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시장의 스마트폰’ 개발로 응급환자·산모들 살리며 “전세계 의료불균형 해소”

지난 2016년 베트남 광찌성 중앙병원에서 힐세리온의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를 활용한 현장 진단용(Point-of-Care;POC) 초음파 교육을 실시하는 모습 [출처=헬스포커스뉴스]

“초음파 장비가 여러 목적으로 쓰이지만, 제가 응급실에서 의사로 근무할 때 위급한 교통사고 외상환자나 산모들 같은 경우 바로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응급상황에서도 겨우 심폐소생술만 해주고 구급차만 태워 보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만약 그럴 때 ‘스마트폰처럼 휴대용 초음파 장비가 있다면 바로 영상을 통해 상태 확인도 하고 빨리 조치해서 살릴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어 지금의 회사를 창업해 상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 개발회사 ㈜힐세리온의 류정원 대표는 처음 의사 생활을 하다 창업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하며 “비용도 줄이고, IT기술로 스마트폰으로 초음파 영상도 쉽게 보여지고 하는 부분 등의 장점을 통해 전세계 의료불균형을 해소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그간 힐세리온의 성과에 대해 밝혔다.

지난 18일 힐세리온 본사에서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 '소논'을 소개중인 류정원 힐리세온 대표 ⓒ사례뉴스

힐세리온은 휴대용 무선 초음파 진단기와 진단 모바일 앱을 개발해 국내 KFDA(식약처 인증), 유럽 CE의료기기 인증 및 미국 FDA까지 획득한 의료계의 ‘카테고리 챔피언’(각 분야 최고의 중소기업)이다. 필립스 등 세계적인 전자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 밀고 있지만 힐리세온은 독보적인 기술력과 위상을 보여주고 있는 ‘지식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평가된다. 류정원 대표는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는 지금까지 의료 영상장비가 없던 지점에서 새롭게 들어가는 것”이라며 “최근 2~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는 시장이다”고 전했다. 힐리세온은 카테고리 챔피언 답게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힐리세온은 현재 상품 자체로 인류의 문제해결에 공헌하고 세계인들을 선하게 돕고 있어 진정한 ‘가치경영’을 하고 있다. 힐리세온은 KOICA(한국국제협력단)과 함께 베트남 의료사각지대 초음파 보급활동을 전개했고, 빌게이츠 산하 복지재단과 함께 개발도상국 산모 사망률을 낮추는 켐페인도 실행했다. 류정원 대표는 “전세계에서 매년 30만명의 산모가 출산 중 사망하는데 이 중 60%는 산전 초음파검사만 해도 살릴 수 있다”며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의 의료접근성 개선에 큰 역할을 계속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본 의료지식으로 누구나 쓸 수 있는 장비 만들겠다’ 각오로 시작한 지식경영이 ‘초음파 장비 대중화’ 시대 열어

 

류정원 대표가 힐리세온 전 첫 창업을 한 것은 지난 2001년이었다. 당시 비디오 테이프 대신 DVD급 고화질 영상 저장 장비로 카지노·교도소에 장비를 납품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지만 2003년쯤 벤처열품이 꺼지면서 사업을 접었다. 그 후 가천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류대표는 자신이 자신 있었던 영상신호처리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기본적 의료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쓸 수 있는 초음파 장비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주변 엔지니어 친구들을 모아 2012년 2월 힐세리온을 시작했다. 힐리세온 ‘지식경영’의 시작이다.

힐세리온은 기술혁신을 통한 '가치경영'으로 아프리카와 아시아 저개발국의 의료접근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사진은 가나에서 힐세리온의 초음파 기기가 산모들에게 진단에 사용되는 모습. [유튜브 화면 캡쳐]

힐리세온이 개발한 휴대용 초음파 영상 장비는 별도의 모니터 대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으로영상을 볼 수 있다. 산모 초음파 검사를 예로 들면 태아의 심장박동 유무, 머리 및 복부둘레, 허벅지 길이 등 산전진찰에 꼭 필요한 기능은 충분히 구현이 가능하다. 힐리세온의 세계 최초로 핸디형 무선초음파 ‘소논(SONON)’은 400g 정도로 가벼워 의사가 가운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다. 기존 책상형 대형 초음파 장비는 대당 가격이 1억원이 넘지만 소논은 1천만원을 넘지 않는다. 류 대표는 기술 혁신적 지식경영을 통해 초음파 장비의 대중화 시대를 열였다.

