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곧 리더십이다, 김희봉 박사, 『리더와 팔로워를 위한 질문 101』
20년 넘게 조직과 사람을 연구해온 김희봉 박사가 신간 『리더와 팔로워를 위한 질문 101』을 통해 리더와 팔로워 모두에게 던지는 101개의 성찰형 질문을 제시했다. 이번 책은 정답보다 ‘좋은 질문’의 힘을 믿는 저자의 철학이 응축된 결과물이다.
다음은 김희봉 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Q. 이번 책 『리더와 팔로워를 위한 질문 101』은 어떤 계기로 쓰시게 되었나요?
A. 오랜 기간 리더십과 팔로워십 등과 관련된 강의와 연구 그리고 컨설팅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구성원들의 특성 등에 따라 가변적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곳에서는 잘 발휘되었던 리더십이나 팔로워십이 저곳에 가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발휘하기 위한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효과적인 것이 바로 질문입니다. 그것도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좋은 질문 하나가 구성원과 조직을 보다 효과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 내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거나 팔로워의 역할을 수행할 때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답을 찾는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습니다.
Q. ‘질문’이라는 형식을 중심에 둔 이유가 있을까요?
A. 지금은 답을 잘 아는 사람보다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이 중요한 시대로 전환됐습니다. 답을 찾는 것이 어려워 보여도 질문을 생각하는 것에는 비할 바가 되지 않습니다. 질문은 성찰을 유도하는 것을 넘어 행동을 바꾸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얼마나 아느냐보다는 얼마나 할 수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리더십이나 팔로워십을 어떻게 발휘해야 하는지 몰라서 못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질문을 중심에 두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바라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질문에 대한 저의 생각도 담았지만 이 역시 독자들이 질문을 끄집어내고 답을 하는 마중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리더와 팔로워라는 이중의 대상인데 같은 질문을 제시한 이유가 있나요?
A. 리더와 팔로워는 역할의 차이일 뿐 가치의 차이는 없습니다. 실제로 조직에서 인재라고 하면 리더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팔로워도 포함됩니다. 그리고 조직 내에서 수행하는 장면을 들여다보면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분절된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 또는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즉 한 개인이 리더라고 할지라도 또다른 리더의 팔로워로서의 역할을 하고 팔로워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에는 리더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명칭이 다르고 일부 역할과 필요역량의 차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필요한 질문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101개의 질문은 어떤 기준으로 선별하셨나요?
A. 리더십과 팔로워십에 대한 연구결과는 물론, 수많은 강의와 컨설팅을 수행하면서 접했던 질문들을 기반으로 했습니다. 특히, 개인과 관계 그리고 조직이라는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구분한 것은 이와 같은 내용이 리더와 팔로워의 공통분모이기도 하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발휘하는데 있어 기본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영역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101이라는 숫자가 지니고 있는 기본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Q. 그 중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질문을 하나 꼽자면요?
A. “나에게 부여된 스탠딩 오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는 명령권자가 취소하지 않는 이상 계속 유지되는 명령입니다. 그리고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발휘하라는 것은 대표적인 스탠딩 오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스스로를 행복하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조직과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할 때 한 개인에게 있어 절대로 취소될 일이 없는 명령이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명령을 수행하는 것은 개인에게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 책에서 말하는 ‘좋은 질문’이란 무엇인가요?
A.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이며 행동하게 만드는 질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정해진 답은 없으나 답을 찾아가고자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질문이고 어떻게 행동하면 될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만든 질문도 좋지만 스스로가 만든 질문이 훨씬 더 좋습니다. 스스로 질문을 하려면 학습하고 경험하고 생각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곧 성찰과 성장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질문이야말로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 리더와 팔로워가 같은 질문을 받아도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A. 맞습니다. 일수사견(一水四見)으로도 설명됩니다. 즉 같은 물을 보더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달리 보이고 의미도 다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를 움직이게 만든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리더는 미션과 비전 등이 먼저 떠오를 수 있고 팔로워는 일의 의미나 개인의 성장 등과 같은 것이 먼저 떠오를 수 있습니다. 질문은 같지만 처한 상황이나 역할 혹은 맥락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같은 질문에 대해 리더와 팔로워가 어떻게 접근하고 생각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해보는 것만으로도 리더십과 팔로워십을 발휘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요즘 리더에게 꼭 필요한 질문이 있다면요?
A. 책에서 제시한 질문은 아니지만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함께 했던 수많은 리더와 팔로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억에 남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른바 임팩트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어떤 조직을 떠났을 때 그동안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했으면 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질문을 해보면 스스로 그렇게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정리됩니다. 물론 중요한 것은 실천, 즉 행동입니다. 이런 질문은 행동으로 이어지기에 적합합니다.
Q. 현장에서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A. 가볍게 접근하면 일종의 제비뽑기와 같은 방식으로 하루에 질문 하나씩 뽑아서 그 질문에 대해 구성원들의 생각을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모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온라인에서도 해볼 수 있습니다. 같은 질문일지라도 개인에 따라 관점과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만일 워크숍과 같은 자리가 마련된다면 1번부터 101번까지의 번호표를 만들어 워크숍 장소에 입장할 때 번호표를 하나씩 가져가고 자신의 번호표에 해당되는 질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좋습니다. 이에 더해 책에 있는 제목을 응용하여 스스로 질문을 만들어보는 것도 유용합니다. 더 나아가 제가 제시한 질문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을 글로 써서 우리 조직만의 새로운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습니다.
Q. 박사님께서 평소 자주 던지는 질문이 있다면요?
A. “지금 내가 하려는 것은 설레이는가?”입니다. 설렘이 없다면 재미나 흥미 그리고 의미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그리고 지속성을 보장하기도 어렵습니다. 모든 일이 설레일 수는 없겠지만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하고 있는 일이나 상황에 있어 설레임을 느낄 수 있는 점을 찾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 인터뷰를 준비한 순간도 설렘의 순간이고 하나하나 생각해서 답하고 있는 것도 설렘의 순간입니다.
『리더와 팔로워를 위한 질문 101』은 리더와 팔로워 모두가 자기 역할을 더 성숙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안내서다. 한 문장 한 문장이 깊이 있는 성찰을 이끄는 이 책은,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아울러 답을 찾기 전에 질문을 만나보자. 좋은 질문은 스스로를 다시 보게 하고 더 나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