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앞으로 무엇을 하면서 살아갈지 고민이에요.] 어느 날 사랑하는 자녀가 찾아와서 묻는다면 어떻게 답할 것인가. 아마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라면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은 하나다. [네가 잘 하는 게 뭔데?]

[사업을 하다가 어떤 제안이 왔는데 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고민입니다.] 어느 날 아끼는 후배 경영자가 와서 묻는다. 경험이 많은 경영자라면 당연히 이렇게 말 할 것이다. [너희 조직이 잘 하는 게 뭔데?]

개인이 사회에 공헌하는 삶을 살기 위한 두 가지 방향성이 있다. 하나는 이웃의 필요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주변의 필요를 발견하고 그것을 채워주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이다. 다른 하나는 나의 재능으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통해서 이웃을 놀라게 하고 예상치 못한 감동을 주는 것이다. 이 또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삶이다. 탁월한 사람은 이웃의 필요와 자신의 재능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일한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탁월한 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한 두 가지의 길이 있다. 첫 번째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결해 주는 것이다. 이것을 마케팅이라고 한다. 두 번째는 조직의 핵심역량을 통해 개발한 탁월한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숨겨져 있던 니즈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이것을 혁신이라고 한다.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 인용) 

탁월한 조직은 고객의 필요를 채우는 일과 조직의 핵심역량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시장을 형성한다.

 

핵심역량

게리 하멜과 프랄할라드 교수는 1990년에 발표한 논문 [기업의 핵심역량]을 통해서 마이클 포터의 경쟁전략을 비판하고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과 영속성을 기업이 가진 핵심역량에 기반한 전략에 기초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개인의 삶에서도 각자의 강점에 따라서 차별화 요소를 찾고 그것을 통해서 개인을 브랜딩 해 가는 퍼스널브랜딩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매우 익숙하게 다가온다. (필립 코틀러, [퍼스널 브랜딩] 참고)

빠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이 핵심역량 전략에 대한 이해와 적용도 많이 변했다. 지금은 전통적인 핵심역량의 이해 보다는 시장 중심적이고 고객 중심적인 핵심역량에 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1990년대에 종합가구업체들이 불황 타개 전략으로 침대 시장 공략을 강화했을 때 에이스침대가 대응했던 전략을 살펴보자. 자금력을 동반한 종합가구업체의 전략은 주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혼수 시장을 공략하고 침대와 여타의 가구를 끼워서 파는 패키지 상품이었다. 사회 전반적인 가격 파괴 바람과 더불어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에이스 침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핵심역량인 침대의 다양한 구색과 침대의 전문성, 기능성을 강조할 것인지 종합가구업체의 물량 공세에 맞대응 할 것인지 결정해야 했다. 종합가구사의 가격 파괴 전략에 맞대응하자니 자금력이 부족하고 오랫동안 유지해 온 브랜드의 명성을 잃을 수 있고, 기존 이미지를 고수할 경우 혼수시장과 패키지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에이스 침대는 핵심역량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도 고객의 니즈로부터 벗어나지 않았다.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광고 역사상 가장 탁월한 한 문장에 속할 것이다. 결국 침대 선택 시 기능성을 중요시 하는 사람의 비율이 22%에서 43%로 증가했다. 에이스의 시장 점유율은 18%에서 27%로 증가했다. (경진건, [돌파마케팅] 자료 인용) 2014년 결산을 기준으로 에이스 침대는 여전히 침대 시장 점유율 30%를 넘는다.

우리가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 핵심역량은 단순히 조직의 강점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 대해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역량이어야 한다. 시장에 기회가 있어도 조직에 경쟁력이 없으면 무효다. 피터 드러커는 기업 이론을 3년에서 5년 사이에 점검하라고 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감도는 2년에서 3년이다. 글로벌화 된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서 고객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넘쳐난다. 역사 이래로 고객은 충분한 정보와 최대의 선택지를 갖는 시대를 살고 있다. 

가장 역동적인 역사를 가지고 있는 프랑스에 [더 변할수록, 더 그대로인 plus ca change, plus c’est la meme chose]이라는 속담이 있다. 기업이 변할수록 변하지 않는 핵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핵심역량에 대한 집요함은 시장의 기회와 직결된다.

