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 허그베어 뱃지 달고 일하는 서울재활병원 직원들
“직원들 한사람 한 사람이 보석” 이지선 병원장이 말하는 서울재활병원의 특별한 조직문화
서울재활병원 직원들, 나비(나로부터 비롯되는 변화) 모임 통해 서로 지식 공유

“리더의 역할은 뿌리하고 생각한다. 뿌리는 가지에서 열매 맺도록 생명력을 공급해 주는 역할이다”

서울재활병원 조직도는 일반 기업의 조직도와 다르게 리더들이 밑에 있고 직원들이 위로 뻗어 나간다. 거꾸로 흐르는 서울재활병원 조직도를 보며 이지선 병원장은 마치 나무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서울재활병원은 섬기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2일, 서울재활병원 이지선 병원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병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재활병원의 오랜 역사, 섬김, 가치, 조직 문화, 향후 비전, 꿈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재활병원 이지선 병원장
서울재활병원 이지선 병원장

다음은 서울재활병원 이지선 병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서울재활병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울재활병원은 지난 1959년 한국 전쟁 고아들을 위한 천막 고아원으로 시작된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산하기관으로 법인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아 23년 전에 설립됐다. 

뇌졸중, 척수손상, 뇌성마비, 발달장애, 근골격계 질환, 통증 등으로 고통받는 장애인의 재활을 위해 운영되고 있는 재활의료기관이다.  국내 유일의 영유아-소아-청소년-성인에 이르기 까지 전 생애주기별/생활유형별 평생 재활관리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Q. 서울재활병원의 차별화 요소는 무엇입니까?

서울재활병원 직원들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 허그베어 뱃지를 달고 일한다. 우리를 잘아는 분이 환자분들과 직원들을 보고 붙여준 슬로건이다.

직원들의 전문성은 기본이고 환자들이 최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이다. 직원들은 온 힘을 다해 환자분들에게 좋은 치료로 회복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직원들이 사명을 가지고 뜨거운 마음으로 함께 병원을 만들어 나가고 있고 함께 성장해가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들에 대한 집요한 집중도다. 서울재활병원은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 인재들로 똘똘 뭉쳐있는 병원이다. 그리고 생활유형별, 생애주기별, 전인적 재활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이다.

치료과정 중 낮병동 시스템이 있다. 환자가 입원하고 퇴원해 집에서 외래를 다니기 전 단계로  낮에는 6시간 동안 집중 재활치료를 하고 밤에는 집에 가서 생활할 수 있는 낮병동 시스템이 영유아, 소아, 청소년, 성인 연령대별로 특화되어 재활 단계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 허그베어 뱃지 달고 일하는 서울재활병원 직원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품’ 허그베어 뱃지 달고 일하는 서울재활병원 직원들

재활이라는 것은 굉장히 존귀한 가치를 가진 한 사람이 재활을 통해 다시 일상의 삶을 살아가게끔 도와주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의학에서 아는 문제의 원인, 하나의 해결이 아닌 하나의 삶을 들여다봐야 되는 과정이다.

쉽게 말하면 전인격적인 케어다. 신체적인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 심리적인 재활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 또 병원 생활이 끝나고 나서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을 살도록 병원 안에서 준비시키고 지역사회에 다시 적응하며 살수 있도록 돕고 있다.

가족들이 환자의 장애를 받아들여 함께 건강한 삶을 누려야 하기에 장애를 잘 이해하고 수용하며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가족지원센터 개설하여 지원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지원들은 국내 민간 재활병원으로서 운영하기 어려운 시스템들이다. 재활의료 현실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어려움을 직접 접하고 느끼며, 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2002년 소아 낮병동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만들었으며, 지역사회 복귀 프로그램 등 새로운 재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파해나가고 있다. 

Q. 병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입니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 정도이다.

전문성은 기본이고 공공성(재활의 사명을 나누며, 공익과 완전한 사회 통합을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가 되어야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의 목적은 사랑하고 섬기는 것이다. 이 세가지를 잘하는 병원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Q. 직원들은 어떤 인재상을 가지고 채용하고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켜 가고 있습니까?
전문성, 공공성, 환자중심, 직원행복, 함께 성장. 이 다섯 가지의 인재상을 가지고 채용을 한다.

신입 직원들은 입사와 함께 병원 교육과 팀별 교육을 받으며 병원 고유의 문화 가운데 학습하며 성장해간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각자 자신들의 역할을 잘하고 있고 직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보석 같다.

직원들이 장애인들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 늘 감동을 받는다.  장애인 재활을 택한 이 귀한 인재들이 이곳에서 그들의 삶의 비전을 확장해가고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병원은 직원들을 존중하며 응원한다. 

