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친구 기아대책, “떡과 복음으로 전 세계의 육체적・영적・사회적・정서적 굶주림 종식하고파”… 빈곤, 보건위생, 교육, 인도적 지원, 영성 분야 구호 사업 진행
유원식 회장, “기아대책은 복음적 색깔 가장 강한 NGO… 후원자 모집단은 작지만 후원 유지율 가장 높아”
50여 개국에 전문인 선교사 ‘기대봉사단’ 500여 명 파송한 기아대책… 출구 전략 가장 강조
유 회장, “현지에서는 코로나보다 식량 문제와 말라리아가 더 시급… 우선순위 고려하며 구호 활동 중”

사례뉴스팀은 희망친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떡과 복음으로 전 세계의 영적・육체적 굶주림을 종식시킨다’는 선교적 사명을 갖고 있는 국제구호개발NGO 단체다.

기아대책은 1971년 미국 레리 워드 박사의 인도적 지원 난민 사업으로부터 시작되었으며,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기아대책은 지난 2019년 ‘국제기아대책기구’에서 ‘희망친구 기아대책’으로 명칭을 바꿨다. 기아대책의 영어 명칭인 ‘FH’ 역시 ‘Food for the Hungry’에서 ‘Friends of Hope’라는 새로운 의미를 얻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 (사진=사례뉴스)
‘희망친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 (사진=사례뉴스)

기아대책이 이름을 바꾼 가장 큰 이유는 기아대책이 돕는 대상이 일반적인 의미의 ‘기아’, 즉 ‘식량이 없어 굶주려 있는 아동’에 한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아대책은 ‘기아’를 ‘육체적・영적・사회적・정서적으로 고립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기아대책은 그들에게 ‘희망친구’가 되어주겠다는 포부로 북한을 비롯한 국내외 현장에서 다양한 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사역의 핵심 대상은 아동이다. 가족의 근간에 아동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아대책은 아동이 가장 취약한 분야인 빈곤, 보건위생, 교육 분야와 더불어 인도적 지원, 영성 분야의 개발 사업을 하고 있다. 현재 해외 아동 4만 5천 명, 국내 아동 3천 명이 기아대책 후원자들과 결연을 하고 있다.

기아대책은 현재 50여 개국에 500여 명의 ‘기대봉사단’을 파송하고 현장에서 직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대봉사단이란 기아대책이 파송한 선교사를 말한다.

기대봉사단의 ‘기대’에는 3가지 뜻이 담겨있다. 첫 번째는 기아대책의 줄임말인 ‘기대’, 두 번째는 ‘기대다’는 의미의 ‘기대’, 세 번째는 ‘어떤 일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다’는 의미의 ‘기대’다.

전대진 작가가 ‘기아대책’으로 지은 4행시는 기아대책의 존재 의미를 잘 설명해준다. (사진=사례뉴스)
전대진 작가가 ‘기아대책’으로 지은 4행시는 기아대책의 존재 의미를 잘 설명해준다. (사진=사례뉴스)

기대봉사단은 ‘그곳에 뼈를 묻으려고 가는 사람’이 아니라 ‘그 마을의 진정한 자립을 도우려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으로 일한다.

이들은 새로운 나라에 구호 사업을 시작할 때 출입 전략과 출구 전략(Exit Plan)을 함께 짠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외국 선교사들도 한국의 자립을 돕고 현재 모두 사역을 철수한 것처럼 말이다.

희망친구 기아대책 유원식 회장은 “궁극적으로 ‘굶주림을 겪는 모든 아이들과 가정, 공동체가 회복되어 또 다른 공동체를 돕는 것’이 기아대책의 목표이자 존재 의미”라고 밝혔다.

유 회장은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 한국오라클 대표이사를 역임한 IT업계 최고경영자 출신이다. 그는 2015년 2월에 기아대책 6대 회장으로 선임되어, 현재 7년째 회장직을 지켜오고 있다.

아래는 유원식 회장 인터뷰 전문이다.

기아대책은 현재 50여 개국에 500여 명의 ‘기대봉사단’이 파송하여 다양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기아대책은 현재 50여 개국에 500여 명의 ‘기대봉사단’이 파송하여 다양한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Q. 후원자 그룹이 크리스천이라는 점 때문에 기아대책을 경영할 때 어려운 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어떤 어려움이 있고, 기아대책은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습니까?

희망친구 기아대책은 국내 NGO 중에서 복음적 색깔을 가장 강하게 드러내는 단체다. 실제로 기아대책 후원자의 95%가 크리스천이다.

일반 NGO의 후원자 모집단이 대한민국 인구 5천만 명이라면, 기아대책의 후원 모집단은 한국 기독교인 1천만 명(전체 인구의 약 1/5)이다. 모집단 자체가 작기 때문에 다른 NGO에 비해 후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을 수밖에 없다.

