했다. 그러다 온라인매장에서 대량 주문이 들어오고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축복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엄청난 부가세 탈루에 대한 세금 추징으로 결국 수십억의 세금을 내야만 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지식경영 관점에서는 P사장은 정직하게 일하고자 했으나 부가세를 10% 내고도 이익을 남길 지식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유혹에 강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아직은 편법이 잔재하고 경쟁이 치열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정직하게 일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지식이다.

지식을 통해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지식을 발견하는 것은 경영자만의 몫이 아니다. 조직의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서 지식을 발견하는 탐험가가 되도록 하는 것이 지식경영의 제 1사명이다. 경영자는 어떻게 하면 직원들이 지식탐험가가 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 방법 중에 하나가 지식의 패턴을 알려 주는 것이다. 그 동안 인류를 풍요롭게 했던 생산성 개선과 혁신을 가져온 지식들은 일정한 패턴이 있다.

피터드러커는 그것을 다섯 가지로 분류해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산업혁명 시기에 폭발적인 혁신으로 도구와 제품, 그리고 공정에 적용되었다고 보았다. 두 번째는 생산성 혁명의 시기로 노동에 지식이 적용되었다고 보았고, 마지막으로 지식혁명의 시대로 지식에 지식을 적용하는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이 다섯 가지의 지식의 패턴은 역사적으로 종료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비즈니스 현장에서 그대로 발견되는 지식의 형태들이다. 이러한 지식을 통해서 우리는 결국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것을 피터드러커는 [생산성과 혁신]이라고 표현했다. 결국 비즈니스 세계에서 이웃을 더 사랑하기 위한 노력이 지식이고 그 결과가 생산성과 혁신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나의 일에서 지식을 발견하기 위한 다섯 가지의 힌트

1. 도구를 바꾼다.

H매장에서 판매사원으로 일하던 김미자씨는 [선물용 영수증]이라는 도구를 개발해서 고객을 만족시켰다. 도구를 바꾼 것이다. 우리는 일을 할 때 무엇인가 도구를 통해서 일하고 있다. 내가 어렸을 때는 종종 집에 누전이나 합선으로 전기가 고장 나곤 했다. 그러면 전파사 사장님이 와서 전압측정기로 집의 이곳 저곳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말해 주었다. 화장품 용액 제조 회사에서 일하는 윤대리는 자신이 생산하는 화장품을 배합할 때 배합틀의 깔대기 모양이 브이자(V) 모양이어서 표면적이 적고 결국 초당 추출액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것을 유자(U) 모양으로 바꾸어서 결국 배합 표면적의 증가로 초당 추출액을 4배로 증가시켜 공장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증가시켰다. 지식이 도구에 적용되어 생산성 개선이나 혁신이 일어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발견할 수 있다. S사에 파견된 가인지 컨설턴트는 직원들의 독서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사내 게시판에 그래프를 만들고 비스킷을 붙여서 읽은 페이지수에 비례해서 과자를 따가도록 하는 캠페인을 했다. 덕분에 책과 거리가 멀게 근무하던 직원들이 한 달 동안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BH교육센터는 교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교육생의 모집과 안내, 교육의 진행과 팔로업 각 단계별로 꼭 필요한 사항을 점검하고 놓치지 않기 위해서 CAC를 만들어서 관리하고 있다. 실무자와 매니저가 빈번하게 점검하지 않아도 해당되는 시기가 되면 자동으로 CAC에 따라서 단계별 교육 관리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CAC 덕분에 실무자는 ‘뭔가 빠트린 것은 없는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매니저는 ‘이것은 잊지 않고 했을까?’ 우려하지 않게 되었다.


도구에 지식이 적용된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매우 다양하게 발견할 수 있다. 영등포구 청소과에서는 지역 주민들의 쓰레기 봉투를 길고양이들이 갉아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거 회수를 늘이거나 배출 시간을 조정하다가 결국 한 공무원의 아이디어로 고양이가 싫어하는 겨자향을 쓰레기 봉투에 넣음으로써 해결한 사례도 전형적인 도구에 지식이 적용된 사례이다. 조직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도구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것에 지식이 적용된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지 발견할 수 있다. BH에서는 그 동안 사용하던 컨설팅 강의안과 교재를 툴킷으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용자가 쉽게 개념을 이해하고 강사가 설명하지 않아도 스스로 적용하고 실행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 전에 24개의 툴킷을 개발할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모두 완료되면 많은 기업에서 가인지 경영을 쉽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2. 공정을 바꾼다.

