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그저 파이프라인일 뿐 주목 대상은 후원자와 수혜자들
자율 경영, 현장 중심 경영, 감동 경영을 바탕으로 사랑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
더욱 어렵고 취약한 자들에 집중하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일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긴급 구호활동과  지역개발 사업을 하는 기독교 NGO 단체이다. 그리스도 정신을 본받아 떡과 복음을 전하고 굶주림을 겪는 모든 아동, 가정, 공동체가 회복될 수 있도록 희망을 전하는 친구가 되고자 한다. 

기대봉사단을 중심으로 국내복지사업, 국제구호개발 등의 사업이 진행 중이며 후원자들은 결연후원, 사업후원, 캠페인 후원, 선교사 후원등을 통해 단체의 활동에 기여할 수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 (사진=사례뉴스)
'희망친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 (사진=사례뉴스)

Q. 코로나 이후 기업의 변화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코로나로 인해서 사업 형태가 급작스럽게 변경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25퍼센트의 기대봉사단이 한국으로 귀국을 했다. 하지만 현지 스태프의 지속적인 보조와 줌을 통한 비대면 교육으로 사역을 유지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현재까지 파송된 기대봉사단과 직계 가족 일원 중 약 130명 정도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지에서 확진 되신 분들이 대부분이고 그 중에 한 분의 경우는 생명의 위협이 와서 에어 앰뷸런스 대절을 통해 한국으로 모시고 왔다. 에어 앰뷸런스를 대절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생명이 가장 중요한 가치였기에 본국 소환 이후 홈페이지에 후원을 요청했다. 

놀랍게도 대절 비용 이상의 돈이 모금되어 에어 앰뷸런스 비용을 다 충당을 하고 나머지 비용은 완치 후 후유증으로 찾아온 약간의 언어 장애를 치료하는데 쓰일 수 있게 했다. 

이런 식으로 봉사단원들에 대해서는 굉장히 좀 세심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악화된 것은 현지의 식량 보급이다. 작년 10월 16일자 UN 발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은 1분에 7명이지만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은 11명이다. 

실질적으로 코로나보다 식량 문제 때문에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코로나 관련 사망자들은 대부분 선진국의 고령인들이고 빈곤과 굶주림으로 죽는 사람들은 후진국의 아동, 청소년들이라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식량 문제는 코로나보다 훨씬 더 앞선 문제이기에 우선 순위의 정립이 매우 중요하다.

Q. 조직의 문화와 복음을 기반으로 한 기업이라는 점에서 일반 기업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이곳에 오기 전에는 IT 분야 글로벌 회사를 경영 했었다. 일반 기업과 NGO단체는 굉장히 달랐다. 

일반기업은 숫자적 목표가 주어지면 그것을 향해 달려간다면 우리와 같은 구호단체들은 골든 서클과 같이 왜 이 일을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나는 왜 여기 있고 나는 왜 이 일을 하는지 그 존재의 의미가 중요한 포인트이기 때문에 직원들과 ‘why’ 워크숍을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보내신 사람이다’라는 정의로 시작한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존재 의미는 후원자와 수혜자 사이에 중간에 있는 연결 통로다. 수원지에서 물을 가정까지 전달해주는 그저 파이프라인일 뿐이다.

자율 경영, 현장 중심 경영, 감동 경영을 바탕으로 사랑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자율 경영, 현장 중심 경영, 감동 경영을 바탕으로 사랑을 전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 (사진출처: 게티이미지)

파이프라인의 5가지 특징으로는 1) 인풋과 아웃풋이 똑같아야 한다. 2) 물이 새도 안된다. 3) 파이프라인이 녹이 슬면 안된다. 4) 파이프라인은 현장에 빠르게 닿을 수 있도록 짧을 수록 좋다. 5) 수혜자의 피드백을 후원자들에게 전달해주는 쌍방향 파이프라인이 되어야 한다(사후 모니터링) 등이 있다.

3개의 경영방침과 7가지 핵심가치

드러나야 될 대상은 후원자와 수혜자들이다. 직원들과는 겸손함으로 일하기 위해 세가지의 경영 방침을 항상 공유한다. 이젠 일종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자율 경영이다. 우리는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고 스스로 결정을 한다.

직원들의 출퇴근 시간은 각 부서의 특성에 맞게 현지 출퇴근, 사무실 근무, 재택근무 중에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NGO 기업 중에 플렉시블 오피스를 쓰는 기업은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유일할 것이다. 

현장 근무를 하다가 자리가 필요하면 공용 오피스에서 업무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율 경영은 조직원들이 성숙해야 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전직원이 성숙한 조직원이라는 믿음 아래 최대한의 자율권을 보장하고 있다.

