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구글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

“왜 구글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가 우리 회사의 20번째 엔지니어가 되어야 하는가?”
창업자라면 스스로 던져야 할 가장 본질적인 질문이다. 

더 많은 연봉과 명예를 얻으며 구글에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왜 우리 회사에, 그것도 20번째 엔지니어로 들어와야 할까?

<제로 투 원>의 저자이자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이 던진 이 질문은, 단순히 채용 전략에 관한 것이 아니다. 기업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곧 비전의 문제다. 이 질문에 대답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스타트업은 유명 기업들과 경쟁은커녕 비교 대상조차 될 수 없다.

스톡옵션도, 화려한 직함도, 눈부신 복지도 없다. 이런 상태에서 누군가가 ‘함께 하겠다.’고 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이유는 단 하나. 당신의 회사가 “아무도 하지 않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을 “왜 우리가 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 즉 ‘비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경영의 본질은 ‘이타’에 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교세라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동기가 선한가?”, “그 일을 하는 과정에 비열함은 없는가?”

누군가는 비웃을지 모른다. “비즈니스 세계는 냉혹하다. 이타적 경영? 순진한 이상주의다.” 하지만 이나모리는 단호했다. “직원들이 기뻐할 일을 하고, 고객이 기뻐할 일을 하는데 어떻게 회사가 성장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윤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지속 가능한 선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지금 시대는 특히 그렇다. 매슬로의 피라미드 중 가장 꼭대기, ‘자아실현’의 욕구는 이제 희귀한 이상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시대의 기본값이자 본능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단순히 돈만 벌기 위해 일하는 것보다 ‘왜’라는 질문에 공감할 수 있어야, ‘어디’에 몸담을지를 결정한다.

“우리는 왜 이 일을 해야 하는가?”

비전은 단순한 포스터 문구가 아니다. 비전은 전략이 아니라 철학이다. 방향이 아니라 존재 이유다.

TED는 “전파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위해 존재하고, 구글은 “세상의 정보를 조직화한다.”는 목적을 위해 존재한다.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은 단순히 카페인을 파는 것이 아니라, “날개를 달아드린다.”고 선언한다.

이처럼 비전은 세상과의 약속이며, 조직이 뿌리내릴 토양이다. 그리고 이 비전은 단순히 창업자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개인적인 고통, 관찰, 문제의식에서 시작된다.

어릴 적 어머니의 불면증을 지켜본 아들이 있었다. 그는 밤마다 뒤척이는 어머니의 모습을 잊지 못했다. 결국 그는 ‘불면증을 해결하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시작했다. 그의 비전은 단순했다. “세상에 상쾌한 아침을 선사한다.” 이 비전에 공감한 인재는 구글의 오퍼를 거절하고 이 회사에 합류했다.

비전은 낯 뜨거울 정도로 꿈같은 말이어야 한다. 기적 같아 보여야 한다. 그럴 때 사람들은 ‘왜’라는 질문에 끌린다.

비전은 선언문이 아니라 조직의 DNA다

자포스의 창업자 토니 셰이는 “비전은 경영진이 밀어붙이는 슬로건이 아니라, 조직 전체가 함께 빚어내는 철학”이라 했다. 그는 구성원들과 몇 달간 치열한 토론을 벌이며 자포스의 10가지 핵심 가치를 만들었다. 다음은 그 일부다.

1 서비스를 통해 ‘와우(WOW)’ 경험을 선사한다.

2 변화를 적극 수용하고 추진한다.

3 재미와 약간의 희한함을 창조한다.

4 긍정적인 팀 정신과 가족 정신을 조성한다.

5 겸손한 자세를 가진다.

이 가치는 경영 회의에서만 쓰이는 언어가 아니다. 실제로 자포스는 이 가치에 따라 사람을 뽑고, 인센티브를 정하고, 때론 쓰레기통까지 고른다. 가치가 조직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드는 것이다.

구글을 이길 수 있는 단 하나의 무기

당신의 회사는 연봉으로, 복지로, 브랜드로 구글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단 하나, 비전으로는 싸워볼 수 있다.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오늘 당장 1조 원이 생긴다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두 질문은 당신의 비전을 발견하는 열쇠다.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서의 사업이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사업. 거기서 비전이 시작된다.

비전은 사람을 움직인다. 자금을 끌어오고, 고객의 마음을 얻고, 회사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든다. 지금 당신이 채용하려는 그 한 명, 그는 당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를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는 연봉이 아니라 이유다.

이제 당신에게 묻는다.
, 구글에서 일할 있는 사람이 당신의 20번째 엔지니어가 되어야 하는가?

사례뉴스 필진기자 정강민 대표가 쓴 칼럼입니다. 정강민 대표는 ‘감동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왜 같은 일을 하는데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가?’ 등 세상의 본질을 깨우치고 싶어 읽고 쓰며 경영의 본질과 책 쓰기, 독서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위대한 기업은 한 문장을 실천했다> <스타트업에 미쳐라> <혼란스러움을 간직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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