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식자재 관리에서 디지털 전환으로
사용자 맞춤 설계로 높은 만족도…유통·환경 문제까지 고려한 서비스
데이터로 줄이는 폐기율, 작지만 확실한 탄소 절감 효과
소상공인을 위한 기술, ‘지속 가능한 경영’에 초점

[사례뉴스=김소연 인턴기자] 식자재를 다루는 외식업 매장에서 재고관리는 중요한 과제이다. 특히 소비기한에 민감한 식품의 경우, 적절한 타이밍에 소비하지 못하면 폐기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매장의 손실로 직결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재고관리 솔루션 ‘유통기한 언제지’ 와 ‘미리(MIRI)’이다. 이에 해당 서비스를 개발한 니즈의 박상호 대표를 만나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솔루션의 개발 배경과 성과 그리고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수기로 관리하던 재고, 현장에서 직접 답을 찾다

박상호 대표는 외식업 매장에서 발생하는 식자재 재고관리의 비효율성을 목격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재고관리 솔루션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식자재는 유통기한이 짧고 수요 변동이 크기 때문에 관리가 어렵지만 대부분의 매장이 수기로 재고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박상호 대표는 “‘유통기한 언제지’라는 앱을 먼저 만들어봤습니다. 출시 후 약 1,800명의 업주분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걸 보고, 시장 수요를 체감했죠.”라고 전하며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앱은 품목별 유통기한 관리 및 사전 알림 기능을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로, 고객 유입을 위한 출발점 역할을 했다. 이후 그는 본격적인 매출·재고 통합 분석 시스템인 ‘미리(MIRI)’를 개발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식자재는 의식주 중에서도 수요가 꾸준한 분야잖아요. 그래서 진짜 필요한데도 불편하게 하고 있는 걸 찾아보자 했고, 그게 바로 재고관리였어요.”

박상호 대표는 팀원들과 함께 외식업체를 직접 운영해보기도 했다. “식자재는 늘 필요한 품목인데도 불편한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었어요. 실제로 외식업체를 직접 운영하며 재고관리를 해보니, 현장에서 어떤 기능이 필요한지 훨씬 명확해졌습니다.”라고 전하며, 데이터 기반의 접근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사용자 중심의 재고관리 솔루션을 탄생시켰다.

'니즈' 박상호 대표
'니즈' 박상호 대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고객의 일상을 바꾸다

서비스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주요 사용자층인 자영업 사장님들 중 상당수가 중장년층이었고, 디지털 매체에 익숙하지 않아 기능을 설명하는 데에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 박상호 대표는 “대부분 스마트폰은 쓰시지만 앱을 설치하거나 데이터 입력 같은 건 어려워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찾아가서 설명해드리기도 했어요. 그렇지만 한번 자리가 잡히면 주변에 입소문이 나서 마케팅 효과가 확실하더라구요”라고 전했다.

그런 가운데, 사용자들이 가장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기능은 의외로 재고관리보다 매출 통합 기능이었다. 매장 내 매출과 배달 어플 종류별 매출 등 각기 다른 채널에서 발생한 매출을 한눈에 보여주는 대시보드는 눈에 띄는 가치를 제공했다. 이에 박 대표는 “많은 자영업 사장님들이 먼저 대시보드 기능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주셨고, 그때부터 비로소 재고관리 등 다른 기능들도 살펴보시더라고요.”라고 덧붙였다. 이후 본격적으로 재고관리 기능을 소개드렸고, 레시피 기반의 소모량 입력이나 수량 설정 등 일부 사용자 입력이 필요한 구조임에도, 초기 기능을 통해 시스템의 효용성을 경험한 고객층의 수용이 원활했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환경까지 고려한 서비스, 데이터로 증명된 효과

니즈의 ‘미리(MIRI)서비스’는 단순한 재고관리 기능을 넘어, 식자재 폐기율 감소와 환경적 가치 창출까지 고려된 솔루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니즈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반 외식 매장의 경우 식자재를 주문한 뒤 포장도 뜯지 못한 채 그대로 버려지는 비율이 평균 5~6%에 이른다. 이에 “재고관리가 효율적으로 되지 않다 보니, 많이 남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우리가 시스템 도입 전후 데이터를 비교해봤더니, 과발주율이 절반 가까이 줄더라고요. 그게 곧 매장 손실로 이어지니까 굉장히 민감한 부분이죠.”라고 설명했다.

