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젊어진 막걸리 업계... '중장년 남성이 선호하던 술' 아닌 '없어서 못 먹는 술'
새로운 경험과 취향 찾기 원하는 MZ세대에게 막걸리 시장은 새로운 놀이터... 전통주점, 막걸리바, 전통주 수업 인기
MZ세대는 '막걸리는 싸야 한다'는 편견 없어... 고가의 막걸리 인기
젊고 힙한 양조장 등장... 소규모 주류 제조와 인터넷 판매 덕분에 진입장벽 낮아져
막걸리 판매자・소비자는 SNS로 적극 소통... 양조장 팬덤 문화 형성하기도

막걸리는 현재 주류시장에서 '가장 젊은 술'이다. 막걸리는 '중장년 남성이 선호하던 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MZ세대 사이에서 '없어서 못 먹는 술'로 자리잡았다.

서울 강남, 마표, 성수, 신촌 등 번화가에 전통주점이 들어섰다. 20~30여종의 다양한 막걸리를 판매하는 전문 '막걸리 바'도 생겼다. '막걸리 만드는 법', '막걸리 먹는 법', '막걸리 비교 시음' 등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수만개에 이른다. 

한국가양주연구소에 따르면 막걸리 생산량은 2020년부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1년에 45만 8198㎘로 정점을 찍고 지속해서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2019년에 37만500㎘, 2020년에 37만9992㎘로 증가하면서 반전에 성공했다.

막걸리 업계는 젊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끌어모으며 MZ세대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사진=더본코리아홈페이지)
막걸리 업계는 젊은 소비자와 판매자를 끌어모으며 MZ세대에게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았다. (사진=더본코리아홈페이지)

막걸리는 왜 MZ세대에게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떠오를 수 있었을까?

 

1. 젊은 세대, 새로운 경험과 취향 찾아 막걸리의 세계로 뛰어들다

MZ세대는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즐기며, 자신의 가치와 취향에 100% 일치하는 제품을 찾기를 원한다. 그런 MZ세대에게 막걸리 시장은 새로운 놀이동산인 것이다.

단순 소비자를 넘어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먹는 '막걸리 덕후'도 늘고 있다. 전통주 전문 교육 기관 한국가양주연구소의 전통주 수업은 현재 대기 인원만 300여명이다. 수업을 들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한국가양주연구소 류인수 소장은 "전에는 주로 40대 이상이 교육을 들었다면, 최근에는 20~30대가 대부분"이라며 "열정적이고 학구적인 2030세대가 유입되면서 막걸리 업계가 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원 대표의 막걸리바 브랜드인 '막이오름'은 전국 18개 지점이 있다. (사진=더본코리아 홈페이지)
백종원 대표의 막걸리바 브랜드인 '막이오름'은 전국 18개 지점이 있다. (사진=더본코리아 홈페이지)

서울 번화가에는 젊은 층을 겨냥한 세련된 전통주점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전통주점과 막걸리바는 다양한 종류의 핸드메이드 막걸리, 프리미엄 막걸리를 판매하며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일반적인 소주・맥주보다 마진이 커서 창업자들에게도 매력적인 창업 아이템이다.

2. '막걸리는 싼 술' 이라는 편견 없는 MZ세대

2030소비자들은 프리미엄 막걸리 한 병에 2만원 이상 지불하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 막걸리가 싼 술이라는 편견이 없기 때문이다.

같이양조장의 막걸리 '서머 딜라이트'와 '윈터 딜라이트'는 출고가 4만5천원, 매장에서는 8만~9만원대의 높은 가격대임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 '윈터 딜라이트'는 SNS상에서 '막걸리계의 디올'이라는 해시태그로 이목을 끌었다.

'막걸리계의 디올'이라고 불리는 '윈터딜라이트'는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2030의 지 (사진=대동여주도 블로그)
'막걸리계의 디올'이라고 불리는 '윈터딜라이트'는 높은 가격대에도 불구하고 2030의 지 (사진=대동여주도 블로그)

3. 힙한 양조장의 등장

막걸리 소비자가 젊어짐에 따라 막걸리를 빚는 양조장도 젊어지고 있다. 젊은 창업자들이 막걸리 시장에 뛰어들어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막걸리와 양조장을 만들고 있다.

한강주조는 '네이버 광고 막걸리', '힙한 막걸리'로 유명한 양조장이다. 한강주조는 심플하고 힙한 브랜딩과 스마트스토어, 쇼핑 라이브 판매를 통해  '나루 생막걸리'를 성공시켰다.

한강주조는 남성 패션 잡지 지큐(GQ)와 협업하여 '직휴 막걸리', 대한제분 곰표 밀가루와 함께한 '표문 막걸리' 등 다양한 컬래버레이션 막걸리를 개발하며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한강주조'의 '표문 막걸리' (사진=한강주조 홈페이지)
'한강주조'의 '표문 막걸리' (사진=한강주조 홈페이지)

한강주조의 고성용 대표는 "전통적인 막걸리도 충분히 젊고 힙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막걸리 사업으로 뛰어들었다"며 "막걸리 문화를 젊은 세대에게 제대로 멋지게 표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한강주조의 성공을 시작으로 젊은 양조인들의 소규모 양조장이 점점 더 늘고 있다. 소규모 주류 제조와 인터넷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양조장 창업의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한강주조는 '젊고 힙한 막걸리 양조장'이라는 브랜딩에 성공했다. (사진=네이버스토어 한강주조 광고영상 화면)
한강주조는 '젊고 힙한 막걸리 양조장'이라는 브랜딩에 성공했다. (사진=네이버스토어 한강주조 광고영상 화면)

4. SNS는 가장 중요한 소비자 접점

젊은 양조장들은 SNS를 가장 중요한 소통 도구이자 사업 수단으로 활용한다. 소통을 좋아하는 MZ세대의 특징에 맞게 자사몰이 아닌 SNS로 활발히 소통하는 것이다.

서울 마포구 구름아 양조장이 지난 9월 출시한 '유자가' 막걸리는 3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와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다. '200병 한정 수량'을 'SNS 메시지를 통해서만' 살 수 있다는 불편함이 오히려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했다.

막걸리 생산자와 소비자는 SNS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팬덤을 형성한다. (사진=구름아양조장 인스타그램)
막걸리 생산자와 소비자는 SNS를 통해 직접 소통하며 팬덤을 형성한다. (사진=구름아양조장 인스타그램)

막걸리 구매자는 세련된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막걸리 사진을 찍어 인증샷을 남긴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SNS 게시글을 통해 피드백을 얻는다.

김다슬 전통주 소믈리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양조장의 제품을 구매하고 SNS에 올리며 팬덤을 형성하는 것이 요즘 세대의 막걸리 문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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