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대체하지 못하는 능력, 영성
팬덤 브랜딩 시대
본질을 잃지 않는 기다림

AI 기술의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개발자로서, 저는 AI가 언젠가는 인간의 대부분의 업무를 대체할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1차 산업혁명부터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육체노동을 보조해 주다가, 점점 육체노동을 대체해나가게 되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지금은 인간이 기계의 일을 보조해주고 있는 듯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흐름은 지식 노동으로도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3차 산업혁명인 지식 정보화 시대에 컴퓨터, 인터넷, 모바일 등을 통해서 지식 노동의 상당 부분을 보조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코앞까지 다가온 4차 산업혁명은 이러한 지식 노동을 대체해 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사람은 이러한 지식 노동을 보조해 주게 될 것입니다. 

보조라는 단어가 기술이 우리 인간 위에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는 시간적인 관점에서 표현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관점으로 표현한다면, '디렉팅', '관리/감독', '기획' 등으로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1.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능력, 영성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기획하고, 어떻게 디렉팅 하고 관리/감독해야 할까요? 그리고 AI 제공하지 못하는 가치는 무엇일까요? 저는 '감동과 희열'이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미국의 가수를 아시나요? 작년 2023년 디 에라스 투어(The Eras tour)로 60회의 공연만에 10억 4000만 달러(약 1조 4천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고 합니다. 

만약 로봇이 투어를 했다면 이러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팬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테일러 스위프트만이 가진 그녀의 인생 스토리에 감동과 희열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즉, 보이지 않는 것을 느끼고 소통할 수 있는 인간만이 가진 영적인 부분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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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팬덤 브랜딩 시대

이러한 인간만의 감성과 영성을 바탕으로, 현대의 브랜딩 전략은 '팬덤'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 소비자가 정보를 쉽게 공유하여, 직접적으로 브랜드와 상호작용하며 '팬덤'의 힘은 더욱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팬덤은 크게 두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어떤 서비스를 내놓든지 팬들은 해당 서비스를 소비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하나의 문화를 형성해 팬들이 아닌 사람들에게 까지 영향을 주어 자동으로 홍보가 된다는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안티팬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죠.

그렇다면 이러한 팬덤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서 이야기했듯이 고객에게 '감동과 희열'을 전달해줘야 합니다. 실제로 '소비자의 마음'이라는 책에서는 고객별 재구매율을 다음과 같이 조사하였습니다.

- 불만족한 그룹 : 10%

- 만족한 그룹 : 29%

- 희열을 느낌 그룹 : 86%

(사진출처 :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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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그룹은 '만족한 그룹'입니다. 보통 만족했으면 당연히 재구매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만족했음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적은 재구매율을 보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기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은 특별함이 아닌 기본이 된 것 같습니다. 이어서 희열과 감동을 준 그룹은 높은 재구매를 유도한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즉, 감동과 희열을 주게 될 때 팬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고객 감동을 잘 활용한 기업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배달의 민족입니다. 한때 치열했던 배달앱 경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둔 기업입니다. 배달의 민족은 특별한 감동을 주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잘 디자인된 '글꼴'지원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러한 글꼴은 사용자의 감성을 자극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파생된 이미지가 곧 배달의 민족의 이미지가 된 것이지요. 이러한 작은 문화 하나하나가 배달의 민족의 '팬덤'을 형성하였고, 결국 경쟁적 우위에 서게 만들었다고 생각됩니다.

3. 본질을 잃지 않는 기다림

브랜딩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입니다. 사업을 하거나 어떤 목표를 추구하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는 일은 여러 소음 속에서도 본질을 잃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금 이 시장이 유행이다", "다음은 이 기술이 유행할 것이다"와 같은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방향성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브랜딩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브랜딩은 단순히 결과물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지속적인 노력은 단기간에 결과를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비웃음을 받을 수도 있고, 많은 사람들이 도전을 멈출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도전을 계속 지속한다면, 비웃음은 존경으로 바뀔 것입니다. 그리고 존경은 팬이 생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사진출처 :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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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조언이나 유행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유행을 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확실한 브랜딩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행에 휩쓸려 본질을 잃어버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따라서, 자신만의 확실한 브랜딩을 구축하는 것이 우선이며, 유행은 자신의 브랜딩에 맞춰 새롭게 재해석하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결국, 본질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도전과 시행착오는 브랜딩 그 자체가 될 것입니다.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고도환 개발자가 쓴 칼럼입니다. 고도환 개발자는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직장 생활을 하고 있으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에세이와 전공을 살린 IT 기술 글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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