 

핵심가치를 아는 것의 유익은 시장의 기회에 대한 평가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온라인 패션 전문 기업인 C사는 온라인 회원으로 1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기업이다. 하루에 홈페이지에 방문하는 고객만 5천명이 넘는다. 이 기업은 두 가지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다. 이 기업은 공장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임가공 생산 방식으로 저원가로 고품질의 패션을 생산 해 낼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온라인 구매 만족도를 이끄는 독자적인 웹 비주얼 포인트를 구현해 내고 있다. 결국 [백화점 수준의 퀄리티와 디자인을 온라인 고객의 가격 수준으로 구현해 내는 것]이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사내의 모든 운영 시스템은 여기에 우선순위가 되어 있다. 이 기업의 성공 요소도 이 한 단어에 귀속된다. 최근에 이 기업은 중국 유명 오픈몰에 입점 제안을 받았다. 검토의 기준은 이 시장의 기회에 대한 판단을 무엇으로 할 수 있을까? 경쟁이 치열한 오픈몰에서 자칫 실패하면 이미지 실추와 재고더미에 올라 앉을 수도 있다. 기준은 주어진 시장의 기회에 응할 핵심역량을 갖추었는가 하는 것이다. 중국 오픈몰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가 기준이 될 것이다. C사는 사내 리더들과의 토의를 통해서 진출을 결정했고, 한류 트랜드에 우호적인 중국 고객들의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핵심역량은 시장의 기회에 대한 선택의 기준이 된다.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경쟁자에 대한 차별화 전략으로 사용된다. 영국의 대표적인 샌드위치기반의 웰빙델리샵 브랜드인 [프레타망제]는 기존의 패스트푸드 시장에 대한 차별화로 핵심역량 기반 전략을 사용했다. 기존에 패스트푸드에 대한 웰빙의식이 강화되면서 이탈되는 고객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프레타망제는 천연 재료로 당일 입고된 재료만 사용해서 제공하는 공급 체인망을 확보했다. 기존 패스트푸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음식편의점 수준의 매뉴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또한 매장을 동선과 구성을 델리샵 시스템에 맞게 설계해서 매장에 들어와서 자신이 선택한 매뉴를 편의점에서 물건을 집어서 나가듯이 설계했다. 프레타망제는 포춘지로부터 [비틀즈 이후 영국 최대의 상품]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결국 맥도날드는 이런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2001년에 5000만 파운드를 투자해서 프레타망제 지분의 33%를 인수했다. 포장까지도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철저함으로 2000년대 이 회사의 매출은 매년 20%이상 성장했다. 핵심역량은 경쟁 시장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활용된다. 

핵심역량은 부족한 기업의 자원을 어디에 집중할지 알게 한다. 국내 치킨 브랜드로 유명한 D사는 전국에 매장을 500개 이상 가진 프랜차이즈 본부이다. 웰빙 중심의 붸페형 레스토랑의 메가 트랜드를 발견한 경영자는 9,900원에 고객들이 원하는 매뉴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브랜드N을 출시하고 1호점을 오픈 했다. 다양한 메뉴를 출시하고, 이벤트를 거듭 했지만 고객들의 반응은 썰렁했다. 결국 6개월만에 수십억의 손실을 입고 사업을 철수해야만 했다. 붸페 식당에 맞는 주방과 홍의 동선, 메뉴 신선도와 회전율 등의 지식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한 결과임을 깨달았지만 수업료는 비쌌다. D사는 [닭의 생산과 유통 역량]과 [프랜차이즈 가맹점 관리 지식]이다. 이 두 가지의 역량의 범위에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우선적인 전략이 된다. 이미 가지고 있는 역량을 통해서 시장의 기회를 보는 것이 더 우선순위이다. 만약 시장의 기회를 발견해서 새로운 사업으로 축을 이동하고자 한다면 먼저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다. 브랜드N을 성공시키고자 했다면 핵심 리더들이 붸페 식당 운영에 관한 핵심역량을 확보한 후에 진행했어야 했다. 국내 애슐리 브랜드를 벤치마킹하거나 해외의 탁월한 블랜드를 보고 그들을 RE(Reverse Engineering)하는 것이 우선이다. 

