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가치, 사회가 공동으로 지향하는 것. 목적·방법의 선함이 절차적 정당성으로 이어져
조직의 윤리성, 공허한 선언·외침 아닌 증거로 나타내야
가장 어려운 영역은 경쟁자와의 상생. 인류를 위한 목적 이룬다는 초점에 맞추어야

열심히 개발해서 남 주자, 테슬라(Tesla)

특허권. 새로운 기술이나 디자인 등을 발명한 이에게 정보 공개에 대가로 일정 기간 이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권리다. 전 세계 주요 대기업들은 '기술'로 특허 전쟁을 한다. 특히 신기술 중심 기업에서는 기술력이 곧 그 회사의 경쟁력이기 때문에 특허를 대단히 소중하게 다룬다. 하지만 이렇게 특허권 전쟁이 벌어지는 시대 속에 열심히 특허권을 개발해 다른 회사에 오픈소스를 공개한 회사가 있다. 일론 머스크 회장이 설립한 회사 테슬라다.

테슬라 CEO인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기업 솔라시티의 회장 민간 우주선 회사인 스페이스-X의 CEO를 겸하고 있는 일론 머스크 회장 (사진=언스플래쉬)

일론 머스크는 최근 블로그에 올린 <우리가 보유한 모든 특허는 당신 것입니다>라는 글을 통해 '특허 개방'이라는 파격 선언을 했다. "우리 경쟁자는 소규모 전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매일 수많은 자동차를 쏟아내는 내연기관 자동차 업체"라며 공짜로 특허를 가져다 쓰라고 했다. 테슬라는 현재 배터리나 전기 구동 장치 특허를 200여 개 보유하고 있다. 경쟁자들이 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성큼 따라붙을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지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사회에 특허권을 공개해 함께 환경을 위해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일련의 사업은 인류의 생활방식을 결정짓는 에너지와 이동 수단에 초점을 맞춘다. (사진=언스플래쉬)

공적가치, 사회가 공동으로 지향하는 것. 목적·방법의 선함이 절차적 정당성으로 이어져

일론 머스크 회장이 보여준 사회적 리더십은 '공적 가치'에 포커스를 맞춘 '공적 리더십'이라고 할 수 있다. 환경문제와 윤리적인 문제 등 우리 사회는 전반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가치를 무시하고서는 어떤 개인이나 조직도 사랑받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공공 조직뿐 아니라 민간 조직에서도 동일한 수준의 공적가치가 요구되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 중심의 사적 리더십을 넘어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공적리더십'으로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십은 지향점과 방법의 문제다. 목적의 선함과 방법의 선함이 중요한 이유는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경우 결국 그 열매에 대한 정당성과 선함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가인지 컨설팅 그룹 김경민 대표 저자 「공적리더십」은 공적리더십을 크게 윤리성, 구성원의 참여, 파트너와 공존, 산업내 경쟁자와의 상생,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동반의 영역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조직의 존재 방식이 공적 가치가 아니라 추구하고 지향하는 바가 '공적가치'다. 공적가치의 반대말은 사적가치이다. (사진=가인지북스)

조직의 윤리성, 공허한 선언·외침 아닌 증거로 나타내야

조직의 윤리성은 공허한 선언이나 외침이 아니라 구체적인 증거로 드러난다. 코카콜라에 독극물을 투입해 사망사고가 났을 때, 코카콜라 측은 해당 기간을 전후해 사건 발생 공장의 모든 생산품과 원료를 전량 폐기하고 외부 기관과 철저하게 공동조사를 벌임으로써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어떤 조직이든 실수할 수 있고 완벽한 윤리성을 갖추기 어렵다. 하지만 사건을 대하는 태도에서 진정성 있는 윤리의식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구성원의 참여는 민주적 가치가 우선시되는 자유민주주의 시스템 안에서 매우 중요한 공적 리더십의 요소다. 또한 구성원들의 삶을 존중하고 구성원을 조직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보지 않고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리더십이 요소로 대두된다.? 경영 컨설팅 회사인 가인지 캠퍼스에서는 인재경영을 언급하며 "사람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관계의 대상이다. 사람을 기업 목표 달성의 수단으로 보지 말고 목적으로 간주하고 그들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1,000명의 경영자를 세우자"라는 비전으로 일하는 가인지 컨설팅 그룹(사진=가인지컨설팅그룹)

파트너와 공존한다는 것은 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이 대외적인 파트너들과 함께 하는 행동방식이다. 고도로 전문화된 형태를 띠는 현대 사회의 협력구조에서 적절한 아웃소싱과 외주는 조직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식이다. 테슬라의 '특허 개방'은 환경문제를 개선하자는 공적 가치를 기준으로 둔 액션이었다. 

가장 어려운 영역은 경쟁자와의 상생. 인류를 위한 목적 이룬다는 초점에 맞추어야

산업 내 경쟁자와의 상생의 영역은 가장 어려운 공적 리더십 요소일 수 있다. 서울시의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길고양이들이 물어뜯어 거리에 냄새가 심각하던 시절에 영등포 구청의 공무원들이 겨자향 봉투를 개발해 이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전국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치적인 소속의 문제와 연관이 되어 각 지자체별로 다르게 접근하고 다르게 풀어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공공의 이익만을 보면 상생이 당연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얽혀있는 문제들과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환경 속에서 경쟁자와 상생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각 지자체는 공공의 문제를 두고 경쟁하고 있던 것이다. (사진=언스플래쉬)

기업은 지역사회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21세기는 지역사회와 동반하는 것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기업은 위대한 기업에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다. 글로벌  기저귀 브랜드 P&G 팸퍼스는 지난 2006년 UN 산하 아동 구호기관인 유니세프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원 팩 원 백신(One Pack = One Vaccine)' 캠페인으로 일회용 기저귀 한 팩을 구매할 때마다 저개발 국가의 수많은 신생아와 산모들이 고통받고 있던 '모자파상풍' 백신 1인분을 제공하는 기부 방식을 진행했다. 젊은 엄마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11분마다 신생아의 목숨을 앗아가는 모자파상풍으로부터 1억 명 이상의 산모와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었다. 

'원 팩 원 백신(One Pack = One Vaccine)' 캠페인으로 일회용 기저귀 한 팩 구매시 모자파상풍 백신 1인분이 저개발 국가로 보내졌다. (사진=언스플래쉬)

공급자인가 소비자인가를 넘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길 기대하며 이런 개방된 협력으로 우리는 공적리더십을 통해 이전과 새로운 세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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