 

이러한 힐리세온의 혁신은 카메라가 처음 세상에 등장했을 때 고가 장비로 전문가들이 썼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에 탑재 돼 누구나 쉽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현상에 비유된다. 류 대표는 “우리는 초음파 시장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동네병원·보건소·수술방·응급실 등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초음파 기기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억대 초음파 장비들과 경쟁하는게 아니라 응급환자가 지금 수술이 필요한지, 산모 뱃속의 아기가 지금 잘 크고 있는지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초음파 장비 영역을 개척해 들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힐세리온은 산모 뱃속의 아기가 지금 잘 크고 있는지 빠르고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초음파 장비 영역을 개척해 들어가고 있다. 사진은 가나의 산모가 힐세리온 진단기로 검사받는 모습. [유튜브 화면캡쳐]

힐리세온의 휴대용 초음파 진단기기 시장 전망은 밝다. 이 기기가 병원에 활용되면 당장 중환자실 입원 환자 검사를 위해 침상 채 환자를 검사실로 이동시킬 필요가 없어 병원의 효율성이 증대된다. 또 성형외과나 정형외과 시술 시 근육이나 신경 위치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의사들의 진료 속도도 빨라져 의사들도 선호해 앞으로 더 많이 보급될 것으로 예측된다. 뿐만 아니라 부상이 잦은 선수들의 부상부위를 상시 체크하는 프로 스포츠 의학 분야나 일본 등 생활체육이 활성화 된 국가에도 수출이 가능해 그야말로 ‘황금어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식경영은 경영자가 성과 내서 조직 성공 이끄는 것…현장·전문가 이해할 수 있는 지식· 감각 유지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

 

혁신기업 힐리세온을 이끌어온 류 대표의 경영자로써의 강점 또한 역시 ‘지식경영’을 잘 한다는 점이 부각된다. 서울대에서 물리학·전자공학을 전공하고, 가천의대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후 의사생활과 경험과 함께 벤처기업 창업 경험까지 가지고 있는 류대표는 개발자, 의료계 사용자 입장을 양쪽에서 다 이해와 소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상품개발 가이드까지 할 수 있는 만능 ‘지식경영자’ 였던 것이다. 엔지니어와 메디컬 백그라운드를 바탕으로 인적 네트워크도 넓어 기업경영에 활용도가 높았다.

경영자는 성과를 내는 리더로서 조직의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 사진은 힐세리온 사내행사 모습. ⓒ사례뉴스

기업경영 컨설팅 전문가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는 “경영자는 성과를 내는 리더로서 조직의 성공을 이끌어야 한다”며 “구성원들이 리더를 따랐을 때 능력을 경험해야 한다. 경영자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은 최종적이며 확정적이다. 그리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진다. 그래서 경영자이다. 그러므로 그 의사결정을 따랐을 때 조직원이 성공을 경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따르면 결국 문제가 해결되고 성과가 난다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그만큼 경영자는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가져야 한다. 이런 면에서 류정원 힐리세온 대표는 직원들에게 신뢰를 얻음과 함께 실력을 인정 받았다고 볼 수 있다. 류 대표는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모든 기능과 여러 영역에 대한 전문 지식으로 담당 직원과 대화가 가능한 경영자였다. 류 대표는 최소한 힐리세온 경영자로서의 판단과 의사결정에 대한 전문성과 현장성을 의심받지 않는 지식을 쌓아둔 경영자 였던 것이다.

 

강철왕이라고 불리는 엔드류 카네기의 묘비에는 '자신보다 훌륭한 사람과 일한 사람'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고 한다. 자신보다 전문성을 가진 사람과 일하는 경영자는 최소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다. 김경민 바른경영실천연합 대표는 “전문가와 현장의 리더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과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경영자의 역할”이라며 “그것이 경영자의 진짜 능력이다. 경영자는 지식을 통해 성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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