핵심역량을 집요하게 고민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인재 확보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랜드 그룹은 2000년대 초에 중국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중국 사업에 대한 장기 진출 전략을 수립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역량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두 가지 전략을 수립했다. 한가지는 중국에서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채용 전략이었고, 다른 하나는 한국에서 최고의 관리자급 인재를 중국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한국 채용을 담당하던 관리자를 중국으로 보내어 중국에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했다. 그들을 3개월이 넘는 교육 과정을 통해서 리더로 성장시킬 준비를 시켰다. 한국에서는 과장 급에서 우수한 자원을 우선적으로 중국에 배치했다. 3년 후 이랜드는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매출 신장을 경험했고, 지금은 가장 성공적으로 중국 시장에 안착한 한국의 패션 기업이 되었다. 어떤 핵심역량을 확보해야 하는지 결정하면 그것을 확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다. 지식과 역량은 인재에 붙어 있다. 경우에 따라서 핵심역량은 조직을 M&A하는 형태로 확보하기도 하지만 이는 post-M&A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가능한 방법이다. 

핵심역량은 기껏해야 2-3개이다. 

핵심역량에 관한 강의와 워크샵을 진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각 기업들이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핵심역량이라고 내어 놓는 경우이다. 고객과 신뢰가 두텁다거나 업력이 길다거나 하는 것은 핵심역량이 되지 못한다. 또한 자금력이 풍부하다거나 부동산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 역시 핵심역량에 해당되지 않는다. 

진정한 핵심역량은 경쟁자와 차별화 될 때 인정된다. 경쟁자와 차별화 된다는 것은 시장 지배력을 말한다. 대체 불가능성이다. 경쟁자가 지극히 따라 하기 어려울 때 핵심역량은 실현된다. 개인 월급경영P를 출시한 자산관리전문기업 K는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개발한 금융수요예측모델을 통해서 개인들의 자산을 다양한 투자상품에 효과적으로 투자함으로써 자산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한 투자가 개개인의 성향 분석 모델을 통해서 심리적 만족요소를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모델은 수년간 수많은 케이스의 통계적 데이터를 확보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이 따라 하기 어렵다. 패션 전문 ERP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D사 역시 지난 20년간 패션 기업에 대한 데이터를 이미 분석해서 한국 기후와 이벤트에 맞는 패션경영 솔루션을 제공해 주고 있다. 이러한 핵심역량은 단시간에 역전되기 어렵다. 반도체 액정 색상 검증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 S사 역시 삼성이나 엘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슈퍼을’이다. 해외 전문 기업과 기술 제휴로 확보한 자체적인 색상 검증 시스템으로 대체 불가능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핵심역량은 경쟁사가 따라 하기 힘든 차별화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다

