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형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가치 실현, 놀이와 배려를 연결하다.
레이저 태그 기술로 만든 사업 아이템, 사업 아이템으로 만드는 사회적 가치
지역아동센터부터 기업 워크숍까지 찾는 실내 스포츠의 비결
환경과 감정 모두 배려하는 놀이, 알액션의 운영 철학
누군가는 ‘소비’로 바라본 이것을 누군가는 ‘사회적 자산’으로 바라봤다. 평택에서 레이저 태그라는 낯선 콘텐츠를 기반으로 체험형 스포츠 문화를 만든 ‘알액션’은 단순한 오락을 넘어, 가족이 함께 즐기고, 발달장애 아동도 어울릴 수 있는 ‘사회적인 놀이’를 만들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유장미 대표는 레이저 태그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사람을 잇는 길을 고안했다. 그렇게 시작된 알액션은 지금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부터 출장형 서비스, ESG 기반의 장비 개발까지 전방위로 사회적 가치를 확장해가고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놀이’와 ‘사회’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알액션의 여정과 고민을 들었다.
Q1. 알액션과 레이저태그에 관해 소개해주십시오.
알액션은 레이저 태그를 기반으로 한 체험형 스포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입니다. 레이저 태그는 특수 장비를 착용한 채 안전한 적외선 신호를 통해 상대를 맞추는 방식의 스포츠로, 전략적 협동과 몰입감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20여 년 전부터 레이저 태그가 스포츠의 일종으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편입니다. 특히 유럽,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레이저 스포츠가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어왔죠.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 많은 분들이 이 스포츠를 접해보지 못하셨을 겁니다.
알액션은 레이저 태그를 단순한 놀이 공간을 넘어서, ‘건강한 놀이가 사회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생활 스포츠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기존의 서바이벌 게임이나 군사 훈련처럼 실제 총기 형태나 ‘죽인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방식이 아닌, ‘맞췄다’ 혹은 ‘태그했다’는 표현을 쓰며 캐주얼한 분위기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방향성 덕분에 여성이나 어린이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장비는 군사 시뮬레이션에서 파생된 ‘마일즈(MILES)’ 방식과는 다릅니다. 조끼에는 다양한 센서와 LED, 통신 장비 등이 내장되어 있어, 서로의 타격 여부를 실시간으로 송수신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자연환경 속에서 진행되는 하드코어 서바이벌이 아닌, 일상 속에서도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생활 스포츠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저희는 다음과 같은 5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1. 건강한 놀거리를 제공한다.
2. 세대를 초월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3.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직원을 육성한다.
4. 스포츠를 넓게 판단하고 무한한 가능성을 갖는다.
5. 환경·안전·건강을 중시한다.
이 다섯 가지는 알액션이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사람을 채용하며, 공간을 운영하는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Q2. 레이저태그로 사업을 시작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창업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우슈’라는 중국 무술 기반의 스포츠 종목 선수였습니다. 저도 이른 은퇴를 했지만,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24살이 되면 은퇴해요. 많은 선수들이 이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고 싶어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막연히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창업 전에 사회적 기업에 관한 기초 교육과 심화 교육을 먼저 이수했고, 이를 통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많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우리가 만들 수 있는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고, 그것이 저희 사업의 뿌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접한 레이저 태그가 매력적이었어요. 처음 만난 아이들과 함께 게임을 진행했는데도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었고, 모두가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여 이 활동이 주는 에너지가 정말 크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기억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고, ‘놀이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힘이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레이저 태그를 단순한 여가 활동이 아닌, 사회적 의미와 확장성을 담은 콘텐츠로 발전시키고자 사업화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저희가 직접 레이저 태그 장비를 설계하고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장비가 완성되면 발달장애인이나 청소년 등 다양한 대상에게 맞춤형 콘텐츠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번 인터뷰 요청도 그런 점을 좋게 봐주신 덕분에 받게 되었는데요, “기술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고, 그것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Q3. 알액션은 어떤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청년 등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관이나 협회, 단체들과 업무 협약을 통해 사회 서비스를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포츠형 사회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확장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레이저 태그를 통해 아이들과 놀이 경험을 해보니 ‘이런 좋은 콘텐츠를 많은 아이들이 함께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지역아동센터나 발달장애인을 위한 콘텐츠로 레이저 태그를 반복적으로 이용해볼 수 있게 해보자는 목표를 세우고, 실제로 여러 기관과 협약을 맺어 1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저희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꾸준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아이들은 신나서 뛰어놀고, 힘들어하면서도 재밌어합니다. 그건 곧 운동 효과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고, 동시에 이들에게 활력이 되어 주고 있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단순히 놀이를 즐기는 것을 넘어서 승패를 받아들이는 태도,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회성 등 여러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고 있습니다.
