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퍼블릭(RAP:PUBLIC)으로 알아보는 리더의 유형!
랩퍼블릭은 래퍼들이 스스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특이한 포맷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 조직 문화의 양상 살펴볼 수 있어

지난 11일 티빙에서 방송한 ‘RAP:PUBLIC(이하 ‘랩퍼블릭’)’이 성황리에 종영했다. 힙합이라는 마이너한 장르음악을 대중화한 일등공신이었던 ‘쇼미더머니’ 시리즈가 해를 거듭할수록 부정적인 평가의 비중이 높아짐과 함께 성적도 하향 곡선을 그리며 2022년 11번째 시즌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고, 이후 동일한 모기업에서 새로이 공개한 프로그램이 바로 랩퍼블릭이다.

랩퍼블릭은 동시기 방영한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에 의해 그 화제성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더불어 ‘쇼미더머니’ 시리즈에서 들어왔던 ‘악마의 편집’과 같은 비판점은 이번에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방송의 전개와 당락이 더 공정했고, 힙합 음악 본연에 집중하고 그 매력을 살려 장르 팬의 이목을 끌었다는 점은 큰 호평을 받았다. 또 랩퍼블릭이 방영 시작한 10월 1~2주차 수요일에는 유료가입기여자수가 전월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한다. 성과도 분명히 존재했다.

사진 출처: 티빙 
사진 출처: 티빙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이점은 참가자들이 프로그램 내에서 팀을 구성하고, 결과의 당락도 팀 단위로 결정된다. 팀은 프로그램 초반 미션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된 래퍼 8명이 각각 그들 자신과 팀을 이루길 원하는 타 참가자를 선출한다. 그렇게 6~8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총 8개의 팀을 이룬다. 그 안에서 리더를 선출하고 팀 단위로 미션을 진행하며, 각 미션 중간에는 팀원이 이동할 수도 있다. 리더는 서로간 동의 하에 교체될 수도 있다.

제목처럼 프로그램 내 세계관이 하나의 ‘사회’를 구성하는데, 각 팀이 그 사회의 일부인 ‘공동체’이고, 그 팀의 리더는 말 그대로 팀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특히 리더는 일정 미션 이전까지 ‘탈락이 면제된다’는 특급 혜택이 있어 그 중요성이 프로그램 내내 강조되어 왔다. 실제로도 리더로 선출된 래퍼 대부분은 처음부터 우승 후보로 여겨지던 이들이고, 실력은 물론 미션 바깥에서 타 팀과 소통하고 인재를 영입하는데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다.

그래서 랩퍼블릭 내에서 가장 두각을 보였던 ‘리더’ 세 명을 분석하고, 그들은 어떻게 팀을 높은 곳까지 올리게 되었는지 알아보려 한다.

2 Block-루피: 팀을 생각하려면 나를 믿어야 한다

루피는 처음 팀원을 선정할 당시 Khan(칸), Shyboiitobii(샤이보이토비)를 제외하고는 이름값 있는 래퍼를 영입하지 않았다. 팀 전체가 강력해야 살아남는 특성 상 의외의 선택이었는데, 그는 대신 뒤에서 어린 래퍼들이 프로그램 기간동안 성장하도록 늦은 시간까지 도움을 아끼지 않았으며, 그들이 루피 자신의 후광을 받고 자신감 있게 미션에 임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그렇다고 본인이 미션에 소극적으로 임한 것은 아니다. ‘무한사이퍼’ 미션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프로그램을 통틀어 가장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본선 무대에서 그가 참여한 ‘OTL(Off The Leash)’는 랩퍼블릭의 이름을 걸고 발매한 모든 음원 중 가장 좋은 평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노선(Nosun)과 라프산두(Raf Sandou)와 같이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래퍼가 호평을 받으며 인지도를 대폭 쌓았고, 대부분의 무대 또한 8팀 중 가장 좋은 평을 받았다. 이러한 성과들이 모여 2 Block은 최종 우승을 차지한다.