핵심 역량은 그 가체로서 고객가치에 기여할 때 의미를 갖는다. 고객이 느끼는 가치에 기여하지 못하는 것은 핵심 역량이 아니다. 조직이 가진 프로세스나 문화, 혹은 시스템 상의 다양한 강점 중에서 고객이 그것을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핵심 역량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나 자포스의 펀문화는 그 자체로서 핵심역량이 될 수 있다. 고객가치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판매전문회사인 뷰티플휴먼은 [몰입형 서비스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자체에 모든 사내 문화가 맞추어져 있다. 자다가도 [네, 고객님] 하는 것이 뷰티플휴먼의 직원들이다. 직원들 상호 간에도 고객을 대하듯 웃으며 말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러다보니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지 서비스가 습관이 되어 있다. 이런 조직의 문화는 그 자체로 핵심역량이 된다. 뷰티플휴먼은 자신들이 근무하는 유통점 서비스 평가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첨단기기 부품을 생산하는 P사는 안산에 자체 생산 라인을 구축하고 국내 대표적인 기업들에 납품하는 회사이다. 휴대폰 내부에 들어가는 쿠션은 거의 대부분 이 회사의 생산품이다. 이 기업은 생산 라인을 클러스터 방식으로 구축해서 빠른 시간 내에 시제품과 소량 생산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이 원하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시제품을 생산해서 보여 줄 수 있는 라인을 구축한 것이다. 이런 생산 시스템은 고객에게 직접적으로 가치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핵심역량이 된다. 매가 외식 브랜드에서는 [센트럴키친]을 통한 고객가치 제공이 핵심역량이 된다. 애슐리가 어떻게 낮은 가격에 신선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가는 센트럴 키친의 회전율과 신선함에 달려 있다. 2000년대 초반 바리바게트가 베이커리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던 것도 센트럴키친 운영 능력을 확보하고 1일 2배송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였다. 전세계에서 물가대비 빵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이라는 명성(?)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빵 시장의 규모는 6조원(2012년 기준)으로 성장했고, 파리바게트는 7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빵이 하루에 두 번 배송되는 유혹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핵심역량은 확장성을 갖는다. 에디슨의 최고의 발명품은 전구나 영사기가 아니라 뉴저지주에 자신이 직접 건립한 [발명공장]이라고 정의한다. 에디슨은 1876년에 건립한 발명공장을 통해 자신이 구상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직접 실험하고 양산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이것이 당시 많은 다른 발명가들과 차별화되는 그의 탁월함이다. 에디슨의 핵심 역량은 발명공장이다. 핵심 역량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로 상품화 될 수 있다. 가방전문 브랜드를 운영하는 E사는 최근 한 조사에서 고등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가방브랜드로 지정될 정도로 디자인적 차별성을 탁월하다. 이 기업이 가진 해외의 명품 브랜드에 못지 않는 디자인에 대한 투자와 열정은 대단하다. 이 기업은 핵심역량에 대한 발견을 통해서 자신들의 시장 확장 전략을 수립하고 B to B 사업에 진출했다. 기업의 상품 브랜딩을 위한 가방의 차별성을 필요로 하는 곳에 대한 채널을 강화하고 최근 대기업과의 거래를 시작으로 별도의 사업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차별화된 맛을 무기로 만두를 생산하는 H만두사는 지난 20여 년간 만두만을 전문으로 생산 해 오던 기업이다. 최근에 이 기업 역시 자신의 핵심역량이 [차별화된 만두 맛의 개발]에 있음을 재정의하고, 제조업을 넘어서 외식사업에 직접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머지 않아 주요 상권과 백화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만두맛을 경험할 것을 기대한다. 

 

직원들과 함께 핵심역량을 발견하라

핵심역량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에게 물어 보는 것이다. 개인의 강점을 파악하는 방법이 주변의 지인들에게 물어 보는 것인 것처럼. 고객들이 말 해 주는 조직의 강점이 가장 확실한 핵심역량의 후보이다. 하지만 핵심역량은 열매나 가지가 아니다. 뿌리다. 고객들이 말 해 주는 요소가 가능하게 되는 뿌리를 발견해야 한다. 그래야 실수가 없다. [아름다운 형상의 회복]이라는 핵심가치로 성형외과의 예루살렘을 지향하는 B성형외과는 고객들로부터 [회복이 빨라요], [붓기가 적어요] 등의 피드백을 받는다. 그렇다면 핵심역량이 [수술을 잘한다]이거나 [좋은 의사가 있다]가 아니다. 이 병원의 핵심 역량은 [자체적인 수술기구의 개발]에 있다. 협력사와 공동으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다양한 수술기구를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이 B의료기관의 핵심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가 뿌리다. 

핵심역량을 직접적으로 정리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따로 시간을 내어서 고객의 피드백과 직원들이 생각하는 것들을 토론할 필요가 있다. [핵심역량 워크샵]은 효과적인 가인지 경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직원들 각자가 조직에 대하여 갖고 있는 생각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과정을 조직의 긍정적인 요소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 때문에 참여와 주도성을 높이는데 효과적이다.

        핵심역량 발견을 위한 질문

• 우리회사의 핵심적인 기술은 무엇인가?
•우리회사의 핵심적인 기능이나 지식은 무엇인가?
• 우리회사의 핵심인재 는 누구인가?
• 위의 핵심적 기술, 지식, 인재를 조합하면 어떤 경쟁력이 생기는가?
• 그 경쟁력 중에서 핵심적인 역량을 뽑아 본다면?

