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은 자기애보다 인류애를 실천하는 조직에 더 공감한다.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비법은?”

중고자동차 매매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는 대표는 투자 유치를 위한 설명회를 준비 중이었다. 그는 나를 만나자마자 폭풍질문을 쏟아냈다. 강단에 올라섰을 때 투자자의 관심을 확 끌어오기 위한 비법이 있을까요?, 공동창업자가 있는 게 좋을까요?,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할 때 단점을 말하는 게 좋을까요? 차별화는 언제 이야기하는 게 좋을까요? 등 40페이지 가량의 사업계획서의 각 페이지별 의견을 구했다.

관련 사업분야에 대한 진지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던 중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제가 업계에 15 담았습니다. 누구보다 압니다.” 동종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고, 또 대표의 정체성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달성하고자하는 투자유치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도움이 되려면 15년 이상 된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그 업계의 근본적 문제점 그것도 아주 구체적인 문제점을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 사업계획서에 들어가야 한다. 그 업계의 경쟁업체보다 조금 편리하고, 조금 저렴하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경쟁업체를 이기기는 어렵다.

사이먼 사이넥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강연에서 ‘왜(WHY)’가 ‘무엇을(WHAT)’과 ‘어떻게(HOW)’보다 더 근원적으로 정립해야 할 무엇이라고 설명한다.

“거의 모든 조직과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What) 하는지 안다. 어떤 이들은 어떻게(How) 하는지도 안다. 차별화, 가치제안, 프로세스 우선순위, 독창적 판매제안……. 하지만 왜(Why) 하는지 아는 개인이나 조직은 극히 드물다. ‘왜’는 단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다. 돈은 그저 결과일 뿐이다. ‘왜’는 그 일을 하는 이유, 목적, 동기, 신념을 말한다.”

그는 애플을 예로 설명한다. 애플이 만약 무엇을(What)부터 설명했다면 이랬을 거라는 것이다. 

"우리 애플은 훌륭한 컴퓨터를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은 유려하고 사용이 편리하며, 사용자 친화적입니다. 사시겠습니까?” 라고 말이다. 많은 회사들이 마케팅과 세일즈를 이렇게 한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말하며, 그것의 특징과 장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자신의 상품을 선택하라는 행동을 요구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이런 식으로는 소비자에게 영감을 줄 수 없다.

그래서 그는 왜(Why)부터 시작하는 애플의 실제 사례를 언급한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현실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기(Think different)’의 가치를 믿는다. 이게 혁신의 시작이고 사회 발전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실에 도전하는 방식은 모든 제품을 유려한 디자인, 편리한 사용법, 사용자 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훌륭한 애플컴퓨터가 탄생했다. 한 대 사시겠습니까?”

애플은 자신들의 ‘왜(why)’인 ‘다르게 생각하기’를 내세우고, 그 실천을 위해 ‘무엇을(what)’인 애플컴퓨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엇을(What)을 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서비스나 제품을 설명하면 되니까. 하지만 이것이 소비자가 결제하는 행동으로 변환되기는 쉽지 않다. 반면 왜(Why) 즉, 조직을 운영하는 이유를 정립하고 그 다음에 ‘무엇을’이라는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설명하면 소비자들은 공감할 확률이 높아진다.

알겠어, 근데 찜찜해, 왠지 모르겠어!” 이런 상태에 놓여 있는 소비자의 구매결정의 마지막 방아쇠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왜(why)’다. ‘왜’는 심장과 영혼을 파고든다. 치열한 비즈니스 분야일수록 경쟁자들의 기술력과 자질에는 큰 차이가 나지 않기에 조직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신념 등에 소비자가 공감할 확률이 높다.

고객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한다. 하지만 고객 자신도 인지하지 못할 수 있지만, 그 기업의 가치철학을 구매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무엇을(What)’을 구매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왜(Why)’를 구매하는 것이다. 대중들은 반응하는데, 정작 대표들은 자신의 모르거나 외면한다.

재밌는 사실이 있다. 자신의 내면속으로 파고들어 ‘왜’에 대한 답을 찾다보면 대부분 비슷한 결론에 이른다. 자신이 하는 행위로 인해 이 사회에 이로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다. 결국 대중들은 자기애보다 인류애를 실천하는 조직이나 사람에게 더 공감하고 싶은 것이다.

“당신은 왜 이 일을 하는가?” 에 대한 답을 오랫동안 사유해 답을 내야 하는 이유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미세영역연구소 정강민 대표가 쓴 칼럼입니다. 정강민 대표는 ‘감동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왜 당신은 자살하지 않는가?’ ‘왜 같은 일을 하는데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가?’ 등 세상의 본질을 깨우치고 싶어 읽고 쓰며 경영의 본질과 책 쓰기, 독서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위대한 기업은 한 문장을 실천했다’ ‘스타트업에 미쳐라’ ‘탁 대표는 처참한 실패 후, 7개월 만에 어떻게 승승장구했을까?’ ‘혼란스러움을 간직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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