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이 항상 순탄하지는 않다.
그 위기를 타개하는 방법 3가지를 각각 3가지 도구로 비유해 보았다.
극을 전개하는 데 있어서 기승전결은 가장 기본적인 이야기 구조로 꼽힌다. 인간의 삶도 그렇듯이, 이를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극예술의 일대기가 항상 물 흐르듯 흘러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성장하는 데 있어서 필연적으로 어려움이 수반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한 스타트업의 예시로 꼽히는 기업부터, 너무나도 익숙한 대기업들까지. 이들 중 위기가 전무한 사례는 단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당장 우리 앞에 마주한 문제들부터, 장기적으로 회사의 비전을 흐릴 수 있는 위협까지. 이를 벗어날 수 있는 3가지 방법을 각각 3가지 도구로 비유해 보았다.
1. 망원경: 외부 세계가 아닌 첫 목표에 집중하라!
전 이니시스 대표이사이자 현재 프라이머를 설립해 활동 중인 권도균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가 언급한 스타트업이 성장 중에 겪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최초 목표에 대한 집중력 저하를 꼽았다.
처음 개발했던 기술 혹은 서비스에 집중했다가 투자를 받고 나면 회원 수의 증가, 규모의 증대, 기관이나 단체의 참여 등에 집중하느라 최초 상품 및 기술, 혹은 고객에게 집중하는 빈도가 떨어지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처음에 집중했던 특정한 세상의 문제에 집중하라고 말한다. 더 쉽게 말하면 외부적인 멋짐이 아닌 내실을 다져야 한다.

토스의 이승건 대표 또한 유사한 의견을 내비쳤다. 기업이 성장하고 명성을 얻으면서 상술한 어려움을 겪는데, 그럼에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치열함이 그것의 명분이 되어 살아갈 원동력을 얻는다고 한다. 그 역시 기업 설립의 첫 목적을 잊지 않았다.
원티드의 이복기 대표는 더 구체적인 용어로 ‘고객 고통의 단절과 전이’를 스스로 정의했다. 기업 전체가 고객의 고통, 즉 고객이 겪는 불편함과 이에 따라 그들 자신에게 향하는 니즈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알아야 한다. 그런데 모두가 리더와 같은 생각과 뜻을 갖고 업무에 임하지 않는다.
가령 중간 리더는 문제 해결 말고도 부하 직원의 성장이나 일의 효율적인 구조화에도 관심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첫 목표가 아닌 외부적 목표로 초점이 옮겨지고, 같은 문제를 다르게 바라본다. 그럼, 문제가 변질되거나 구성원 간에 단절된다. 현상이 방치되면 중간 리더가 문제 해결을 포기한다.
일단 이렇게 되면 뒷부분에서 실무진이 바텀업(Bottom-up) 등의 방법으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창출하더라도 실증적으로 적용하지 못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리더가 중간 리더부터 실무진까지, 고객의 고통을 전이시켜 시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 리더는 우리의 미션과 핵심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질문을 해야 하고, 구성원들로 하여금 거기에 몰입하게 해야 한다,
즉, 해결하고자 하는 명확한 문제가 있을 때 경영자는 그 자체로 열정을 갖게 되는데, 그 문제가 외부적인 것이 아닌 첫 목표여야 하고, 모든 구성원과 그 뜻을 같이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성장 과정에서 절대 이를 망각해서는 안 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2가지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
(1)원페이지
이복기 대표는 원티드 사내에서 원페이지라는, 네 문단으로 구성된 글을 작성한다고 밝혔다. 네 문단은 고객의 고통-고통 해결할 수 있는 대안-우리가 할 수 있는 것-문제를 풀면 얻을 수 있는 성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구성이 변동하면 그토록 강조했던 첫 목표에서 멀어지고, 고객 고통의 전이에 실패할 가능성이 생긴다. 무엇보다도 어떤 고객의 고통인지 확실히 인지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2)체크리스트
체크리스트는 간단하다. 고객의 니즈를 잘 수행했는지, 그리고 서비스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하기 위해 기본적인 질문들을 담은 질문지이다. 첫 목표에 올곧게 향하기 위해 ‘기본적인’ 질문들만 필요하다. 프로젝트에 착수하기 이전에 질문지를 적고, 중간중간 그 기본을 빠뜨리지 않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작성 시 중요한 세 가지가 있는데, 구체화와 행동화, 그리고 시각화다. 구체화와 행동화는 말 그대로 질문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어떤 행동을 수행했는지 언급해야 한다.