속옷 브랜드인 테블린에서 근무하는 박경식 주임은 매장에서 속옷이 세트로 판매되지 않고 단품으로 판매되는 문제를 두고 고민하고 있었다. 내의 시장에서 단품 제고는 악성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세트로 판매하고자 했으니 문제는 생산과정에 있었다. 디자이너가 그려주는 작업지시서에 따라 시작되지만 막상 상의 브라는 공정이 30일 걸리는 반면에 하의 팬티는 20일만에 생산이 되기 때문에 매장에 공급되는 시기가 다른 것이다. 팬티가 매장에 먼저 공급되기 때문에 신상품인 팬티가 자연스럽게 진열되고 먼저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박주임은 먼저 디자이너를 찾아가 브라를 먼저 디자인 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하지만 디자이너에게 속옷을 따로 디자인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생산담당자도 역시 현재 생산 기간은 최대한 단축된 것이므로 더 이상 단축은 어렵다고 손사래를 쳤다. 결국 박주임은 물류부를 찾아가서 상의 브라가 도착할 때까지 하의 팬티를 물류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가 브라가 도착하면 세트로 포장을 다시 해서 매장에 공급하는 안을 제안했다. 브랜드 책임자는 이를 수용했고 매장에는 10일 늦게 팬티와 브라가 동시에 공급되었다. 매장에 세트 진열과 연결 판매 안내북도 제공했다. 테블린의 시즌 재고율은 15%로 감소했고 매출은 31%가 증가했다. 물론 브랜드의 일하는 방식이 연역적으로 최적시기에 세트진열이 되기 위한 프로세스로 바뀐 것도 성과이다. 박주임과 테블린의 사례는 일하는 공정의 변화를 통해서 생산성 개선을 이룬 이야기이다. 모든 조직은 어떤 순서와 공정에 의해 작업을 수행한다.

피자전문 브랜드인 피자몰 명동점 조요한 점장은 점심 시간 고객 대기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점심 시간 대에 대기 시간이 최대 40분까지 길어지고, 화를 내고 나가는 고객까지 있었다. 조점장은 먼저 점심 대기 시간을 ‘주문 대기시간’과 ‘제품 대기시간’으로 나누었다. 새롭게 발견한 사실은 주문 대기시간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인지하고 기다리는데 문제가 아니지만 제품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매우 불쾌해 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조점장은 간단한 두 가지 조치를 했다. 첫째는 지난 3개월간의 점심시간 판매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리 만들어 놓기로 했다. 베이킹 후 15분 이내 제공해야 한다는 제품개발실의 품질 기준을 지키면서 말이다. 두 번째는 오더가 이미 밀려 있을 때 주문을 천천히 받는 것이다. 대신 유쾌하게 대화하면서 할 수 있도록 바쁜 시간대에는 가장 유쾌한 직원을 주문대에 서도록 했다. 이 간단한 조치로 피자몰 명동점의 점심 시간대 평균 대기 시간은 15분대로 단축되었고 매출도 20% 가량 증가했다. 공정을 바꾸는 것은 매우 강력한 생산성과 혁신을 가져온다.

도구의 변화를 수반한 공정의 변화는 더욱 더 강력하다. 광주광역시의 한 노인복지관에서 근무하는 박주임은 점심 시간대에 어르신들의 대기시간 증가로 불편해 하시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지 않았다. 경로식당을 이용하는 어르신은 1일 평균 650명이지만 좌석은 100석이다. 어르신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시다가 다리가 아프다고 의자에 앉아 계시곤 했고, 그 사이에 다른 어르신들이 줄을 서서 결국 다툼이 일어나곤 했다. 결국 번호표를 드리고 앉아계시도록 했지만 그 역시 직원들이 호출하고 숫자를 세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은행에 들른 김대리는 은행 창구 위에 번호표가 깜박거리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식당에 대기표를 주어서 앉아서 기다리시게 하면 되는구나!’ 하지만 예산이 문제였다. 김대리는 번호 전광판 업체에 전화해서 비용을 알아보고 복지관 인근 상가와 협상을 통해 광고를 수주하는 방식으로 비용 문제를 해결했다. 무료로 번호 전광판을 설치할 수 있었다. 어르신들은 은행에서 번호표 뽑고 기다리듯이 자연스럽게 식당 앞 번호표를 뽑고 자신의 번호가 전광판에 뜰 때까지 앉아 있다가 식당으로 입장하는 시스템이 정착되었다. 식당 출입구의 혼잡을 해결했을 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식당 이용 만족도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도구와 공정의 변화는 대부분 함께 일어난다. 우리 주변에 공정을 새롭게 해 볼 것이 무엇이 있는가 살펴 보면 생산성의 증가와 혁신의 기회가 된다. TOC 이론이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식스시그마 이론들이 대표적으로 도구나 공정에 적용되는 지식을 발견하는 경영 도구들이다.

3. 상품을 바꾼다.