핵심역량을 발견하는 좋은 방법은 조직이 가진 프로세스를 분석해 보는 것이다. 프로세스상에서 어떤 강점 요소가 있는지 확인하고 후보로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직은 마이클 포터의 [가치사슬]은 효과적인 핵심역량분석의 툴을 제공한다. 주활동의 프로세스와 보조활동의 각 단계에서 어떤 요소가 핵심역량으로 작용하는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제조업이 아닌 유통이나 지식서비스업의 경우 조직에 따라서 프로세스가 분명하게 분석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각 개인들이 일의 시작을 누구에게 받아서 누구에게 결국 전달하는지 명확히 하는 것은 매우 주요하다. 조직 내에서 가치사슬 별로 앞 단계에 대하여는 내가 고객으로 존재하는 것이고, 뒷 단계에 대하여는 내가 제공자로 존재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종에 사내 거래이다. (이나모리 가즈오 [아메바 경영] 참조) 가치사슬 단계가 분명해 지면 각 단계에서 어떤 핵심역량을 갖추어야 할지 집중할 수도 있게 된다. (최소한 해당부서 내에서는 그렇다.) 그리고 그러한 것은 KPI와 직결된다.


 

핵심역량은 경쟁사와 비교해 봄으로써 분명해진다. 핵심역량은 기본적으로 경쟁전략이므로 고객과의 비교우위 속에서 빛을 발한다. 또한 이 방법은 확보역량뿐 아니라 필요역량을 분명하게 해 준다. 새롭게 쇼핑몰에 진출하려는 패션 브랜드의 경영자라면 해당 쇼핑몰에서 자신이 타겟으로 여기는 고객이 선택 가능한 경쟁자들과 자사의 역량을 비교해 보고 어떤 요소가 강점이고 약점인지 분석해 보지 않겠는가! 그리고 어떤 요소를 경쟁전략으로 선택할지 정할 것이다. 아래 사우스웨스트항공사에 대한 전략캔버스는 그들이 왜 친절한 서비스와 속도(운항회전율)에 집중했는지 알게 한다. 우리의 산업군에서 고객이 느끼는 가치요소를 분명히 하고 해당 요소 별로 전략캔버스를 그려 본다면 우리가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핵심역량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핵심역량은 정해놓고 액자에 넣어 두는 것이 아니다!

우선은 발견한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다. 판매전문회사 뷰티플휴먼은 현장중심의 서비스 인재를 기반으로 브랜드 본부에 상품정보와 고객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시작했다. 디자이너와 MD들이 열람하는 인트라넷에는 2만개가 넘는 정보가 올라와 있으며 지금도 매일 업데이트된다. 시간이 부족한 MD들에게 이 정보는 매우 중요한 현장정보가 된다. 

핵심역량을 통해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새로운 시장의 기회이다. 이미 가지고 있는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다.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K사는 전국의 주요 지점에 독자적인 기상 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 기업들과 정부 기관에게 제공하던 날씨 정보를 지금은 스포츠, 행사기관, 군, 농업, 어업 등 좀더 규모가 작은 고객들에게 좀 더 낮은 가격으로 기성품화 된 기상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로 확장하고 있다. 진출 가능한 시장의 기회를 노려야 한다. 빈틈을 찾는 것이다. 언젠가 각 개인이 각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연계된 기상 및 건강 정보를 받게 될 것이다.

필요역량을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에서 고객이 가치를 느끼는 요소이지만 우리 조직에 없는 것이라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경쟁 유출 시장이다. 국내 강연 시장에서 참여자들의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기대하지만 아직 어떤 강연상품도 참여자들의 삶의 변화까지 사례를 나누는 곳은 없다. TED나 세바시 등 다양한 강연콘서트가 활발하지만 적절한 시점에 [실질적인 삶의 변화]라고 하는 가치가 제공되지 않으면 사그라질 가능성이 높다. 2015년 BH에서 시작한 [나눔의 기적, 지식토크]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성공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도전적이다. 경영자와 직원들이 함께, 동종 및 이종 업계의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자신들의 지식을 서로 이야기 하는 것을 통해서 실질적인 삶의 변화를 나누는 피드백이 가능할 것이다. 유명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정서적 지적 만족을 얻는 것을 넘어선 삶의 결과를 지향하는 것이다. 