키즈카페나 여타 실내 놀이시설은 단순한 소비형 활동이 중심이라면, 저희는 놀이를 통한 교육적, 정서적 가치를 함께 제공할 수 있는 스포츠 콘텐츠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저희가 추구하는 가장 큰 사회적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Q4.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시면서 동시에 수익을 창출하는 데에 힘든 점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체험형 콘텐츠나 스포츠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는 기업, 특히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들의 경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을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이 공통된 어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사회적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알액션은 비교적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 모델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취약계층 아동과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또는 할인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일반 고객 대상 유료 체험 프로그램, 기업 워크숍, 지자체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출장형 서비스를 도입하여 지역 제한 없이 다양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자체 장비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 확대와 신규 고용 창출도 함께 추진하고 있습니다.
Q5. 그 외에도 알액션을 운영하며 힘든 점이 있으셨습니까?
운영 과정에서도 어려움은 많았어요, 창업 초기, 매장 준비부터 장비 수입, 인테리어, 공간 구성까지 모든 것을 저희 팀이 직접 해냈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장비는 유럽 업체와 직접 소통해 직수입한 것인데, 국내 중간 업체를 통하지 않고 진행하다 보니 언어와 수입 절차 등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인테리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테리어 업체에 일괄적으로 맡기지 않고, 공간 구상부터 설계 도면 의뢰, 목수나 전기 기사 섭외까지 모든 과정을 저희가 주도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운영하며 준비했던 경험들은 지금 돌아보면 저희의 큰 자산이지만, 당시에는 사례도 거의 없고 모든 게 처음이라 정말 힘들었고, 시간도 오래 걸렸습니다.
비용 절감과 “우리가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도전 의식 때문에 직접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사실 레이저 태그를 국내에 도입하던 상황이다 보니 전문 업체에 맡기기엔 마땅한 경험자도 없었어요. 국내에 있는 유사 공간들을 전부 다 돌아본 뒤 “이건 우리가 직접 해봐도 되겠다”라는 확신이 생겨 용기 내어 도전했습니다. 그때의 경험은 지금의 알액션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소중한 노하우이자 자신감의 원천이 됐습니다.
Q6. 알액션의 주요 고객층이 궁금합니다. 이들을 타겟해서 특별히 마케팅하거나 대응하시는 부분이 있습니까?
저희 주요 고객층은 가족 단위 방문객, 청소년 그룹, 그리고 기업·기관 단체입니다. 고객 유형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달리 가져가고 있어요. 예를 들어, 개인 고객의 경우, 특히 가족 단위의 방문이 많습니다. 보통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를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기존 키즈카페처럼 아이들만 노는 공간이 아닌,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 환경이라는 점이 저희 알액션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가족끼리 한 팀을 이루거나 서로 대항전을 벌이는 방식도 가능해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기는 가족형 놀이문화를 만드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단체 고객은 주로 기업이나 기관에서 많이 방문합니다. 팀워크 강화를 위한 워크숍 프로그램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는 그에 맞춰 이색적인 체험형 워크숍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어요. 제안서 형태로 프로그램을 안내드리고, 기관 측에서 구체적인 요청이나 질문을 주시면 그에 맞게 맞춤형 이용 방식을 설계해드리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마케팅을 할 때는 인스타그램, 네이버 예약 플랫폼 등을 통해 타겟 별 맞춤형 콘텐츠와 혜택 정보를 제공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습니다. 체험단을 통해 고객들이 저희 콘텐츠를 미리 간접적으로 접해 보실 수 있도록 하고 있기도 해요.
Q7. 다른 서바이벌 게임과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레이저 태그는 페인트볼이나 BB탄을 사용하는 기존의 서바이벌 게임과 비교해 가장 큰 차별점은 안정성입니다. 신체에 물리적 충격이 없어서 부상 위험이 낮고, 어린 아이들도 참여할 수 있어요. 저희 알액션은 여기에 더해 실시간 점수 집계, 전략 미션, 역할 분배 시스템 등을 도입해 단순한 사격 게임이 아닌 전략 기반의 팀 스포츠로 발전시켰습니다.
또한, 실내 공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날씨나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든지 즐길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입니다. 여기에 조명, 포그, 음향 효과 등 다양한 시청각 요소를 활용해 몰입감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서비이벌 게임과 달리 폐기물이 발생하지 않고, 총알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쓰레기도 남지 않는 점도 중요한 차별점 중 하나입니다. 저희는 이런 특성을 바탕으로 친환경적인 운영 방식을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레이저 태그 자체가 완전히 친환경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저희는 제품 개발부터 소재, 에너지 사용 방식 등을 고려해 ESG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한 가치로 삼고 있습니다. 현재도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친환경적 요소를 반영한 장비를 개발 중이며, 보다 의미 있는 사회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Q8. 마지막으로 사례뉴스 독자인 경영자와 리더분들께 격려와 응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는 분들을 보면 저도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혼자서는 한계가 있지만, 함께하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사업을 운영하더라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연결된다면 더 건강한 변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알액션 역시 독자적으로 성장하기보다는 다양한 기업과 함께 소통하고 협업하며 더 큰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이런 기업과 함께하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기꺼이 함께할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특히 이 인터뷰를 보고 계시는 분들 중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서로의 강점을 연결해 더 넓은 사회 임팩트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협력하면서 우리의 일과 삶을 더 즐겁고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길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