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멸의 골짜기를 넘는 풀무원의 생존 전략
하루 한 끼가 지구를 지킨다, 식탁 위의 가장 실천적인 선택
지속가능한 식생활, ‘두유면’으로 돌아본 풀무원의 방향 전환

[사례뉴스=정희래 인턴기자] 2025년 5월 30일, 가인지컨설팅그룹이 주최하는 제13회 가인지컨퍼런스가 서울 강남구 아모리스 역삼에서 개최됐다.

가인지컨퍼런스는 다양한 산업과 규모의 최고경영자(CEO) 및 실무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경영 현장의 실제 성공 사례와 실행 중심의 전략을 공유하는 연례 행사로,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진행된다.

이번 컨퍼런스는 ‘초불확실성 시대, 고객이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총 7개의 세션으로 구성되었으며, 정치학자 김지윤 박사, 시몬스침대 김성준 부사장, 모비브 홍성태 대표, 풀무원 박종희 상무, 삼진어묵 박용준 대표, 토스페이먼츠 김용규 HO, 가인지컨설팅그룹 김경민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급변하는 시장 속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 전략, 그리고 실행 가능한 브랜딩·마케팅·조직 운영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출처 : 한상재 기자]
[출처 : 한상재 기자]

네 번째 세션에서는 풀무원의 박종희 상무가 연단에 올라, ‘지구식단이 매출을 10배 키운 방법 3가지’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그는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브랜드 철학과 지속가능성, 그리고 실패와 회복의 과정을 진정성 있게 풀어낸 실천적 브랜딩 사례를 공유했다.

강연의 시작 박 상무는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향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풀무원의 철학이 지구식단 브랜드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설명했다. 풀무원의 시작은 전쟁고아를 위한 농장이었고, 이후 안전한 먹거리, 무첨가 원칙, 생산 이력제 등을 거쳐 이제는 사람과 지구를 함께 생각하는 식생활 철학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제는 내 아이의 건강을 넘어, 지구와의 공존을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박 상무는 지구와의 공존을 위해 2022년 런칭한 풀무원의 '지구식단' 브랜드를 소개했다. 주력 상품인 대체육 기반의 두부텐더는 오랜만의 광고 시장에 나온 이효리를 모델로 대대적인 광고, 옥외·지하철 마케팅, 팝업 스토어 운영 등으로 인지도를 17%에서 52%까지 상승시켰다. 하지만 판매 성과는 기대의 1/3 수준에 그쳤다고 한다.

“반응은 좋았지만, 구매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두부 텐터를 ‘치킨 텐더의 대체’로 봤지만, 소비자는 ‘다이어트 식품’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포지셔닝 오류를 인지한 박 상무는 “브랜딩은 일방이 아니라 공감에서 시작된다”며 소비자 시선으로 다시 제품 전략을 재구성했다고 언급했다. 풀무원이 실패로부터 배운 '진짜 타깃'인 것이다.

[출처 : 한상재 기자]
[출처 : 한상재 기자]

좋지 않은 성과에 박 상무는 가트너의 기술 하이프 사이클 이론을 언급하며 임원들을 설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체육 시장의 초기 단계를 “화려한 마케팅과 스타트업의 진입이 쏟아졌던 과잉기”로, 현재는 실적 부진과 제품력 미흡, 소비자 공감 부족 등으로 인해 거품이 꺼지는 단계 '환멸의 골짜기'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박 상무는 이 시기를 위기가 아닌 ‘필터링의 과정’으로 보았다. 진정한 기술력과 제품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아 제품의 안착기로 진입할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이어 그는 대체육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기후 변화, 축산 비용 상승, 동물복지 및 위생 문제 등을 근거로 “식물성 단백질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연적인 대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출처 : 한상재 기자]
[출처 : 한상재 기자]

박 상무는 환멸의 골짜기를 버티기 위한 제품으로 지구식단의 '두유면'을 소개했다. ‘지구식단’을 비건 브랜드가 아닌, 지속가능성 전문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 저속노화·혈당관리 등 건강 트렌드에 맞춘 제품이 두유면인 것이다. 그는 “곤약보다 맛있고, 밀가루보다 건강한 면, 두유면은 소비자가 이해하고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금은 이 두유면이 브랜드를 유지하며 대체육 시장의 재도약을 준비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종희 상무는 강연을 마무리하며, 식생활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와 함께 짚으며
“왜 식물성 식단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풀무원의 철학을 강조했다. 그는 탄소 배출량, 토지 사용량, 물 사용량 등 기본적인 식재료 선택만으로도 최대 600배의 환경적 차이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매 끼니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한다면, 하루 한 끼만 식물성으로 바꿔도 지속가능성에 엄청난 기여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풀무원은 더 많은 사람들이 더 편하게, 더 맛있게 식물성 식단을 선택할 수 있도록 브랜드와 제품 전략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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