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포함한 전세계 조직들의 확대…조직의 확대와 업무량이 비례하며 증가하는가
직원 수가 늘어도 성과는 향상안된다는 것을 밝힌 파킨슨의 법칙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워크아웃'을 통한 '낭비요소'제거 및 '부가가치 창출'활동이 필요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

대한민국뿐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공무원 수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할 일이 많은 경우뿐 아니라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에서도 그렇다. 이런 현상을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경영연구가인 노스코트 파킨슨이 1955년 <런던 이코노미스트>에 '파킨슨의 법칙Parkinson's Law'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지적했다. 

"직원 수와 업무량의 상관관계, 즉 공무원 조직은 업무의 증감에 상관없이 상급 간부로 진급하기 위해 부하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기 때문에 매년 공무원 수가 평균 6퍼센트씩 증가한다"라는 내용이었다. 공무원 조직을 비롯한 거대 조직에 경종을 울린 일이었다.

파킨슨은 자신이 영국 식민성 직원으로 일할 당시 통치해야 할 식민지 수가 줄어들어 업무량이 감소했는데도 직원 수가 늘어난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연구를 진행했다. 그의 이론은 후에 <파킨슨의 법칙>이라는 책으로 소개되었다. 

파킨슨의 법칙은 직원 수가 늘어도 성과는 향상되지 않으며, 가장 현명하고 뛰어난 사람이 리더로 발탁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지적한다. 따라서 조직뿐 아니라 개인도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파킨슨 법칙은 직원 수의 증가와 성과, 사용가능한 시간과 퀄리티가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처: Consuunt
파킨슨 법칙은 직원 수의 증가와 성과, 사용가능한 시간과 퀄리티가 비례하여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출처: Consuunt

GM과 현대의 뱁 잡는 방법

실제 원만한 규모의 조직에서는 업무량과 관계없이 승진이나 권한의 확대 등 조직 내부의 필요에 따라 불필요한 일자리가 생기고, 늘어난 인원을 관리하기 위해 또 새로운 일거리가 만들어지곤 한다.

사실 조직은 자꾸만 팽창하려는 내부 동력을 가지고 있다. 일의 양과 조직원의 수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별로 없다. 아무런 결과물이 없어도 조직원들은 바빠지기 위해 각자 불필요한 일들만 만들어내며, 이로써 또 사람 수가 증가한다. 문제는 늘어난 인원만큼 성과가 올라가는게 아니라는 데 있다. 

사람들은 시간적 여유가 생길수록 그만큼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맞게 일을 천천히 그리고 비효율적으로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늘어난 시간만큼 내내 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사회가 구성원에 의한 최적의 판단과 결정으로 움직이고 세상일이 대체로 합리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조직에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조직이 거대할수록, 정부와 관련이 있는 공무원이나 공기업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 두드러진다. 비효율을 초래하는 낭비요소가 커지는 것이다.

GM에 다니는 친구가 사내에 돌고 있다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어느날 GM의 한 공장에 뱀이 침투했다. 그러자 다음과 같은 조치가 취해졌다.

- 대책강구 태스크포스팀 구성
-비상회의 소집
-침투 원인, 침투 경로 등 다양한 1차 분석 실시
-뱀의 종류 파악
-그 뱀의 종류에 맞는 전문가 물색
-전문가와 2차 대책회의
-침투 원인, 침투 경로 등 다양한 2차 분석 실시
-Action Plan 작성
-재무부서에 경비 신청
-경비 협의
-최종 경비 승인
-CEO 승인
-뱀 체포조 출동

GM은 경영난을 겪을 때 업무과정의 95%가 낭비일 정도로 비효율적인 경영을 했다. 업무과정에서 낭비를 줄이는 것이 효율적 경영의 지름길이다. 출처:  General Motors
GM은 경영난을 겪을 때 업무과정의 95%가 낭비일 정도로 비효율적인 경영을 했다. 업무과정에서 낭비를 줄이는 것이 효율적 경영의 지름길이다. 출처: General Motors

대규모 조직에 걸맞게 여러 단계의 프로세스가 톱니바퀴처럼 진행된다. 그만큼 많은 인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아직도 뱀을 잡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뱀을 잡지 못하면 조업도 불가능하다. 만일 같은 일이 현대나 도요타 자동차의 생산라인에서 있었다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가장 먼저 뱀을 본 직원이 잡음
-자동차를 생산함

한참 경영난을 겪던 GM에서 내부 직원들 간에 오가던 우스겟소리다. 자동차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일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낭비요소는 모든 조직에 존재하는데 이를 통틀어 '낭비waste'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처럼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부가가치 활동value added activity'이라고 부른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GE에서도 내부적으로 모든 업무를 이처럼 구분해보았더니 낭비요소가 무려 95퍼센트나 되었다고 한다. 

즉, 직접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 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혁신적인 조직이라 알려진 곳이 이 정도면 보통의 조직은 상황이 어떨지 불 보듯 뻔하다. 내부 업무를 이처럼 구분하여 '워크아웃work-out'을 통해 낭비요소를 줄이는 활동을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의미로 '린LEAN'이라 한다.

곳곳에 숨겨진 낭비요소

웬만한 조직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나름의 혁신 활동을 수행한다. 그러나 해당 조직에 직접 들어가서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낭비요소가 어마어마하다. 눈으로 보이는 낭비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여기서 바로 부작용이 생긴다.

혁신 활동이 오히려 복잡성을 증가시켜 기업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 여기에 고객만족의 중요성이 증대되면서 무조건 고객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더해진다. 비용과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맹족적 고객만족 추구가 혁신을 독으로 변질시킨다. 

혁신을 통해 매출과 수익을 증대시키고 낭비를 제거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혁신이 목적 자체로 오인돼 복잡성만 증가시키고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비용과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맹족적 고객만족 추구가 혁신을 독으로 변질시킨다. 출처: Windweb
비용과 수익을 고려하지 않은 맹족적 고객만족 추구가 혁신을 독으로 변질시킨다. 출처: Windweb

한순간 복잡성이 제거되었다 해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기술의 발달과 고객 취향의 변화로 복잡성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인지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낭비 속에 살고 있다. 이것을 먼저 인지하는 것이 조직과 개인이 최고의 효율성을 추구하고 달성하는 첫걸음이다.

글. 이주형 (후성그룹 HR Direc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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