필요역량의 마지막 가능성은 새로운 기회가 되는 시장이다. 미래에 분명히 성장할 시장이지만 아직 아무도 역량을 갖추지 못한 시장 그곳에 초대형 기회가 있다. 드론 시장은 분명히 미래 시장이다. 하지만 아직 아무도 상품화 시장화의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구글은 2014년 4월 [타이탄]을 인수했다. 드론을 띄워 기지국 없이 광범위한 지역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했다. 인수가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직원 수 20명 규모의 이 회사의 인수가는 600억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알고 있다. 초대형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먼저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구글과의 인수 경쟁에서 밀린 페이스북은 이 후 [어센타]를 인수하고 구글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핵심역량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핵심역량을 관리하기 위한 질문을 아래의 표를 통해서 확보하라. 향 후에 전략적인 방향성을 정하고 부족한 핵심역량을 강화할 인재를 확보하고 양성하라. 경영자는 조직의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방어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속 가능한 고객가치를 위해서이다. 우리가 아무리 선한 가치를 갖고 사업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지식경영의 기본인 [핵심역량의 확보]가 안되면 의미가 없다. 결국은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라지게 된다. 

1. 우리회사의 핵심적인 기술은 무엇인가?
2. 우리회사의 핵심적인 기능이나 지식은 무엇인가?
3. 우리회사의 핵심인재 는 누구인가?
4. 위의 핵심적 기술, 지식, 인재를 조합하면 어떤 경쟁력이 생기는가?
5. 그 경쟁력 중에서 핵심적인 역량을 뽑아 본다면?

경영 전략의 출발은 핵심역량이다!

핵심역량 전략은 기본적으로 경쟁전략이다. 시장에서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경쟁자를 최소한 10년은 따돌릴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지금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의 생존이 턱에 차 있는 중소기업의 상황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이라도 누어야 하는 상황 속에서도 가야 할 길을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에도 내 후년에도 당장에 급한 고객의 요청에 불려 다니고, ‘갑님’의 위세를 피하기 어렵다.

핵심역량에 기반하지 않고 경쟁하는 것은 자신의 유니폼을 확인하지 않고 경기장에 나서는 것이다. 우리가 입은 옷이 축구 유니폼인지 야구 유니폼인지 알아야 한다. 고객은 우리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고객이 우리를 뭐라고 부르는지 왜 우리를 선택하는지 경쟁사를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물어야 한다. 유니폼은 경기를 하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내가 입은 옷이 축구 유니폼이라면 축구장에서 뛰어야 한다. 야구장에서 경기하려면 야구 유니폼을 먼저 갖춰 입어야 한다. 그것이 경기의 기본이다. 

핵심가치와 일치성을 검토하라. 그것이 진정 열정을 느끼는 일이다. 기업이 가진 핵심가치가 있다. 그것은 잘하는 것과는 좀 다른 것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또 경영자와 구성원들 모두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다. 인테리어 시공사인 T사의 경영자는 몇 년 전 진심으로 회심했다. 이 회사의 전문 영역은 이른바 [러브호텔]의 실내 인테리어 분야였다. 핵심역량에 기반해서 전국에 수 백 개의 러브호텔에 탁월한 인테리어를 제공했다. 하지만 자신의 핵심가치를 새롭게 재정의하고 기존에 모든 거래처를 끊었다. 대신 아파트 인테리어 영역으로 진출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개인도 그렇지만 잘 하는 일과 가치 있게 생각하는 일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두 영역의 교차점에서 몰입을 경험한다. 

 

핵심역량은 유기체이다. 계속 점검하고 발전시켜 가야 한다. 핵심역량은 경쟁자의 움직임과 새로운 대체상품의 출현에 따라 변해간다. 한 때의 핵심역량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이 비즈니스 현장이다. 환경에 대한 강조, 사회적 공헌, 신제품의 등장, 고객의 이동, 인구 통계학적인 변화 등 비즈니스 현장을 예측하는 것은 마치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핵심역량에 집중하다가도 어느 순간 고개를 들어 시장과 고객의 움직임을 보아야 한다. 정신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비즈니스이다. 

[형통한 날에는 기뻐하고 곤고한 날에는 되돌아보아라. 이 두 가지를 하나님이 병행하게 하사 사람이 그의 장래 일을 능히 헤아려 알지 못하게 하셨느니라(전도서 7:14)]

 When times are good, be happy; but when times are bad, consider: God has made the one as well as the other. Therefore, a man cannot discover anything about his future.

과정에 충실한 것은 사람이 할 일이고, 결과를 주시는 것은 하나님이 하실 일이다. 핵심역량을 확보하고 개발하며 방어하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이다. 그러나 비즈니스에 열매를 주시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신다. 

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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