“리더의 역할은 뿌리라고 생각” 거꾸로 흐르는 서울재활병원 조직도
“리더의 역할은 뿌리라고 생각” 거꾸로 흐르는 서울재활병원 조직도

저희 조직도를 보면 원장이 제일 밑에 있다. 거꾸로 흐른다. 리더들은 다 밑에 있고 직원들을 섬기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직원들, 리더들이 세워지면서 성장해 나간다. 리더의 역할은 뿌리라고 생각한다. 뿌리는 가지에서 열매 맺도록 생명력을 공급해 주는 역할이다.

조직의 방향성인 미션, 비전, 가치라는 진액을 가지에 전해주는 역할, 그리고 직원들을 위해 기도하고 섬기는 역할이다. 직원들은 삶에서 꿈꿔왔던 것들을 각 부서에 있는 현장에서 열매를 맺는다. 그 열매는 환자와 가족들이 누린다. 서울재활병원은 아름다운 열매로 맺어지는 조직이다.

부서별 공부도 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의료시장의 변화를 맞았다. 환자분들의 필요와 그 시기에 맞게 의료현장에서 적합한 인재로 성장시키도록 새로운 인사제도, 인재개발 시스템도 도입했다. 다양한 교육들을 통해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성장 마인드 셋을 가지고 있다. 내년에는 병원에 맞는 OKR(Objectives and Key Results) 을 도입하려고 준비 중에 있다

Q. 사내 문화 중에서 가장 소개하고 싶은 것은 무엇입니까?
사내 소통을 위한 ‘벧엘회(사우회)’를 운영하고 있다. 전 직원이 매년 벧엘회 회장을 직접 선출하고 조직문화 기획하며 즐겁고 행복한 소통문화를 직접 만들어 나간다. 또 ‘나비’라는 독서문화 동호회를 운영하며 관심사를 공유하고 참여한다.

서울재활병원 개원 23주년 기념, 직원들끼리 유퀴즈 온더 SRH ‘유~퀴즈?YES~!’를 진행한 모습
서울재활병원 개원 23주년 기념, 직원들끼리 유퀴즈 온더 SRH ‘유~퀴즈?YES~!’를 진행한 모습

본원은 매주 월요일에 월요미팅을 한다. 전 직원이 모여 첫 주는 예배드리고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코로나로 인해 작년 8월부터는 월요일마다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진행하다 보니 직원들도 언제 어디서나 방송을 통해 함께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어졌다.

월요미팅에서 우리는 하나라는 것을 강조한다. 함께 목표를 설정하고 사명과 비전을 공유한다. 전 직원이 같은 비전을 보고 갈 수 있게끔 한다. 본원 직원들은 성장하려고 하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필요한 환경을 조성해주면 자발적으로 성장하려고 노력한다. 

4월12일~4월 16일 4일간 벧엘회(사우회)에서 23주년 기념 특별기획 ‘유퀴즈 온더 SRH’ 진행
4월12일~4월 16일 4일간 벧엘회(사우회)에서 23주년 기념 특별기획 ‘유퀴즈 온더 SRH’ 진행

2000년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2019년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장애 아동을 위한 소아 낮병동 구축(코이카 사업) 등 꾸준히 해외 사업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해외사업을 기획할 때 전문 인력을 파견해야 하는데 ‘누가 해외로 파견을 갈까?’ 하는 고민도 있었다. 하지만 소식을 전해 들은 직원들이 자진해서 찾아왔다. 자발적으로 팀이 꾸려지고 준비하며, 스스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한다. 자발적 배움을 통해 전문가로 역량을 갖춰가는 직원들이다.

본원은 학습 공동체처럼 열정적인 도전정신으로 배움의 문화와 분위기를 형성하고 만들어 가고 있다. 공동의 가치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 재활인데, 이러한 가치를 함께 이루어 나갔을 때 얻어지는 즐거움, 성취감이 재활의 특성이다.

Q. 병원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나 일을 하면서 발견해 가고 있는 노하우들이 무엇이 있습니까?

우리병원이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점은 첫째는 전문성이다. 전문성을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교육이 필요하다. 그래서 본원은 직원들이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환자 삶을 책임지는 모든 직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에 전문적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팀별로 환자 사례를 스터디를 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한 교육비도 지원해 가고 있다.