사진 출처: 티빙 
사진 출처: 티빙 

중요한 건 루피는 팀을 먼저 생각하기에 앞서 실력이 뒷받침된 그 자신을 확실히 믿었다. 내 실력에 확신을 갖고 ‘내가 팀에 있으면 팀원은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는 믿음이 전제되니 어떤 구성원이라도 자신감을 고취하면서 그렇지 않더라도 루피라는 리더에게 의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3 Block-김하온: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랩퍼블릭에서 김하온의 모습은 ‘적극적’이라는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다. 그는 첫 팀 구성 당시부터 실력자로 손꼽혔던 노윤하, 레디, 양카일 등을 영입해 균형이 제일 좋은 팀을 완성했고, 이후에도 적극적인 행보로 차붐, 신스 등 우승 후보들을 연거푸 영입하였다.

그리고는 ‘원 팀(One Team)’을 강조하며 팀을 하나로 모으는 일환으로 중, 후반부에 스스로를 3 Block이 아닌 ‘Team Trinity’라고 명칭했고, 팀원은 리더의 통솔 능력에 마음이 움직여 3 Block은 어느 팀보다도 자신이 아닌 팀원의 성과와 당락에 울고 웃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미션에서도 김하온의 적극적인 태도가 돋보였는데, 팀이 어려울 때마다 한 번도 뒤로 내빼지 않고 자신이 먼저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하려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 중간 삽입되는 인터뷰에서 그는 “리더인 내가 증명해야 한다”고 연이어 말하는 등 리더의 사명감을 비추기도 했다.

사진 출처: 티빙 
사진 출처: 티빙 

정리하면 김하온이 리더로서 보여준 태도는 팀원을 자신과 동화되게 만들어 끈끈한 조직 문화를 조성했다. 그는 어떤 미션이든 나섰고, 나설 때마다 좋은 모습과 결과를 이끌어냈다. 조직을 대표하는 자가 매번 그런다면 팀원은 당연하게 자신감을 고취하고, 리더가 과업에 임하는 태도까지도 닮아 가게 된다. 닮아 가는 과정에 감정적 교류가 더해지니 가장 끈끈한 조직이 완성된다.

지나친 의욕으로 인해 팀 이동과 관련하여 OSUN(오선)과 불거진 갈등, 누적상금 꼴찌를 면하기 위해 2 Block과 6 Block 간 거래를 방해하려는 모습 등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복합적인 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그가 팀을 살리고 부흥하게 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6 Block-가오가이: 빈약한 조직을 효과적인 전략과 언변으로 만회

사실 가오가이가 처음에 강한 인상을 남긴 8인에 꼽힌 것은 실력도 있지만, 그의 예능감과 언변에 더 많은 무게가 쏠렸다. 그렇기에 초기 팀 결성 때는 참가자들이 그에게서 도출할 수 있는 음악적 메리트가 적다고 생각해 팀원 영입에 난항을 겪었다. 그나마 지구인, 조광일 등 실력자를 영입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최약체로 평가받던 8 Block에도 패배할 뻔했던 비교적 약팀이었다.

그러나 가오가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전략과 그의 언변을 내세운다. 먼저 리더가 팀에서 탈락자를 선정할 때 끝까지 데리고 갈 팀원에게만 이 사실을 알리고 나머지에게는 그러지 않았다. 심지어 여기서 촉발된 반발 역시 합리적으로 납득시켜 자신의 권위를 정당화하고 따르도록 했다. 이에 더해 팀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여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맥대디와 신스 등 실력자를 영입하는데, 여기에 그의 뛰어난 언변이 작용한다.

또 팀원의 운명과 직결된 데스매치에서는 관객인 타 참가자의 인상에 강하게 남을 수 있는 전략을 활용해 팀원 모두를 살리고, 주니(Junny)와 같이 전문 래퍼가 아니어서 객관적인 역량이 부족한 팀원에게는 맞춤 전략을 내세워 이를 극복하도록 한다.

물론 본인의 실력도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재평가받았다.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인 모습으로 인해 ‘예능형 래퍼’라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았던 그는 상술한 ‘무한사이퍼’ 미션에서 루피와 각축을 벌이던 대목을 통해 대중에게 실력을 재평가받았다. 이후 이어진 미션에서도 탄탄한 기본기와 실력을 보여줬다.

사진 출처: 티빙 
사진 출처: 티빙 

즉 그는 자신과 팀을 살리기 위해 각각의 미션과 과업에 맞는 전략을 적재적소에 활용했다. 그리고 조직을 개선하기 위해 자신의 최대 강점인 언변 능력을 극대화했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팀원이 자신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그는 무대에서 증명하기까지 해 자신이 리더에 적합한 인물임을 공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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