2000년대 초반 삼겹살 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며 등장한 돈데이는 삽겹살 1인분에 3,900원을 내걸고 3년만에 전국에 300개 매장을 진출할 정도로 혁신을 일으켰다. 돈데이의 핵심은 그 동안 1인분을 먹든 4인분을 먹든 동일하게 제공되던 반찬과 양념들을 선택 메뉴로 바꾸고 삼겹살 자체의 가격을 혁신적으로 낮춘 것이다. 1,000원에 제공하던 계란찜도 별미였다. 지금 생각 해 보면 당연한 이치이지만 당시 고기 식당에서 2인분이나 3인분만 먹고 나오면 왠지 미안할 정도로 상차림이 기본이었던 상황에서는 새로운 시도였다. 게다가 상추나 반찬들은 셀프바를 이용해서 직접 가져다 먹도록 했다. 삼겹살의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삽겹살 1인분]이라는 상품을 새롭게 정의한 것이다.

비영리 법인인 W재단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제구호기관이다. 모금팀장인 안팀장은 학교 및 단체 후원 결연 담당이다. 안팀장은 각 학교나 단체의 리더가 바뀌면 후원이 중단되는 문제를 겪곤 했다. 특별히 학교의 경우에는 담임선생님이나 학교의 교장선생님이 바뀌는 시기마다 다시 설명하고 매칭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안팀장이 생각한 아이디어는 학교나 반, 혹은 단체의 이름으로 결연을 하는 것이다. 학교의 경우 몇 학년 몇 반이 되면 자동으로 해당 지역의 구호단체와 연결되도록 하는 방법이다. 학교의 경우 사람이 아닌 반이나 학년을 기준으로 후원지를 결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중단 없이 후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게 되었다. 물론 해당 교실에 결연 인증패를 예쁘게 붙여 주고 반을 수신인으로 해서 봉사 소식을 보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W재단에서는 이렇게 개인이 아닌 지속 가능한 단체나 기관의 결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상품에 지식을 적용한다는 것은 직접적으로 고객에게 제공 가능한 상품의 변화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삼성이나 엘지가 냉장고의 사이즈로 경쟁할 때 만도위니아에서 김치냉장고를 출시한 것 같은 그런 상품의 혁신이다.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 고객의 사랑을 받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카페라떼를 판매하면서 우유거품에 계피가루를 얹어서 하트모양이나 다양한 문양을 그려서 판매하는 것도 상품에 지식이 적용되는 사례이다. 애플사에서 아이폰을 출시한 것은 엄청난 시장의 변화를 가져온 상품의 혁신이었다. 최근 유니끌로에서 출시한 [히트텍]은 내복으로만 인지되었던 겨울철 방한 제품을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 상품의 혁신이다. 우리의 조직의 고객은 누구인가? 그리고 그 고객에게 제공하는 상품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작지만 의미 있는 상품의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4. 노동(일하는 방식)을 바꾼다.

도구나 공정, 상품을 통해서 혁신을 이룰 수 없다면 일하는 방식을 생각 해 보아야 한다.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교재를 바꾸거나, 공부하는 시간이나 장소, 혹은 학원을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안 된다면 공부하는 방법 자체를 돌아보아야 한다. 앞서 소개한 생활용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유인선팀장의 판매 노트에 적힌 판매노하우는 노동에 지식이 적용된 사례이다.

일본에 신간센 열차는 일일 수송량 40만명에 정차 시간은 12분이다. 그 중 청소하는 시간에 주어진 시간은 단 7분이다. 청소 전문 업체인 [텟세이]는 모든 과정을 7분에 완수한다. 그리고 고객들에게 인사와 때때로 이벤트까지 제공한다. 일본 역시 청소 용역은 꺼려하는 일이다. 그런데 이 곳은 청년 지원자들이 몰린다. 노동의 혁신을 통해 고객을 감동시키고 있다. 노동의 혁신이 일어난 곳이다. 텟세이는 전 직원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장분임조]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어쩌면 바로 이 [현장분임조]가 진정한 노동의 혁신일지도 모른다.