후원자와 후원 금액을 많이 모으기 위해서는 복음적 정체성을 숨기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하지만 기아대책은 홈페이지에 ‘선교사’와 ‘교회’의 이야기를 등장시킨다.

눈으로 보이는 숫자와 결과물을 다른 단체와 비교하는 대신, ‘하나님께서 떡과 복음을 위해 부르셨다’는 기아대책의 존재 의미에 충실히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절대적인 후원 규모가 작은 반면, 기아대책은 국내 NGO 단체 중 후원 유지율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분명한 강점이 있다.

기아대책의 복음적 가치에 동의하는 후원자들은 사역을 오랫동안 함께 한다. 기아대책의 후원자들은 즉흥적으로 후원을 시작하지 않고, 기아대책의 선교적 사명과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라 후원을 시작하고 이어간다.

유원식 회장, “기아대책은 후원자 모집단 적은 대신 후원 유지율 매우 높아… 후원자들이 기아대책의 복음적 가치에 동의하기 때문” (사진=사례뉴스)
유원식 회장, “기아대책은 후원자 모집단 적은 대신 후원 유지율 매우 높아… 후원자들이 기아대책의 복음적 가치에 동의하기 때문” (사진=사례뉴스)

Q.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기대봉사단'을 파송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입니까?

기아대책은 기대봉사단을 모집할 때 신학을 전공한 목사로만 대상을 한정하지 않는다. 일반인 중 농업・의학・수자원 등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선교에 대한 부르심이 있는 ‘전문인 선교사’를 위주로 기대봉사단을 꾸린다.

기대봉사단 지원자들은 서류 심사, 개인 선교 훈련 및 기아대책의 10주 선교 교육 과정을 거친다.

기아대책의 10주 선교 교육 과정은 국내 교육(5주), 해외 현장 경험(4주), 훈련 마무리 및 출국 준비(1주)로 이루어져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실제로 아프리카 사역 현장에서 한 달 동안 현지 선교사들과 함께 생활하는 현장 경험 과정이 필수였다.

국내 교육이 이루어지는 5주 중 1주는 기아대책이 국내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에서 직접 봉사활동을 한다. 이때 기아대책은 기대봉사단에게 출구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다.

기아대책은 절대 현지에 뼈를 묻는 단체가 아니다. 기아대책과 일하려는 사람들은 들어간 그곳에서 나오겠다는 다짐을 해야 한다. '나오기 위해 일한다는 것'은 '그곳 공동체의 진정한 자립을 목표로 일한다'는 의미다.

기대봉사단은 마을 조합을 만들어 주거나 농사 기술을 전수해 주는 등 마을이 진정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반드시 그 마을 공동체의 리더가 마을을 이끌어갈 수 있게끔 준비하고 도와야 하고, 기아대책이 하던 일들을 현지 사람들이 일을 이어갈 수 있도록 현지 스텝들을 키워야 한다.

보통 한 마을이 자립하기까지 15년 정도가 걸린다. 마을이 자립에 성공하여 기대봉사단이 사업을 철수하면, 기아대책은 약 2년 정도 모니터링과 후원을 이어가며 마을의 자립 여부를 점검한다.

Q. 코로나19로 인해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겪은 변화는 무엇입니까?

코로나19로 인해 사업 형태를 급작스럽게 변경한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기대봉사단의 약 25%가 한국으로 귀국했다. 하지만 현지 스태프의 지속적인 보조와 줌 비대면 교육을 통해 큰 문제 없이 사역을 유지할 수 있었다.

기아대책은 기대봉사단 교육・파송 과정에서 마을의 자립과 출구 전략을 강조한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기아대책은 기대봉사단 교육・파송 과정에서 마을의 자립과 출구 전략을 강조한다. (사진=Ⓒ희망친구 기아대책)

기아대책은 파송한 기대봉사단과 직계 가족 일원의 건강을 최우선의 가치로 두고 세심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실제로 한 분이 코로나로 인해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 있었다. 당시 에어 앰뷸런스를 대절하여 한국으로 모시고 왔다. 

이후 기아대책 홈페이지에 에어 앰뷸런스 비용을 후원 요청했다. 놀랍게도 대절 비용 이상의 후원금이 모여, 그분이 코로나 이후 후유증으로 겪은 약간의 언어 장애 치료 비용까지 지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현지 식량 보급이 악화되었다. 작년 10월 16일 UN 발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1분에 7명,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람은 1분에 11명이다.

코로나보다 식량 문제 때문에 사망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다. 코로나 관련 사망자들은 대부분 선진국의 고령인이고 빈곤과 굶주림 관련 사망자들은 개발도상국의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 역시 주목해야 할 점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코로나 백신보다 식량 보급과 말라리아 백신이 더 앞선 과제다. 무엇을 우선순위로 둘지 고민하면서 구호 활동을 하는 것이 기아대책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어서 희망친구 기아대책 2부 기사가 발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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