이는 ESG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과잉 발주가 줄면 식자재 생산량, 포장재 사용, 물류 운송까지 연쇄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이는 곧 탄소배출 저감 효과로 이어진다. 박 대표는 “저희 서비스는 실질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어요. 특히 이건 기업이 직접 배출하지는 않지만,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탄소 배출에 해당하니, ESG 기준상 ‘스코프 3(Scope 3)’에 해당돼요.”라고 전하며, 탄소감축 효과를 설명했다.

AI 기반 수요예측 도전, ‘완성형 솔루션’을 향한 실험

니즈는 현재 재고관리 솔루션의 다음 단계로 AI를 활용한 ‘수요예측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이 기능이 실제 소상공인 고객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여전히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역 행사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요가 급증할 수 있어 사전 발주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자주 있지는 않잖아요. 이런 예외적인 상황까지 포함해 매출과 발주기준을 잡는 게 어려워요.”라고 전하며, 수요예측은 업종 특성상 다양한 변수에 영향을 받는 만큼 고도화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이 재고관리는 물론, 나아가 손익 관리까지 연계된다면 소상공인의 경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매출은 결국 재고에서 시작하잖아요. 재고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매출이 예측되고, 거기서 손익 분석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으면 완성형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덧붙였다.

'미리(MIRI)서비스'
'미리(MIRI)서비스'

유통업계로 확장… B2B 연동을 통한 자동화 추진

현재 니즈는 소상공인 매장뿐 아니라 유통업체를 위한 시스템 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지금은 유통업체들이 주문을 전화나 문자로 받고, 그걸 다시 ERP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요.”라며 현장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니즈는 자사 ‘미리(MIRI)서비스’와 유통업체가 사용하는 ERP 시스템을 연동해, 주문-출고-입고 전 과정을 자동화하는 통합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영업자가 ‘미리(MIRI)’ 앱을 통해 식자재를 주문하면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자동으로 ‘출고’ 처리되고, 해당 매장에는 ‘입고’ 기록이 연동되는 구조다. “유통업체 ERP와 직접 연동해서 양쪽 모두 재고 관리가 자동으로 이뤄지도록 만드는 게 목표예요. 이게 되면 전화나 수기 입력으로 발생하는 오류와 업무 시간이 눈에 띄게 줄어들거에요.”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시간 절약, 그리고 소상공인을 위한 철학

니즈의 서비스를 통해 창출되는 또 하나의 가치는 ‘시간 절약’이다. 박 대표는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재고관리는 가게 문 닫고 나서야 해요. 운영 중에 하면 다시 해야 하니까요. 조사해보면 보통 재고관리에 1~2시간, 매출 정리에 30분 정도 걸린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이걸 집에 가는 길에 휴대폰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해드리면, 퇴근 시간이 훨씬 앞당겨지는 거죠”라며 실질적인 시간 절약 효과를 강조했다.

박 대표는 니즈의 설립 목적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공헌이라는 측면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소상공인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술이란게 결국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의미가 있잖아요. 저희는 기술을 통해 사장님들의 시간을 절약하고, 경영을 더 쉽게 만들어드리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라며, 소상공인을 위한 솔루션이라는 점에서 가치는 더욱 크다고 덧붙였다.

ⓒ 사례뉴스는 비즈니스의 다양한 사례를 공유합니다. 출처를 표기한 다양한 인용과 재배포를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