고급형 아울렛 유통점을 지향하는 N아울렛은 매장에서 청소와 미화 작업을 하는 영역을 두 가지로 구별하여 고객 공간과 비고객 공간으로 구별하여 고객 공간의 미화원을 젊은 층으로 바꾸고 과업을 새롭게 정의했다. 기존에 [청소하는 사람]에서 [고객의 쇼핑을 돕는 사람]으로 바꾼 것이다. 단순히 청소하는 일로 규정했던 노동을 전혀 새롭게 해석하고 서비스에 적용한 것이다.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는 J사장은 그 동안 회사의 규모도 작고 직원들과의 미팅도 수시로 했기 때문에 별도의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직원수가 늘어나고 팀장들이 스스로 역할을 수행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어디까지 점검하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서로 맞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었다. J사장은 결국 [주간피드백미팅]을 매 주 월요일 오전에 실시하기로 하고 주 단위의 과업을 팀장들이 관리하도록 했다. J사장은 주중에는 자신도 현장에 나가 고객을 만나는데 집중하고 월요일을 소통데이로 규정하고 내부적인 소통에 집중하기로 했다. 한편 팀장들 입장에서도 수시로 사장이 불러서 미팅하고 지침을 주어서 자율적인 과업 관리가 어려웠는데 일주일에 한번 집중해서 소통하고 나머지는 자신이 책임성을 가지고 일하게 되니 좋다는 반응이다. 결국 이 회사는 팀장들이 보다 주도적으로 일하는 시스템을 바뀌고 J사장도 보다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되었다. 노동의 혁신은 다른 혁신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노동에 지식을 적용한다는 것은 일하는 방식을 바꾼다는 것이다. 조직 내에 미팅이나 문화, 혹은 대화의 방식, 직원 상호간 관례적으로 있어 온 조직 기억, 협력사나 고객과의 소통 방식 등이 모두 일하는 방식에 해당된다. 잘못된 프로그램이 있다면 바꾸어야 한다. 또 노동의 혁신을 통해서 다른 수많은 혁신의 기회를 또한 발견할 수 있다.

5. 지식에 지식을 적용한다.

지식에 지식을 적용하는 혁신은 최근에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혁신의 트랜드이다. 이른바 융복합 혁신이다. 카페와 소극장이 결합해서 카페에서 연극 공연을 한다. 자동차 매장과 쥬얼리 매장이 공동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한다.

숙녀복 R 브랜드의 종각 매장의 정대리는 1억 매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입점율*구매율*객단가*재방문율이라는 공식을 만들어 내고 이를 실행했다. 결국 입점율 5%, 구매율 20%, 객단가 15만원, 재방문율 20%가 될 때 1억 매장이 되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실행했다. R브랜드는 모든 매장에 이 공식을 전파하고 각 단계별 향상 지식을 제공했다. R브랜드의 각 지점장들은 이 공식에 따라 자신의 매장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발견함으로써 매장의 매출 향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정대리의 [1억 매장 공식]은 R브랜드 영업관리의 대표적인 지식으로 정착되어 전수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S사는 매장을 하고자 하는 대리점 희망자가 나타나면 4가지 관점에서 본다. 첫 번째 후보자의 성향, 둘째 자본금의 규모, 세 번째 입지와 시설의 가능성, 마지막으로 후보자의 주변 사람들의 평판이다. S사는 이런 [대리점 인터뷰 지식]을 통해 가맹점을 개설하고 관리한다. 그 덕분에 지난 10년간 자발적인 가맹점 폐업이 단 한 곳도 발생하지 않는 매장이 되었다.

지식은 해당 산업 분야에 적용되는 어떤 공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해당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말한다. ’딱 보면 알지 그걸 말로 해야 하는 건가?’ 엄밀히 따지면 그것도 지식이다. 하지만 조직은 개인의 지식을 발굴, 공유, 확산할 때 조직으로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공식의 형태로 정리하게 되는 것이다. 지식은 산업과 산업, 소재와 소재, 공정과 형태의 융합적인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산업 간의 융복합 지식이 촉진되는 것은 지식에 지식이 더해지는 사례를 시도하고자 함이다. 제네럴일렉트릭의 임원들이 디즈니랜드로 연수를 간다거나 중국의 모 건설회사의 관리자들이 한국 백화점 연수를 오는 것은 전혀 새로운 산업의 지식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적용하고자 하는 시도들이다. 이제는 동종 업계가 아닌 이종 업계의 지식을 흡수하고 적용하는 것이 필수가 되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창조의 비밀을 발견하여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지식경영이다. 일터에서 영성과 전문성을 추구하는 경영자와 직장인이라면 우리 주변에서 생산성과 혁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도구, 공정, 상품, 노동, 지식을 바꿈으로써 성과를 낼 수 있다. 새롭게 시도해 보고 피드백 하고, 다시 더 나은 방법을 찾고자 노력한다면 우리는 지속적인 혁신을 조직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정직한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편법의 유혹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가격 인하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가격은 언제나 [가치대비 가격]이기 때문이다. 고객이 느끼는 값어치를 높여 주는 것이 가격 인하의 압력을 벗어나는 유일한 대안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여호와시니라 (잠 16:9)"

우리가 최선을 다해 우리의 길을 계획하고 그 길을 걸어야 한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걸음을 인도 해 주실 것이다.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 주변에 있는 창조의 재료들을 바라보자. 그리고 그 원재료들을 어떻게 배합하고 바꿀 때 우리의 고객과 이웃을 만족시키고 사랑할 수 있을지 계획하자. 그리고 시도해 보자 우리 안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심겨진 창조성에 따라 새로운 것들을 발견해 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유무형의 모든 피조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이시기 때문이다.

 

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