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북스? 예술을 통한 사회적 처방 콘텐츠 개발…작품과 예술 활동을 세상에 전달
282북스는 소통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마냥 좋은 일을 하는 착한 기업이 아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는 곳으로 기억되고파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기준? 내 스스로 공감하는가
한 달에 한 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가 ‘내 마음이 DAY’
282북스의 목표? “예술을 통한 사회의 건강한 소통구조를 만드는 것!”

마음이 작품이 되는 곳 282북스 강미선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82북스는 사람들이 가진 다양한 이야기가 세상 곳곳에 전해지길 바라며 예술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사회의 편견과 혐오를 줄여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282북스는 예술을 통한 사회적 처방 콘텐츠를 개발한다. 이러한 사회적 처방 콘텐츠는 다양한 예술가들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마음 치유가 이뤄지며 예술가들과 함께 작품 속에 서로의 마음과 이야기를 담아내고 작품과 예술 활동을 세상에 전달한다.

마음이 작품이 되는 곳, 282북스
마음이 작품이 되는 곳, 282북스

282북스 프로젝트는 사회 소수그룹 이야기에 집중하고 사람들의 편견이 만든 사회 소수 그룹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지금보다 편안하게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282북스는 이를 통해 사람들이 가진 편견이 조금이라도 완화되길 바라고 있다.

282북스 강미선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282북스가 추구하는 가치, 사업 프로젝트, 성장 비결, 조직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었다.

다음은 282북스 강미선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282북스는 예술을 매개체로 우리 사회 소수와 다수의 소통을 유도하면서 우리가 가진 편견과 혐오를 낮추는 일을 하고 있다.
282북스는 예술을 매개체로 우리 사회 소수와 다수의 소통을 유도하면서 우리가 가진 편견과 혐오를 낮추는 일을 하고 있다.

Q. 282북스와 대표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282북스는 예술을 매개체로 우리 사회 소수와 다수의 소통을 유도하면서 우리가 가진 편견과 혐오를 낮추는 일을 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예술 기반 사회적 처방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회 소수 그룹의 정서적 자립을 지원하고, 당사자성이 부여된 예술 콘텐츠를 제작해 소수그룹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완화하고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을 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자 사회적 스토리 IP 기업이다.

Q. 282북스 이름의 뜻이 나뭇잎을 가리키는 ‘이파리’에서 따왔다고 들었습니다. 282라는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이 싱숭생숭할 때 바다를 찾고, 평온할 때 숲을 찾는다.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를 들으면 마음이 안정된다. 사람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하기 위해 시작된 회사이니, 숲에서 마음이 평온할 때의 순간을 떠오르게 됐다.

이파리 한 장 한 장이 모여 잎이 무성한 나무를 만들고 그 나무가 모여 울창한 숲을 만드는 것처럼 282북스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모아 이야기 나무를 만든다. 이야기 숲을 만들어 이야기 숲에 와서 누구든지 자신의 방식대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즐기고 위로받고 쉬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파리’를 떠오르게 됐다.

282북스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모아 이야기 나무를 만든다.
282북스는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소중한 이야기 하나하나를 모아 이야기 나무를 만든다.

Q. 282북스는 일반 출판사와는 다르게 단순히 글을 모아 책을 내는 것이 아닌,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에서 목소리가 작은 소수자를 사회 안으로 끄집어내고 이 내용들을 책에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출판사를 창업하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구체적인 창업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출판사를 창업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본래 꿈은 공연기획자였고 관련 전공을 나와 현장에 실제로 나가서 꿈을 이뤘음에도 마음이 헛헛했다. 공연기획자라는 꿈이 돈이 되진 않았고 점점 그 안에서 지쳐갔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이름있는 웹 개발 회사에 취직을 했지만 원하던 일이 아니었기에 그곳에서도 행복하지 않았다. 계속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었고 결국 회사도 그만두게 됐다.

꿈이 가득했던 일도 돈을 잘 벌었던 일도 공허한 마음을 채워주지 못했고 공허함이 무엇에서부터 비롯됐는지 그때는 알지 못했다. 그리고 긴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자취방 문을 걸어 잠그고 1여 년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강미선 대표
자취방 문을 걸어 잠그고 1여 년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았던 강미선 대표

자취방 문을 걸어 잠그고 1여 년 동안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병원에 찾아갔을 때 우울증이라는 걸 알게 됐다.

사람들에게 도와달라고 할 용기도 병원에 찾아갈 돈도 없으니 방안에 박혀 할 수 있는 건 스스로를 비난하고 세상을 끝내는 일뿐이었다. 몇 번의 자살 시도가 있었고 그 시기 늘 저를 따라다니던 실패라는 녀석은 저의 자살시도마저 실패로 끝내게 했다.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게 집에 있는 책을 다시 읽고 글을 쓰는 것뿐이었다.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 고립되어 쓴 글들을 통해 나라는 사람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볼 수 있었고 도움이 많이 됐다.