두 번째는 현장 중심 경영이다. 파이프라인 비유처럼 수혜자가 현장이고 후원자가 현장이다. 각국의 상황에 맞추어 그들이 뭘 원하는 건지 지금 우간다는 뭘 원하고 볼리비아는 뭘 원하는 것인지, 맞춤형 후원을 하자. 각국 맞춤형 후원을 위해서는 현지 스태프들 중심으로 경영이 이뤄져야 한다.

세 번째 방침은 감동 경영이다. 감동 경영은 후원자들과 수혜자들은 물론이고 직원들 에게까지 감동이 전달되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 앞에 전달되어지는 경영을 의미한다. 자율경영, 현장 중심 경영, 감동 경영 이 세가지는 기아대책의 기본 경영 방침이며 기업 전반의 문화를 형성한다.

7대 가치 중 가장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투명성과 순수성을 꼽을 수 있다. NGO 단체가 투명성과 순수성을 훼손 시켜버리면 존재 의미는 사라진다.

순수성은 순수한 마음과 의도로 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4가지 각기 다른 기관으로부터 감사를 받고 홈페이지에 모든 사업과 이사회 회의록을 게시하여 투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출처 - 희망친구 기아대책
더욱 어렵고 취약한 자들에 집중하고 그들이 자립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우리의 일 (사진출처: 희망친구 기아대책)

Q. 추구하는 방향성 혹은 추진을 희망하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이 있습니까?

'더 어렵고 취약한 곳으로 우리의 마음을 돌리자’가 핵심이다. 특정 사업이 아무리 유혹적이고 기업에 큰 도움이 되는 사업이라고 해도 기업의 존재 의미와 안 맞는다면 예산을 줄이는 등의 조율을 해 나가고 있다.

성경이 얘기하는 4대 취약계층(과부, 나그네, 고아, 가난한 자)에게 조금 더 포커스를 맞추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해외 국가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부유한 나라는 철수를 할 예정이고 대신에 더 어려운 나라로 우리가 기대봉사단원들을 파견할 계획이다.

Q. 7년 중(부임 이후) 가장 마음에 남았던 활동은 무엇입니까?

작년에 삼일교회와 함께 노숙인을 위한 카페를 열었다. 삼일교회는 서울역에 위치한 교회로 원래 노숙인들을 위해서 급식 사업을 진행하던 곳이다. 

급식 사업을 이어가던 도중 이들의 자립을 돕자는 목표 아래 9명의 노숙인들을 선발해서 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했다.

숙대 앞 <로로 카페>에서 아홉 명의 노숙인분들과 두 명의 정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속적인 일자리 마련을 위해 1년 이상 근무를 하게 되면 다른 카페로 취업해 나가는 시스템이다.

행복한나눔과 함께하는 육아맘, 행나맘(행복한 나눔에서 활동하는 맘의 준말. 미혼모를 대체한 호칭)이 제작한 수공예품들을 12곳의 나눔 가게(중고 제품/기업의 재고 물건을 받아 취약계층에 전달 또는 판매하는 가게)를 통해 이들이 스스로 수입을 얻을 수 있게끔 하는 ‘봄B 살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년부터는 연세대학교 IT 계열 전공생, 조교들과 협업하여 행나맘들에게 소프트웨어 코딩 강사 자격증 교육을 진행했고 총 일곱 분이 내일 수료 예정이다. 

이제 이분들은 학원에서 초등학생 대상으로 코딩을 가르치는 평생직업을 갖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자립 준비 청년(보호 종료 아동)의 자립을 돕는 나그네 프로젝트 또한 계획 중이다.

행나맘들을 위한 봄B 살롱 프로젝트 (사진 출처: 희망친구 기아대책 홈페이지)
행나맘들을 위한 봄B 살롱 프로젝트 (사진 출처: 희망친구 기아대책 홈페이지)

해외에서는 수혜자들 중에 성인이 되어 도움을 받던 입장에서 도움을 주는 입장이 되었다는 소식이 가장 행복한 소식들이다.

또한 우간다의 소로티라고 하는 마을은 후원을 통해 자립이 가능 해졌다. 사람이든 마을이든 식량배분사업을 넘어 스스로 자립하게끔 만들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사역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스스로에 대한 존재 의미를 찾는 것이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온 것은 세컨드라이프. 17년간 일반 기업의 CEO로 근무하면서 부족함은 없었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하나님이 나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던 도중 회장직 공개채용 소식을 접했다. 

Second - life에 대한 의미찾기 개념으로 기아대책 회장직을 맡게되었다.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복음이며 어떻게 하면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할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한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하는 일은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는 일이라고 본다. 지칠 때마다 이곳에 온 이유와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남은 2년간의 임기기간 동안 잘 마무리하고 후배들에게 잘 인계해주는 것이 최종적 목표이다.

ⓒ 사례뉴스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출처를 표기한 다양한 인용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