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뉴스=김경민 기자] 한국은 2022년 기준 480만 개가 넘는 창업기업을 보유한 역동적인 창업 생태계이다. 하지만 이 활기찬 숫자 뒤에는 냉정한 현실이 숨어 있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신생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고작 34.7%에 불과하다. 이는 세 기업 중 두 기업은 5년을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열정과 기술로 시작한 많은 중소기업(SMEs)과 스타트업이 왜 이렇게 빠르게 문을 닫는 것일까? 바로 창업가와 사업가 사이의 본질적인 혼란에서 비롯된다. 여기에 해답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마이클 거버(Michael E. Gerber)의 혁신적인 경영 철학, Emyth(Entrepreneurial Myth)이다.

Emyth란 무엇인가? - '기술자'의 함정에서 벗어나야 한다

Emyth, 즉 '기업가적 신화'는 "어떤 분야의 기술(Tech)에 능숙하면 그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것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말한다.

거버는 사업가를 세 가지 역할로 분류한다. 첫째, 뛰어난 요리사나 프로그래머처럼 '일 자체'를 수행하는 '기술자(The Technician)'이다. 둘째, 일을 체계화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드는 '관리자(The Manager)'이다. 셋째, 비전과 시스템을 만들고 '나 없이도' 회사가 돌아갈 수 있는 모델을 설계하는 '사업가(The Entrepreneur)'이다.

대부분의 한국 창업가는 뛰어난 '기술자'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김밥을 잘 싸서, 혹은 멋진 앱을 개발해서 회사를 차리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이 커지면서 모든 잡무(기술자 업무 + 관리자 업무)에 매몰되어, 정작 사업가적 시각(시스템 구축)을 잃어버리고 지쳐 쓰러진다. 이것이 바로 Emyth의 함정이며, 5년 생존율 34.7%의 주된 원인이다.

왜 한국 SMEs에 Emyth가 절실한가?

한국의 중소기업은 종종 '사장님 의존형' 구조를 띠고 있다. 사장님 없이는 의사결정도, 심지어 핵심 서비스 제공도 어려운 구조이다. 이는 높은 폐업률과 맞물려 한국 경제의 리스크가 되고 있다.

5년 생존율 34.7%를 넘어서는 길

정부 지원을 받아 재창업한 기업의 5년 차 생존율은 일반 창업기업의 2.4배가 넘는 83.5% 를 기록하고 있다. 이 재창업 기업들의 평균 매출액 역시 일반 창업기업보다 2.5배 높은 수준이다.

재창업 기업이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이유는 실패 경험을 통해 체계적인 시스템의 중요성을 깨달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처음 창업할 때 '기술자 마인드'로 뛰어들었다가 실패한 후, 다시 시작할 때는 '사업가 마인드'로 체계, 매뉴얼, 분업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적용한 결과인 것이다. 이것이 바로 Emyth 철학이 강조하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다.

Emyth 적용의 핵심: 기술창업자가 아닌 경영자로서

Emyth 철학은 기술과 상품으로 창업을 했더라도, 경영자가 이후에는 관리자와 기업가로 자신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역량을 갖출 것을 주문한다. 더불어 Emyth는 Emyth코칭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 경영에 요구되는 리더십, 업무 관리, 고객 관계, 시장 경쟁 등의 요소를 경영자가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후 한국의 경영 흐름에 맞는 한국형 Emyth 코칭 프로그램이 개발됨으로서 신생 기업의 생존률 자체가 높아지고, 기존 기업의 경영 성과가 개선되는 것은 우리 국가 경제와 개별 기업에 무척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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