20년 동안 나에 대해 제대로 성찰하게 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을 책을 읽고 글 쓰는데 보내다 보니 다시 세상에 나올 작은 용기가 생기게 됐다.

세상에 나와 보니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보이게 됐다. 그전엔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세상에는 더 힘든 사람도 많더라.

내가 이 사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동네 작은 도서관에 나가 재능기부 봉사를 시작했다. 집에 갇혀 했던 글쓰기를 그곳의 학생들과 하기 시작한 계기가 282북스 프로그램의 시작이다.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누군가 말하고 누군가는 들을 수 있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282북스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누군가 말하고 누군가는 들을 수 있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된 282북스

그곳에서 처음 만난 친구들은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들이었고, 그 친구들과 몇 개월 글을 쓰다 보니 그 이야기들이 저만 보기에 너무 아까워 가해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근처에 아무런 신상을 밝히지 않고 글로만 써진 포스트잇에 붙여뒀다.  

포스트잇이 떨어지면 다시 붙이고 붙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는데 도서관으로 가해 학생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이 마주 앉아 긴 대화의 시간을 보냈다. 

그 모습을 눈앞에서 실제로 보면서 문제 당사자들이 서로 이야기하는 게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인데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들은 그렇게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 일방적으로 억울하다고 이야기하고 듣지 않으려고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누군가 말하고 누군가는 들을 수 있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282북스의 일은 울타리 안으로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오기보다, 그 울타리를 넓혀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다.
282북스의 일은 울타리 안으로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오기보다, 그 울타리를 넓혀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다.

특히 제3자가 아니라 문제 당사자가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찾는데 먼저 중점을 뒀고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출판, 공연, 전시, 영상 등 다양한 예술 콘텐츠를 활용하게 됐다.

282북스는 사회 소수그룹을 우리 사회 안으로 끄집어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규정지어 놓은 다양한 종류의 사회적 울타리 밖에 있는 소수 그룹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면 기존의 사회적 울타리가 점점 넓혀질 거고, 그럼 넓어진 울타리로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은 울타리 안으로 누군가를 데리고 들어오기보다, 그 울타리를 넓혀 가는 거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고 있다.

Q. 282북스의 자본금이 100만 원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00만 원으로 창업을 하셨는데 창업 후 처음으로 하신 건 무엇입니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육성사업 사업비를 가지고 글쓰기 치유 노트 ‘오늘 마음 쓰다’와 첫 번째 책 ‘그런, 빨간 책’을 만들어 2019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나가게 됐다.  

그 기간 안에 노트가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아 부스 참여 신청을 안 하고 있다가, 정말 아슬아슬하게 제작이 돼서 겨우 취소된 자리 하나를 받게 됐다. 테이블 하나 겨우 들어가는 작은 부스에서 5일 동안 우리 회사와 제품을 설명하고 프로그램을 당일에 신청받아 운영하면서 번 돈이 100만 원이었다.

‘오늘 마음 쓰다’와 첫 번째 책 ‘그런, 빨간 책’을 만들어 2019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나가게 된 282 북스
‘오늘 마음 쓰다’와 첫 번째 책 ‘그런, 빨간 책’을 만들어 2019년 서울국제도서전에 나가게 된 282 북스

주변에서 자본금 100만 원은 너무 적다고 했는데 282북스라는 이름으로 처음 번 돈이니까 이 100만 원이 진짜 우리의 자본금이라고 생각하고 100만 원짜리 법인을 설립했다. 일부 수수료와 세금으로 내고 남은 금액으로 강북구 지역아동센터에 있는 아이들이랑 마음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때 이후로 지금도 282북스 내부적인 큰 이벤트나 프로젝트가 끝나고 나면 프로젝트와 관련된 곳에 기부를 하거나 물건을 기증하면서 그 가치를 지켜가고 있다.

Q. 어떤 가치로 282북스를 운영하고 계시며 282북스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원하십니까?

282북스는 소통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로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많은 오해들은 사실 서로 알아가고 이해하면 풀리는 것들이다. 우리는 그런 소통의 경험들이 타인이나 자신에게도 많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282북스 프로그램에선 1차적으로 자신과 소통하며 심리와 정서적으로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하고 2차적으로 타인과 소통하도록 예술 콘텐츠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282북스가 필요한 일을 하는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282북스는 마냥 좋은 일을 하는 착한 기업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하는 곳으로 기억되고 싶다.