두 번째는 공공성이다. 전 직원이 공적 가치 추구에 대한 뜻을 함께하고 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면 좋은지 서로 창의적인 의견을 나눈다. 이를 통해 환자가 필요한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적용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다. 더욱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2013년 공공재활사업팀을 발족하고 현재 공공재활사업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공공재활사업은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프로그램을 시작한 것들이 많다. 이러한 지원사업은 후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봉사 중인 이지선 병원장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봉사 중인 이지선 병원장

세 번째는 사랑이다. 모든 직원들이 진심을 담아 환자를 치료하고 노력한다. 재활치료를 받는 많은 환자가 직원들에게 감동을 많이 받았다고 입을 모은다. 23년 동안 전문성과 사랑으로 환자를 대하고 있기에 후배들은 그런 선배들을 보며 그대로 성장한다. 진심으로 환자를 대하는 리더의 모습들이 후배에게 전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독서경영이다.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에서 여전히 문제가 존재할지라도 독서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며 성장해간다. 2018년 ‘대한민국 독서 경영 우수 직장 인증’과 함께 우수상을 수상했다.

원내 독서 모임인 나비(나로부터 기록된 변화) 모임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주제들을 팀으로 만들고 팀 안에서 발표도 하고 자발적으로 돌아간다. 의학적인 스터디 모임도 있다. 사회문화적, 역사, 인문학, 고전문학, 신앙, 육아 등 다양한 주제들로 운영되고 있다.

Q. 병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적은 언제입니까?
보람을 느꼈던 적은 굉장히 많다. 병원이 개원될 당시 재활 의료가 시스템적으로 굉장히 취약했었다. 비워진 영역들이 하나씩 채워져 가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꼈다. 청소년 재활을 필요성과 중요성을 깨닫고 청소년 재활시스템이 전무하던 시절, 새로운 시스템을 마련하고 운영했다.

이번에 ‘소아재활’ 교과서의 청소년재활 파트에 우리병원의 통합재활시스템이 소개되었는데 매우 보람찼다. 연령대별 집중 재활치료가 필요한 것을 개선하고 해결해나가는 과정 속에서 국내 최초로 장애청소년 통합관리 시스템이 마련된 것이다.

더불어 2019보건복지부와 서울시로부터 민간병원으로 유일하게 서울시 북부 14개 구를 연결하는 서울특별시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를 지정받았다.  

본원은 2002년부터 가족지원사업을 운영해왔다. 장애를 가진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전문가들이 무엇을 말해주느냐가 중요하다. 기능적 재활 치료뿐만 아니라 삶을 응원을 해주고 어려운 부분을 도와주며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해주고 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만족해하시는 환자와 보호자의 모습, 또 작은 아이가 씩씩하게 성장하는 것을 볼 때 기쁨과 뿌듯함이 밀려온다.

Q. 향후 비전과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지금처럼 우리가 꿈꾸고 생각하고 있는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더 큰 공간이 필요하다.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것을 제공하고 해결해줘야 하지만 현재 공간으로서는 어려운 실정이다.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인 재활 의료 모델과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새 병원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본 법인에서는 본원을 공공병원으로 전환하고자 우리의 모든 자원을 내어놓는다고 선언하였다.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치료받고 지역사회에서의 영위로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병원 부지 확보와 기업들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사랑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서울재활병원 직원들
사랑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서울재활병원 직원들

장애인을 위한 공공재활병원을 만들어가는 일에 새병원건립추진위원회가 앞장서서 도와주시고 계시다. 재활의료영역과 약자를 위한 사회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시간과 물질을 들여 함께 해주시는 너무도 고마우신  분들이다. 함께하는 많은 분의  헌신을 통해 후손들에게 남기는 소중한 병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마지막으로 경영자와 리더들을 위해 격려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리더들의 삶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삶을 통해 일을 사랑하는 리더의 모습, 진심으로 임하는 리더의 모습. 리더는 일의 목적을 가지고 가치를 실천하며, 조직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병원장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경영자의 책임과 사명은 결코 가벼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리더는 고독한 자리인 것 같다. 고독의 자리가 기도하게 만들고 질문하게 만들고 배우게 하고 있다. 그런 시간들이 리더를 성장시키고 성숙시켜나간다.

리더들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어 서로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리더들이 멘토와 멘티로서 교류하며 협력해 함께 선을 이뤄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영혼육이 건강한 리더들이 되면 좋겠다. 마치 삼발이의 세 축이 서로 지탱하며 균형감있게 세워져 있듯이 ‘육신의 건강, 정서적인 건강, 영적인 강건함’이 세 가지를 조화롭게 이뤄나가는 게 중요하다. 심리적, 정서적으로 무너지면 신체 건강이 상할 수도 있고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항상 지혜의 마음으로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라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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