시각화도 쉽게 말해서 한 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구조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예시를 들면 x축과 y축을 각각 시간 설계와 해야 할 일로 설정하고 질문을 이에 맞춰 작성한다. x축에 마감 기일과 날짜를 D-Day의 형식으로 나열하고, y축에 해당 날짜에 수행할 과업을 기록하면 된다.
이는 중요한 일을 누락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또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실수 또한 사전에 점검하여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과적으로는 최소한의 질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업무의 효율을 넘어 기업이라는 공동체 전체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먼저 반복적인 체크리스트 작성과 피드백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의 경험과 지식이 축적된다. 이는 조직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이후 인수인계의 과정에서도 구성원 교육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는 데 이바지한다.
2. 돋보기: 당면한 문제를 즉각적으로 다뤄야 한다!
망원경은 기업의 장기적인 비전에 가까워지는 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먼저 하루하루의 과업을 달성하고, 그것을 방해하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럴 때 돋보기로 기록된 목표를 자세하게 확인하면서 정진해야 한다.
요즘 시중에 자주 보이는 감자빵이라는 상품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밭’이라는 기업을 예시로 들겠다. 본사는 감자빵의 성공이 아닌, 농업이 존중받는 것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감자빵 이후에도 곧바로 다른 상품을 개발하는 데 착수한다. 하지만 유사 브랜드 등장, 원가 인하 압박, 고객 요청, 회사의 크기가 불어나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경영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따라온다. 물론 확실한 망원경이 있기에 방황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돋보기가 있어야 목표로 향하는 도중에 제풀에 지쳐 쓰러지지 않을 수 있다.
기업을 쓰러지게 만드는 요소에는 먼저 허무 지표가 있다. 리더가 성장에 대해 압박을 지나치게 많이 받을 때 발생하는데, 가장 중요한 지표가 아닌 허무 지표에 빠져 구성원들에게 다른 질문을 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그런데 리더가 이런 질문을 하면 직원들은 당연히 그것에 답하기 위해 고민하고, 그러면 당연히 시간과 노력을 쓰게 된다. 망원경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리더는 기업 자신을 향한 질문을 설정할 때 굉장한 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
KPI와 같은 성과지표도 위험 요소일 수 있는데, 지표 자체에 매몰되어 주객이 전도되는 사례다. 지표만 보고 해결하려다 보니 큰 문제가 아닌 작은 문제, 혹은 전혀 상관없는 지표로 향하게 되고, 이는 망원경이 설정한 방향을 완전히 틀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인의 세부 지표보다는 핵심 지표가 많아도 2개 정도만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이 좋다.
타이거 밀크티라는 상품으로 유명한 태향은 돋보기를 알맞게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이들은 상술한 밭과 비슷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고, 마찬가지로 망원경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카페 연구소를 만들고 기술과 콘텐츠의 고도화, 원료 관리, 교육 등을 시행한다. 더하여 직원 간 지식 공유, 외부 강의까지 병행한 끝에 현재는 직원 수가 약 100명까지 성장하는 성과를 이룬다.
정리하면, 망원경은 목표로 향하는 길을 올곧게 만들어주는 도구라면, 돋보기는 그 길로 향하는 여정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된다. 돋보기를 활용하여 당장의 핵심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고, 그것을 효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3. 책상종: 위기를 기회로!
책상종을 설명하기 위해 칠레 광부의 예시를 들겠다. 그들은 공기 질을 확인하기 위해 광산에 카나리아를 동행한다. 카나리아는 공기에 민감한 생물인데, 지하에 카나리아를 먼저 보낸 뒤 그들의 울음이 멈추면 질식 위험을 감지하고 지표로 돌아와 숨 고른다고 한다.
어찌 보면 잔인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기업 경영에 적용하면 시사하는 점이 있다. 가장 약한 고리 혹은 부서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타 부서 대비 약한 이유를 확인하고, 그것을 극복하도록 응원해야 한다. 병목은 문제가 아닌 기회다. 회사에 있어서 좋은 경고 시스템이 되어 전체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또 그들을 지원하면서 회사가 전체적으로 나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기도 한다.
한편, 가인지캠퍼스에 가면 3가지 도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다.

*본 기사는 11월 5일 가인지캠퍼스 ’조직의 성장통 극복할 리더의 도구 3가지! 미션에 동의하고 목표에 몰입하는 조직 만들기’ 영상을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