282북스가 필요한 일을 하는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282북스가 필요한 일을 하는 곳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Q. 282북스는 지난 2019년 8월 30일 법인 설립을 했고 창업을 하신지 4년 차가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지난해 2022년이 3년 차가 되는 해였다. 보통 기업을 설립하고 3년이 위기하고 들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함께 시작한 동기 기업들이 하나 둘 자취를 감추었다.

그때 슬프면서도 불안했다. 282북스는 고비를 잘 넘기고 4년 차를 맞이했고 뭐든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고 자신감이 충만한 상태다. 3년 차라는 고비를 넘겼고 이제는 나아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

Q. 282북스의 궤도이탈 청년 독립선언 사업이 인상적입니다. 이 사업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궤도이탈; 청년 독립 선언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에 조금 낯선 ‘탈 가정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프로젝트다.

‘탈 가정 청년’은 2020년 청년정책 사각지대 연구조사를 통해 발견된 청년들인데 가정폭력·정서적 학대·경제적 착취·아웃팅 등 가정 내 여러 가지 이유로 원 가족과 단절을 선언하고 홀로 살아가는 청년을 말한다.

282북스는 탈 가정 청년 당사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이 청년들의 존재를 알라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제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282북스는 탈 가정 청년 당사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이 청년들의 존재를 알라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제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 청년들은 아무런 준비 없이 급작스럽게 탈 가정이 이뤄진 후 스스로 자립해야 하는데 성인이라는 이유로 행정적으로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와 정책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282북스는 2021년부터 이 문제에 대해 공부하면서 프로젝트를 준비했고, 2022년 사랑의 열매 서울지부의 아너소사이어티 클럽 청청모 회원들의 ‘청년 투자 기금’을 지원받게 되면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다.

2022년 시작으로 2024년까지 3년짜리 큰 프로젝트인데, 282북스는 탈 가정 청년 당사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서 우리 사회에 이 청년들의 존재를 알라고,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사회적 의제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Q. 282 유랑단 사연을 신청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사연을 신청하는 기준은 따로 없다. 원하거나 필요하신 분들은 다 신청하면 된다. 다만, 282유랑단을 처음 기획할 때 마음이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곳에 우리가 찾아가자’ 였다.

선정 1순위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에 두고 있다.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문제가 문화 예술이 가진 지역 간, 소득 간 불균형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유랑단이 그 불균형을 얼마나 많이 해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선 2023년에 한 번 해보려고 한다.

282북스 강미선 대표 “멈추지 않고 도전한 것과 우리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나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282북스 강미선 대표 “멈추지 않고 도전한 것과 우리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나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Q. 282북스는 2019년 8월 법인 설립을 했고 2020년엔 글쓰기 치유 노트 ‘오늘 마음 쓰다’,‘오늘 취향 보고서’개발 2021년엔 서울시 및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비) 사회적기업 선정 2022년엔 5월 서울시 사회적 경제 우수기업에 선정되며 해가 갈수록 성장을 했습니다. 282북스가 계속해서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멈추지 않고 도전한 것과 우리만의 이야기를 꾸준히 만들어 나간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282북스의 사회적 프로젝트 당사자들의 생생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하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래서 초기엔 악성 DM도 많이 받기도 하고 무시를 당하기도 했다. 돈 안 되는 일을 한다고 포기하라는 말들도 많이 들었다. 그런 말들에 흔들렸다면, 아마 지금 이 인터뷰도 못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는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고 남들이 좋아할 만한 이야기만 쫓기보다 우리가 해야만 하는 이야기를 꾸준히 찾고 만들어가자고 생각했다.

282북스는 SNS로 소통을 많이 하고 사람들과 만나고 있는데 고민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사람들과 그대로 나누고 있다. 그런 모습을 계속 그대로 노출했더니 많은 분들이 점점 우리 이야기에 공감해 주셨고, 조금씩이라도 매해 성장할 수 있었다. 바르고 건강하게 사회적기업이 되기 위한 걸음을 차근히 준비해서 걷고 있다. 저에게는 성장이라기보다는 당연히 걸어야 할 길을 걷고 있는 생각이 든다.

