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도 1.5도 상승 과학자들 예상보다 10년 빨라… 이제는 '지속가능성'아니라 '생존가능성'
환경에 대해 더 깐깐해진 소비자, '그린워싱'은 안 통해
유통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 소비자들의 관심도 점점 높아져

최근 이상 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관찰되고 있다. 2021년 여름, 폭염으로 인한 유례없는 대규모 산불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다. 캐나다에서는 50도가 넘는 폭염에 수백 명이 사망했으며, 한 해안가에서는 해양 생물이 최소 10억 마리 폐사한 것으로 추산됐다. 하얀 눈과 얼음이 가득하던 북극권 지역의 변화도 심상치 않다. 추운 지역으로 유명한 시베리아에서는 남한 면적의 1.6배가 되는 규모의 숲이 불타 사라졌다. 국토의 85%가 얼음으로 뒤덮여 있는 그린란드는 단 하루 동안 녹아내린 얼음의 양이 약 85억 톤을 기록했다. 많은 기후 전문가들이 더 이상 기후 변화는 미래를 위한 경고가 아니라고 말한다.

2021년 7월, 그린란드에서는 단 하루 동안 녹아내린 얼음의 양이 약 85억 t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그린란드에서는 단 하루 동안 녹아내린 얼음의 양이 약 85억 t을 기록했다

우리도 환경이 지금 당면한 우리의 이야기라고 느낀다. 친환경은 이제 생존을 위한 일이며, 일상의 매 순간 챙겨야 하는 의무다. 그리고 그 의무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로 요구된다. 그럴듯해보이는 마케팅이 아니라 생산 단계에서부터 기업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상에서 즐기는 환경 지키기
2020년 4월, 그린피스 서울 사무소가 배우이자 환경운동가인 류준열씨와 함께 진행한 #용기내 캠페인을 기억하는가? 이 챌린지는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식재료를 구매하거나 음식을 포장할 때 일회용품 포장재 대신에 고객이 미리 준비한 다회용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용기(容器)'를 내자,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용기(勇氣)'를 내자'는 캠페인이다. 

보통 챌린지 형식의 사회 참여는 단기간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용기내챌린지는 시작한 지 1년도 넘은 지금, 잊혀지기는커녕 대형 마트를 넘어 식당, 카페 등 일상적으로 방문하는 곳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상적인 친환경 행동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인스타그램에 '#용기내' 해시태그를 검색해 보면 떡볶이, 케이크, 빵, 김밥 등이 다회용기에 담겨 있는 인증샷이 한가득 올라와 있다. 해물찜, 피자, 아이스크림처럼 다양한 메뉴에도 도전하듯이 참여하는 유튜브 브이로그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은 후기 끝에 음식 종류에 따라 적합한 용기 재질이나 용량을 정리해 올리거나, 배달앱의 사진 후기를 미리 보고 반찬의 구성과 크기를 가늠한 후 맞는 용기를 챙겨가라는 팁을 공유하기도 한다. 용기내 챌린지를 받아주는 프랜차이즈나 식당, 카페를 리스트업하기도 한다.

'용기내 챌린지'를 검색했을 때 볼 수 있는 다양한 '용기(勇氣)'들
'용기내 챌린지'를 검색했을 때 볼 수 있는 다양한 '용기(勇氣)'들

 

그 친환경 경영 활동이 '진짜로' 환경을 지키나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친환경 경영 활동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박수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되려 논란이 되는 경우들도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기업의 친환경 경영 활동을 평가하는 기준도 깐깐해졌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기업의 친환경 마케팅을 꼼꼼히 검증하며 환경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소비자의 이목만을 끌기 위한 마케팅 사례들을 문제 삼기도 한다. 용기를 개선했다고 선전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크게 샀던 제품이 알고보니 여전히 플라스틱을 포함한 용기라 소비자가 미리 알고 분리배출하지 않으면 재활용을 할 수 없다든가, 재활용 목적으로 수거한 공병이나 제품의 활용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기업이 이슈가 되었다. 이처럼 기업이 환경과 무관한 결정을 마치 환경을 위해 한 것처럼 포장하거나 실제 들였던 노력보다 과장해서 홍보하는 행위를 그린워싱이라 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정책과 제품이 '진짜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를 보는 높은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소비자들은 기업들의 정책과 제품이 '진짜로'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를 보는 높은 기준을 가지게 되었다.

 

용기를 시작으로, 유통까지 완전하게
친환경은 마케팅만의 영역이 아니다. 아무리 캠페인을 잘 만들어도 기업의 본질적인 구조 어딘가에 반(反)환경적인 부분이 있다면 친환경 브랜드로 인지되기 어렵다.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기업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생산 및 경영 구조를 개선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화장품 브랜드 아로마티카는 소비자의 요구나 법적 규제가 있기 전부터 자사의 제품을 재활용 가능한 용기로 바꾸는 데 힘쓴 브랜드다. 재활용 가능 플라스틱과 유리로 만들어진 모든 제품의 용기에는 '재활용 우수'가 적혀 있다. 분리 배출을 위해 노력하는 소비자를 위해 모든 용기에는 구성요소별 소재와 분리배출 방법을 기재하고 QR코드를 달아 영상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사 쇼핑몰에서도 제품 사진 다음으로 바로 나오는 정보가 재활용에 대한 안내인데, 링크를 누르면 용기 제조 과정과 분리배출 방법을 더 자세하게 안내해 재활용에 진심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 용기 구성 요소별 분리 배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제품 상세 페이지에 용기 구성 요소별 분리 배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아로마티카 홈페이지

최근 식품업계와 유통업계에서도 환경을 위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다.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표시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소비기한이란 표시된 보관 조건을 준수했다는 가정 하에 소비자가 식품을 먹어도 안전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되는 최종 기한을 의미한다. 유통기한은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간이기 때문에 소비기한이 더 길다.

유통기한이 짧은 대표적인 식품인 우유의 경우 그 유통기한은 14일이지만 개봉하지 않고 냉장보관한 우유는 제조일로부터 50일까지는 마셔도 문제가 없다고 한다.  실제 소비 기간이 늘어나는만큼 이유 없이 버려지는 음식은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은 유통기한이 경과하면 판매처에서 음식의 상태와 관계없이 폐기를 했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도 유통기한이 소비기한과 같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얼마나 지난 것까지 괜찮을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없어 찝찝한 마음으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물을 버려왔다. 

변질된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한편, 환경을 생각하면 좋은 결정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많았다. 가정에서도 구매한 음식의 명확한 소비 기준을 알고 소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편리함이나 안전이 우선시 되던 영역에서도 환경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점점 커지고 있다. 환경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처: 밀레니얼-Z세대 트렌드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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