여러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한 282북스
여러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한 282북스

Q. 282북스는 ‘우리 같이 행복하개’ 펫로스 증후군과 함께 반려동물 문화 인식 개선 진행 ‘도시의 문장들;귀천’ 감정노동자와 함께 이야기 전달, 글쓰기 치유 노트 ‘오늘 마음 쓰다’ ‘오늘 취향 보고서’개발 ‘암어모델 I AM A MODEL’ 암 경험자와 함께 사회 인식개선 프로젝트 진행, 이주 여성들에 대한 사회 인식 변화 프로젝트, 중도입국 청소년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프로젝트, ‘궤도이탈; 청년 독립 선언’ 탈 가정 청년이 직면한 사회문제를 제기하는 프로젝트 등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진행해왔는데 지금까지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프로젝트는 무엇이었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조금 뻔하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는다. 하나하나 정말 마음 쓰지 않은 프로젝트가 없기도 하고, 아직도 참여한 참가자들과 연락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한 프로젝트를 고르면 안 될 것 같다.(웃음)

그럼에도 딱 하나를 꼽아보자면 2021년 청년 자살 시도자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가 가장 생각이 난다. 자살시도의 경험이 있는 저와 자살로 먼저 세상을 떠난 친구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한 프로젝트이기도 하고,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얻고 많은 청년들에게 용기를 준 프로젝트다.

정서적·신체적 자살 시도를 한 친구들이 그 자살 시도의 경험을 남에게 말하지 못하고 속으로 끙끙 앓다가 극복하지 못하고 재시도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2021년 청년 자살 시도자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2021년 청년 자살 시도자들과 함께 한 프로젝트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근데 우리 프로젝트에서는 12명의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나는 자살 시도를 한 사람이다’ 라고 말하니, 혼자 아파하던 우리 사회의 청년들에게 큰 울림을 준 것이다. 자살 시도한 청년들에게는 주변에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우리 사회에는 청년들의 자살시도를 나쁘게만 보지 말고 그들이 도움을 청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자는 메시지를 던져줬다.

아직도 프로젝트를 통해 출판된 책이 꾸준히 판매되고 있고, 282북스에 찾아오는 청년들이 이 프로젝트를 접하고 많이들 알게 되었다고 말해주고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향후에 또 계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내 스스로 공감하는가’에 있다. 저도 세상을 다 산 성인군자가 아니기 때문에 모든 이야기를 잘 알고 공감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전에 굉장히 많이 공부를 한다. 그 과정에서 제가 그 문제에 공감하고,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야 시작을 하게 된다. 사회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에는 저의 인식 변화가 가능한가가 가장 큰 1순위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계획하는 프로젝트도 많은데, 올해 2023년에는 지난해에 이어 탈 가정 청년문제의 사회 의제화를 위한 ‘궤도이탈; 청년 독립 선언’ 프로젝트와 지역 간 문화 예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282 유랑단’이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282살롱’을 계획하고 있다.

Q. 282북스만의 특별한 조직문화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핵심이 되는 코어 멤버를 두고, 이야기 별로 그에 맞는 팀을 새롭게 구성을 한다. 함께 할 아티스트, 영상팀 등 그때그때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공감하는 외부 인력으로 구성하고 있다. 덕분에 유연하고 다채로운 결과물들이 나오게 된다. 앞으로는 코어 멤버를 조금 늘려볼 생각이다.

내부 조직 문화로는 ‘내 마음이 DAY’라는 걸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가다. 정말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보내면 된다. 아무래도 많은 사회 문제들을 접하고 당사자들과 일을 하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일하는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기도 해서 일하면서 직원들이 마음을 다치지 않았으면 해서 만들었다.

‘모든 이의 이야기는 소중하다’가 우리의 활동 기저
‘모든 이의 이야기는 소중하다’가 우리의 활동 기저

Q. 282북스의 최종 꿈은 무엇입니까? 향후의 비전과 계획 또한 궁금합니다.

‘모든 이의 이야기는 소중하다’가 우리의 활동 기저다. 이 기저를 잃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모두가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드는 걸 꿈꾸고 있다. “예술을 통한 사회의 건강한 소통구조를 만들어 보겠다!” 라고 282북스를 처음 시작할 때 말하고 다녔으니, 초심을 지켜 그 꿈을 꼭 이루고 싶다.

앞으로의 활동들도 이 기저를 벗어나지 않고, 어떻게 해야 너무도 이상적인 ‘우리 사회의 건강한 소통구조’라는 걸 만들 수 있을까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다양한 사회적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 기반 사회적 처방 프로그램’을 확산하고 사회적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중심으로 282북스를 운영했고, 앞으로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마지막으로 비즈니스와 일터에서 일하는 경영자분들을 위한 격려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회사를 창업하기 전에 다양한 곳에서 일을 했다. 프리랜서, 영리기업, NGO 단체, 비영리 재단, 사회적 기업 등등. 그때는 참 경영자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웠는데 제가 회사를 설립하고 경영을 하고부터 그분들의 마음이 조금씩 이해가 갔다. 덕분에 경영자의 마인드와 직원의 마인드를 동시에 갖게 됐다.

요즘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라고 말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함께 일하는 동료들, 직원들을 먼저 생각하고 챙기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어려움을 이겨내고 우리를 잘 지켜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함께 할 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날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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